ex3. 코타츠와 두 사람의 따스함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코타츠와 두 사람의 따스함 

타키와 미츠하가 코타츠에서 따끈따끈거리는 이야기. 정말 그것뿐인 느긋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그 재해가 일어나지 않고, 어째서인지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재회한다면.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 시리즈의 번외편입니다.

두 사람의 대학교 1학년의 겨울. 둘이서 처음 맞이하는 겨울이 시작될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코타츠에 들어가 있자니 쓰고 싶어져버려서, 두 사람의 수험생활 이야기를 내버려두고 써 버렸습니다.

계절적으로 이제 슬슬 겨울이 끝나가기에 그런 것도 있구요.

 

 

 

 

 

「후우―, 너무 추웠어―」

현관문을 연 미츠하가 빠르게 신발을 벗고 거실로 뛰어들어왔다.

어무도 없는 거실은 당연히 차가울 뿐이지만, 바깥에 비하면 충분히 나은 편이다.

도쿄의 겨울은 의외로 춥다. 기온 자체는 이토모리보다는 높지만, 건조해서인지 체감온도는 쓸데없이 낮다.

타키는 익숙해져서인지 오히려 이토모리 쪽이 춥다고 하지만, 미츠하로선 도쿄의 차가운 바람이 더욱 냉엄하게 느껴진다.

외출하고선 돌아오자마자 미츠하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먼저 스위치를 넣어두고......」

「돌아오자마자 코타츠부터 키다니, 정말 맘에 들었나보네 미츠하.」

「그치만 방이 추운걸.

코타츠부터 키는 것이었다. 

미츠하를 따라 쓴웃음을 지으며 걸어들어온 타키는, 쇼핑백을 책상 위에 두곤 냉동실에 넣을 것과 냉장고에 넣을 것을 구분하고 있다.

그렇게까지 많진 않기에, 둘이서 금세 정리한 뒤 미츠하는 타키의 손을 잡고 기다릴 수 없다는 듯 거실로 돌아왔다.

「자자 타키 군, 같이 들어갈거지?」

「알겠어 알겠어. 뭐 나도 추우니까......」

쓴웃음을 짓는 타키와 함께 미츠하는 따뜻해지기 시작한 코타츠 곁으로 들어간다.

조금 길쭉한 코타츠에 두 사람이 들어가자 딱 붙을 만큼의 거리가 된다.

평소에 두 사람이 앉는 소파에 비해선, 발을 뻗을 수 있을뿐 비슷한 느낌이지만.

「후우...... 하지만 정말 춥던데...... 잠깐쯤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나도. 역시 코타츠는 좋네.」

방 전체를 데우는 것이 아닌, 코타츠 안이라는 극히 일부의 공간만을 바꿔주는 난방기구.

발 밑에서부터 따스해지는 합리적인 설계로, 몸 전체를 밀어넣지 않아도 금세 따뜻해지기에 비용절감에도 탁월하다.

더구나 추운 바깥으로부터 돌아온 직후이기에 더욱 행복하다.

「나오지 못하게 되어버리는게 단점이지만.」

「따뜻한건 안쪽 뿐이니까. 그치만 들어가있을 때만큼은 최고야......」

「정말이야. 난로로는 이런 느낌은 받기 힘들지.」

차가워진 몸을 서서히, 따스함이 스며들게끔 해주는 것만 같은 코타츠다.

난로와 달리 금세 뜨거워질 정도는 아니지만, 코타츠 안에서 자연스레 몸이 따스해지는 이 느낌이 미츠하는 좋았다.

「아참. 미츠하, 양손 내밀어 줄래?」

「응? 뭐 상관없지만......」

타키의 말대로 양손을 책상 위에 내민다. 

그러자 타키는 미츠하의 양손을 데워주듯 감싸곤 부드럽게 힘을 주었다.

「손 시려웠지? 오늘은 장갑 안 꼈었으니까.」

밖에서도 물론 손은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손가락이 시린건 어쩔 수가 없다.

고운 손가락에 닿아온 타키의 손은 따뜻하다기보다 오히려 뜨거울 정도다.

그 열기에 휩싸인 양손에, 점점 타키로부터 따스함이 스며드는 것마냥 온기가 찾아온다.

「저기...... 에헤헤, 금세 돌아올거니까 괜찮을거라 생각했어서. 신경써줬던 거구나.」

「뭘 이정도쯤이야. 으음, 아직 차가운데......」

얼마간 미츠하는 그저 타키의 손에 감싸여있었다. 시린 손가락에 감각이 돌아올 때즈음, 타키는 살며시 손을 놓았다.

「이제 괜찮은 것 같네, 자.」

「고마워, 다음부턴 조심할게.」

「응, 그래줬으면 좋겠어.」

아직 타키의 온기가 남아있는 손을, 미츠하는 살며시 가슴 앞에 모은다.

온기가 손으로부터 가슴으로, 마음으로 흘러들어오는 것만 같아, 그 따스함에 무심코 표정이 허물어지고 마는 미츠하.

그런 미츠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한건지, 타키는 천연덕스레 말을 걸어온다.

「아―...... 그러고 보니 말야. 이 코타츠, 처음 살 때 이걸로 골라서 좋았던 것 같아.

  역시 일반적인 코타츠는 놓을 자리가 없으니까.」

「응? 어, 확실히 그러네. 소파 때문에 좀 좁긴 하지만, 의자가 없어도 되니까.」

지금 두 사람은 소파 앞에 놓인 코타츠에 들어가 소파 뒤에 기대어있는 모습이다.

공간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취한 방식이지만, 쿠션을 깔아두니 생각 이상으로 편안하다.

책상을 살 때 코타츠가 함께 딸려있는 녀석을 살지 몹시나 고민했었지만, 결국 이쪽으로 고르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이렇게 타키 군이랑 붙어있을 수 있는걸.」

「하하, 분명 일반적인 코타츠라면 이렇게 옆에 붙어있을순 없으니까 말야. 그래도 너, 코타츠가 어떻게 되든 다가와줄거잖아?」

「에헤헤, 뭐 그렇긴 하지만.」

타키의 말에 미츠하는 웃음지으며 팔짱을 껴온다. 이젠 익숙해진 모습이지만, 역시 추운 곳에서 돌아왔을 때엔 기분좋은 방식이다.

밖에선 외투를 걸치기에 붙어있는들 타키의 체온을 느낄 수 없어서, 이렇게 돌아와선 외투를 벗고 있자니 아무래도 붙어있고 싶어진다.

「타키 군, 따스해서 좋아.」

「나도 미츠하가 이렇게 해주면 따뜻해져서 좋아. 아, 하지만 미츠하가 따뜻하니까 좋아하는건 아니니까 말야.」

「정말, 그런건 알고 있어. 나도 그러니까, 그......」

알기 쉬운 변명을 하는 타키에게 쓴웃음지으며 미츠하는 잠시 하던 말을 멈추고는 살며시 눈을 감는다.

코타츠와 타키의 따스함, 규칙적인 숨소리, 그리고 어딘가 안심이 되는 타키의 냄새.

미츠하는 그걸 마음 깊이 새기듯 또렷이 느낀다.

「타키 군이라면 뭐든 좋은걸. 그러니까...... 응.」

눈을 뜬 미츠하가 그리 말하며, 약간 고개를 돌려선 입맞춤을 나눈다.

겨울이라선지 조금은 까칠한 타키의 입술을 적셔주듯, 조금쯤은 길고 깊게.

「타키 군이랑 키스하는것도 정말 좋아.」

「응, 나도 그래.」

타키 역시 살며시 다가와선, 미츠하 역시 그것에 응한다.

한 사람이 물러서면 한 사람이 다가간다. 대체로 두 사람의 키스는 언제나 이렇다.

하지만 계속 답례해주다간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기에, 미츠하는 한번 더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타키로부터 떨어진다.

「이 이상 해버리면...... 저기, 참을 수 없게 되니까...... 나중에 해도 되지?」

「아, 응...... 근데 너, 그런 말도 하는구나......」

「응? 아...... 그, 미, 미안.」

「아니 난 괜찮지만...... 뭐 아직 저녁 안 먹었으니까, 나중에 하자.」

얼굴을 붉히면서도 타키를 향해 고개를 끄덕거린 미츠하가, 편안한 탓인지 찾아온 졸음에 자기도 모르게 하품한다.

「응, 나중에...... 후아암...... 아, 응. 안심했더니 졸린 것 같아...... 코타츠에 들어와있으면 졸리게 되는게 단점인 것 같아.」

「뭐 단점이랄지 장점이랄지...... 아― 하지만 코타츠에서 자면 컨디션 나빠지니까 말야.」

「왜 이렇게 졸린걸까? 갑자기 따뜻해져서 그런걸까......」

멍한 채 생각해보지만 좀처럼 생각이 이어지지 않는다. 자연스레 무거워진 눈꺼풀에 몸을 맡기며 미츠하는 눈을 감고는―

「응...... 후훗, 간지러워.」

머리에 맞닿은 느낌에 웃음지으며 눈을 뜬다.

「미안미안. 왠지 말야.」

눈을 떠보니 타키가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어선 눈이 마주친다.

그 무렵만큼 자라진 않았지만, 조금 더 기르면 묶는 것도 슬슬 불편해질 만큼의 길이.

어중간한 길이라서인지, 만져주면 약간 간지럽다.

조금쯤 미안해하는 듯, 싫었냐며 물어오는 타키에게 미츠하는 고개를 흔들며 이야기한다.

「아냐, 타키 군이라면 싫지 않아...... 만지고 싶어?」

「아―, 뭐 조금은...... 미츠하의 머리 쓰다듬고 있으면 안심이 된달까...... 미츠하가 여기에 있구나 싶어서 말야. 그리고 그......」

「응?」

미츠하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타키는 뭔가 감추듯 시선을 돌리더니 입을 연다.

「미, 미츠하를 독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기뻐.」

타키의 말에 순간 굳어버린 미츠하가, 코타츠로부터 들떠버린 듯한 열기에 휩싸인 얼굴로 묻는다.

「그건, 그...... 가지고 싶다고, 생각해주는거야......?」

「응? 말하자면, 뭐 그런......거야. 그래도 부담을 주고 싶은건 아니고...... 어, 미츠하?」

당황하는 타키의 말을 끊으며 미츠하는 타키의 가슴에 안겨온다.

얼굴을 들자 조금은 놀란 타키가 있어, 미츠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져선 타키를 바라보며 말한다.

「저기 말야. 그...... 좀 더 독점해줘도 된다구? 그게, 난 타키에게 다 줬는걸.」

타키가 만나러 와준 그 날.

처음으로 함께 보낸 그날 밤.

그리고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는 지금.

언제든, 내 모든건 타키의 것이라고, 미츠하는 또렷이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좀 더 가져줬으면 좋겠어......」

솔직히, 부끄러워서 불타버릴 것만 같다.

어쩌면 코타츠가 너무 따스해서 조금 이상해져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고 싶달까, 알려지는 것이 저어되어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타키가 너털스레 웃으며 손을 뻗어온다.

「고마워, 미츠하. 그럼 나도, 미츠하에게 줄테니까.」

타키의 손이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줘서, 그 간지러움이 기뻐선 미츠하는 다시금 미소지으며 말한다.

「후훗, 이미 다 받았다고 생각했는걸...... 아냐?」

「......맞아, 그러네. 이미 나도 전부 너에게 줬구나.」

한숨섞인 타키의 목소리. 그 숨으로부터 미츠하는, 행복의 색채를 또렷이 느낀다.

따스함인지, 행복인지, 혹은 그 모두인지.

아직 저녁도 먹지 않았지만, 다가오는 졸음에 미츠하는 다시금 하품에 겨운다.

「하암...... 역시 코타츠에 있으니 졸리네......」

「아―, 아직 저녁까진 좀 남았으니까, 조금 낮잠이라도 잘래?」

「으응, 그러네...... 그치만, 그럼......타키 군은?」

졸음을 참으며 타키를 바라보자, 타키는 반쯤 포기한 듯한 얼굴로 어쩔 수 없다며 중얼거리며 졸린 목소리로 말한다.

「함께 자 줄게. 나도...... 졸리네. 알람이라도 일단 걸어주면 감기는 안 걸리겠지.」

「그렇구나...... 고마워, 타키 군. 너무 좋아......」

「나도 정말 좋아해, 미츠하.」

타키의 속삭임을 들으며 미츠하는 천천히 따스한 잠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흠뻑 따뜻해진 두 사람의 경계가 애매해져선, 마치 타키와 함께 녹아있는 것마냥 기분이 좋다.

몸을 맞대고 자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느긋하게 잠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걸.

그런 일을 생각하며, 미츠하는 알람이 울릴 때까지의 짧은 낮잠 속에 빠져들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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