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2. 일찍이 있었던 마을에의 뱃길 안내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너의 이름은。~if~」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일찍이 있었던 마을에의 뱃길 안내

타키와 미츠하가 완성한 VR을 히토하와 토시키가 보러 가는 이야기.

고교 3년생인 타키와 대학 3년생인 미츠하가 재회한다면 어떨까 하는 if소설 시리즈의 오래간만의 번외편......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일단 완결시켜 놓고 보자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뭐 더 쓰지 않는다고 말하진 않았으니까요...... 죄송합니다.

 

실제로 이런걸 운반하려면 차가 없으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뭐 그 부분은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렌트카 같은 것도 조금은 비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머릿결에 나부끼는 계절. 

도쿄에 비해 더한층 추워진 그 공기를 들이마시며, 타키는 미야미즈 가의 명패 앞에 서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에 빨갛게 물든 단풍, 스쳐지나가는 바람은 어딘가 청명하면서도 달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몇 개월 만에 접하는 그리운 그 공기에 곁눈질하며, 타키는 어깨의 짐을 고쳐쥐곤 옆을 바라본다.

「드디어 왔네, 미츠하.」

「응, 타키 군. 드디어네.」

이토모리 마을을 가상공간에서 재현하는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은 2주 전이다.

아직 학교 수업을 정상적으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지만,

겨울까지는 도저히 기다릴 수 없었던 타키와 미츠하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다시금 히다까지 찾아왔다.

「할머니, 기뻐해주시려나.」

「기뻐해주시겠지, 분명히. 난 그것보단 아버님 쪽이......」

「후후, 타키 군은 아직 대하기 어려울려나?」

「대하기 어렵다기보단....... 그저 압박감이 느껴져서...... 연인의 아버님이라니, 긴장하지 않는건 무리라고.」

미츠하에게 있어선 아버지이지만, 타키에겐 아버님......이 될지도 모를 사람이다.

아니, 분명히 그리 하겠다며 맹세했었지만.

하지만 그런 타키의 모습이 평소와 달리 어색한건지, 미츠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쓴웃음짓는다.

「그것도 그러려나. 이번엔 요츠하도 없으니까.」

「아무래도 그렇지...... 뭐, 긴장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응, 그런 마음가짐이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번엔 저번처럼 인사드리는건 아니잖아.」

저번에 왔을 때엔, 일단 첫대면이었던데다 미츠하와의 교제를 허락받아야 한다는 벽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시원스럽게 잘 풀렸지만,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쓰려올 것만 같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엔 완성된 이토모리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온 것이기에, 타키는 어떻게든 앞으로 향한다.

「좋아, 난 괜찮아.」

「그럼 가볼까.」

미츠하가 문을 열곤,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함께 현관으로 들어간다.

이번엔 현관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서 조금쯤 기뻐선, 미츠하와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는 것 역시 조금쯤 행복하다.

「다녀왔어요―」

「시, 실례합니다.」

현관에서 안쪽을 향해 말을 건넨다. 그러자 잠시 후에―

「어서오거라, 미츠하. 타치바나 군도 왔군 그래.」

「응, 다녀왔어요, 아버지.」

「시, 신세지겠습니다.」

「하하, 신세를 지는건 이쪽이다만. 거실에서 장모님도 기다리고 계신다네.」

이전보다 상당히 밝은 모습의 토시키를 슬쩍 쳐다보며, 타키는 고개를 숙이곤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선다.

토시키와 미츠하를 따라 거실에 들어가자, 타키의 기억 속 그대로인 히토하가 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어서오거라 미츠하. 타키 씨도 굳이 찾아오게 해서 미안하구만.」

「아뇨, 약속드렸던 것이니까요. 그래서......」

「뭐, 시간은 넉넉하니 일단 앉게나. 잠시 차라도 마시며 쉬시게.」

「고마워, 할머니.」

미츠하가 그리 말하며 익숙한 손놀림으로 사람 수만큼의 찻잔을 가져온다.

찻주전자로 차를 따르고는, 타키가 먼저 토시키에게 찻잔을 건네고 미츠하에게, 그리고 자기 앞에도 놓았다.

요츠하가 없는 것 이외엔 달라진 것 없는 자리에 앉은 네 사람은, 왜인지 모르게 동시에 찻잔을 들었다.

「후우...... 맛있네.」

「후훗, 다행이다. 짐 무거웠지?」

「데리러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아뇨, 이건 제 손으로 가져오고 싶어서...... 쓸데없는 고집 때문에, 죄송합니다.」

그건 타키의 마지막 의지. 약속을 스스로의 손으로 지키고 싶어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역에서부터 걸어왔던 것이다.

무엇보다 그리 먼 거리도 아니라서, 그저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이기도 했지만.

「아니, 나무랐던 것은 아니다. 그저 뭐, 잘해 주었구나.」

토시키와는 자료교환과 이런저런 도움을 위해 이메일로 연락을 이어오고 있었다.

때문에 타키가 작업하는 동안 겪었던 난항 역시, 당연히 알고 있다.

「응, 타키 군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할머니는 잘 지냈어?」

「그래, 별일없었단다. 정말 아무 일도 없어서, 오늘 너희들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을 정도라네.

  자네들, 잘 하고 있나?」

「자, 잘 하고 있냐니...... 참, 할머니도.」

「아―, 뭐 저희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 타키 군까지 진지한 얼굴로 대답하지 마.」

이쪽저쪽 번갈아 바라보는 바쁜 모습의 미츠하를 바라보며 히토하는 즐거운 듯 웃는다.

그리곤 만족스럽게 미소짓는다. 부드러운 그 미소는, 손녀의 행복이 무엇보다도 기쁜 듯한 모습이다.

「뭐, 잘 지내고 있는 모양이구나. 자네들은 단단히 맺어져¹⁾ 있으니까, 걱정하지도 않았다만은.」

「그렇지. 더구나 요츠하로부터 보고도 오고 있으니.」

「보, 보고라니...... 혹시, 요츠하가 무언가 보냈어요......?」

「아, 두 사람이 어찌 지내는지 정기적으로 메일을 보내주더구나, 요츠하가.」

장난스레 웃는 요츠하의 얼굴이 떠오르지만, 지금 여기에 요츠하는 없다.

실은 있다손 치더라도 그냥 소식을 전해준것 뿐이라고 말해버리면 화낼 도리가 없지만,

그래도 메일에 대해 말해주지 않은건 분명 일부러 그런게 틀림없다고 확신하는 타키였다.

「후우...... 그 녀석도 정말...... 하, 하지만 사실이니까 괜찮겠지......?」

「뭐 요츠하가 일부러 과장하지만 않았다면야......」

「하하...... 돌아가면 메일 확인해보자.」

진심이 느껴지는 미츠하의 목소리에, 

타키로선 미츠하가 결국 안절부절대는 미래가 보이는 듯한 기분도 들어버리는 것 역시 지나친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뭐, 만나보니 안심이 되는군. 앞으로도 딸을 잘 부탁하네.」

「아뇨, 저야말로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

「자, 잠깐 타키 군, 아버지, 무슨 얘기 하는거야!? 그보다 이거 봐봐.」

뺨을 부풀리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가로막는 미츠하가 짐을 톡톡 두드린다.

확실히 언제까지고 빈둥거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짐을 끌어당기는 타키였다.

「저기, 슬슬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아, 그렇군. 부탁하지.」

「그렇구먼. 잘 부탁하네.」

두 사람의 대답을 들은 타키가, 미츠하와 함께 빠른 손놀림으로 기자재를 준비한다.

뭐 그렇다곤 해도 준비 자체는 복잡한 과정이 아니기에, 기계를 설치하고 조정하는 데에 약간의 시간은 걸렸지만, 수십분 내로 작업 자체는 완료되었다.

「......조금 무겁긴 한데...... 뭐 괜찮으려나.」

「죄송합니다, 이정도가 한계라서. 아버님은 어떠신지?」

「나야 이정도면 괜찮네. 언제든지 시작해도 되네.」

「알겠습니다. 그럼.」

미츠하에게 시선을 보내며, 눈짓으로 수긍하는걸 확인하고는 스위치를 눌렀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두 사람이 보고 있는 영상을 볼 수 있게끔 되어있어,

로딩이 끝나자 이토모리 신사의 돌계단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이토모리 마을의 모습이 화면에 표시된다.

「오오...... 이건......」

「신사인가.」

놀라워하며 중얼거리는 두 사람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듯하다.

지금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미야미즈 신사.

그 경치를 몸이 바뀌었을 무렵에만 잠시 보았던 타키조차 그리워하고 있건만,

그것을 수십년간 지켜봐온 두 사람이 대체 어떤 기분을 느끼며 지금 앞을 바라보고 있을지, 솔직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립구만...... 확실히 우리 신사구만.」

「음, 정말이군.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군......」

그것이 두 사람에게 있어 좋은 경치로 보이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아아, 그립군...... 여긴 분명...... 아, 그렇군. 움직이면 이렇게 되는건가.」

「아, 네. 두 분이 따로 움직일 수 있게 설정해 두었습니다만...... 미츠하.」

「응, 알겠어. 할머니, 어디 가고 싶어?」

「어딜 가볼까...... 일단 신사 경내라도 보여다오.」

컨트롤러 조작은 별로 어렵지 않다. 단순히 가고 싶은 방향을 입력할 뿐이지만, 일단 히토하 쪽 컨트롤러는 미츠하가 조작하기로 했다.

토시키는 역시 이정도쯤이야 혼자 할 수 있다며 쓴웃음을 짓고 있는데, 보기에는 괜찮을 듯해보인다.

그리고 잠시, 타키가 작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한 뒤에, 미츠하가 히토하의 시점을 조작한다.

30분 정도 흘렀을까, 먼저 히토하가 이제 충분하다며 헤드폰을 벗더니 살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조금 지치는구만...... 그래도 좋았다네.」

「정말입니까!?」

「정말일세. 옛날 일이 떠오르더구만. 이젠 그 경치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네만.」

그리워하며 먼 곳을 바라보는 히토하. 

분명 그 눈엔, 방금 전 보았던 경치는 물론이고, 타키와 미츠하로서는 헤아릴 수조차 없는 세월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90년 가까이 지냈던 고향. 몇 년 만에 그 고향을 다시금 본 히토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고맙네, 두 사람 다. 이제 여한이 없구만.」

「자, 잠깐 할머니.」

「정말, 무슨 말씀을 하시는겁니까. 아직 정정하시지 않습니까.」

히토하의 말에 미츠하와, 그리고 토시키까지 반응해온다.

미츠하는 당황한 기색, 그리고 토시키는 헤드폰을 벗으며 쓴웃음과 함께 단호하게 타키와 미츠하에게 돌아앉아 입을 연다.

「감사의 말을 하고 싶군. 고맙네, 두 사람 모두.

  여러가지가, 떠오르더군. 설마 이정도일줄은......」

그리 말하며 토시키는 잠시 입을 다물더니, 무언가를 담아두려는 듯 한 번 눈을 감았다.

다시금 뜨인 토시키의 눈가엔 눈물이 배어있었지만, 타키는 조용히 토시키의 말을 기다렸다.

「이렇게까지 잘 되어 있을 줄은 생각치 못했다. 이토모리 호수도, 미야미즈 신사도......

  모두 그 날과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리기엔 충분하더군.」

「그랬지...... 이젠 없는데도, 이렇게 또다시 떠올릴 수 있더구만.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

「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다시금 미츠하 역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으로부터 무언가를 느낀 듯 눈물을 머금으며, 하지만 정말로 기쁜 듯 미소지어 보였다.

언제부터인가 떨어져 지낸 이 가족이, 이렇게 지금 함께 웃을 수 있다.

세 사람이 함께 지내는 집이 아니더라도, 세 사람이 함께 보내었던 추억이 또렷이 이어져 있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노력한 보람이 있었네요. 일단 치워둬도 되겠습니까?」

「아, 난 괜찮네. 그보다...... 그, 나는 잠시 나갔다 오겠네.」

「어, 지금?」

「그리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모처럼 와줬는데 제대로 대접하지 못해 미안하군.

  하지만, 역시 지금 당장 보고 싶어져서 말이야.」

토시키는 그리 말하며,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일어섰다.

무엇을 보러 간다는 것인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아뇨, 저는 괜찮습니다.」

「미안하네, 타치바나...... 아니, 타키 군. 저녁까지는 꼭 돌아옴세.」

갑작스런 단어를 들어버린 타키가 아연실색하는 사이, 토시키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간다.

호칭이 바뀌는 것쯤은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조금쯤은 인정받은 기분이 들어선, 이토모리 호수가 비치는 화면을 끄며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마는 타키였다.

그런 타키의 한숨소릴 들으며 미츠하 역시 기쁜 듯 웃어보인다.

「잘됐네, 타키 군.」

「응, 다행이야. 뭐랄까,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네......」

토시키가 나가자 갑자기 긴장이 풀린 듯 타키가 다다미에 몸을 누인다.

미츠하의 장난스런 웃음, 그리곤 히토하가 어딘가 상냥한 미소를 띄우며 일어선다.

「그럼 나도 일단 방으로 돌아가 있겠네. 조금 찾고 싶은 물건도 있고.」

그대로 방을 뒤로한 채 사라진다. 네 명이 있던 거실이 순간 넓어진 듯, 그리고 조용해진다.

바닥에 몸을 누인 타키와, 가까이 앉아있는 미츠하. 

아무도 없기에 미츠하는 자연스레 가까이 다가가선, 타키 역시 자연스레 무릎에 머리를 기댄다.

「후우...... 고마워, 미츠하.」

「아냐, 타키 군 힘내줬는걸. 하지만 역시, 마지막에 말씀하신 건 나도 놀랬어.」

「그러네...... 인정해 주신걸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만...... 안 그러면 굳이 타키 군이라고 말씀하시진 않았을거야.」

딸인 미츠하가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 그런거겠지.

타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만약 인정받은 거라면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시선을 올려다보니 내려봐오는 미츠하와 눈이 마주쳐선, 타키는 자기도 모르게 미츠하의 긴 머리로 손을 뻗는다.

「어, 무슨 일이야?」

「그, 나도 모르게...... 역시 난 미츠하의 머리카락이 좋구나 싶어서.」

「그, 그렇게 말해주면 기쁘지만......」

하지만 굳이 지금 같은 타이밍에 말할건 없잖아, 뺨을 붉히며 입술을 삐죽거리는 미츠하.

「알고 있어. 아버님께 인정받아서, 조금쯤 기뻐서 순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던 것뿐이야.」

「뭐...... 그렇다면 괜찮지만......」

미츠하는 그리 말하며,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대하듯 타키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준다.

조금쯤 더 꼬옥 붙어있고 싶지만, 역시 약간은 지친 듯했던 마음을 편안히 하며 타키는 그저 미츠하의 손에 몸을 맡긴다.

「아, 오늘은 저항하지 않는거야?」

「조금 지쳐서 말야...... 근데 미츠하는 안 피곤해?」

「나도 피곤한걸? 그치만 뭐라고 할까...... 피곤한 것 이상으로 기뻐.」

「확실히 그러네. 그만큼이나 기뻐해 주셨으니까.」

「응. 아버지도 할머니도 정말 기뻐보였는걸. 그래서 이건 그 보답...... 이야.」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츠하는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거실은 따스해서, 조금쯤은 이러고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타키 역시 긴장을 푼다.

「보답인가...... 응, 가끔은 이런것도 좋네.」

「더 자주 하게 해줘도 좋을텐데...... 내가 연상이라구?」

「그야 뭐 알고는 있지만, 부끄러우니까 싫어.」

세 살이라는 나이 차이는 학생 신분으로선 결코 적은 차이가 아니다.

언제나 미츠하는 타키보다 앞서 걸어가고 있고, 곧 사회인이 되어 취직해버리겠지.

그래서 타키 역시 따라가려 노력하고 있기에, 적어도 마음만이라도 함께 걸어가게 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렇지만 그런건 역시 부끄러워서 말할 수 없다. 

마음을 숨기듯, 투명하게 비쳐오는 미츠하의 얼굴을 마주보는 타키.

「타키 군 짓궂어. 그치만 지금은 괜찮은거지?」

「응, 지금만이라면...... 잠깐」

타키의 말이 까만 커튼으로 뒤덮여 사라져간다. 입장이 뒤바뀐, 평소와는 조금 다른 입맞춤.

말 그대로 받는 입장이 된 타키가, 어쩔 수 없다며 미츠하가 살며시 얼굴을 들 때까지 기다린다.

「후훗...... 평소엔 못 했었으니까, 해버렸어.」

「해버렸다니, 너......」

수줍은 미츠하의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타키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일으켰다.

토시키는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히토하에겐 어차피 숨겨본들, 이미 다 알고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타키가 조금은 유감스러운 표정의 미츠하를 조금쯤 억지로 끌어안으며―

「그러니까 싫은거라구..... 정말.」

짓궂은 키스의 답례를 해보인다. 타키에게 있어선 이게 최선인.

 

 

 

 

[각주]

¹⁾ 원문은 結ばれとるか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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