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나와 너의 괜찮음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바꾸어놓은 세계의 끝에서」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나와 너의 괜찮음

날씨의 아이 후일담 열여섯째. 호다카와 히나가 장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야기. 이야기의 매듭을 짓는 최종화입니다.

꽤 투고간격이 길었던 적도 있었습니다만, 여기까지 함께 어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의 끝매듭을 지을 수 있어 저 역시 기쁩니다. 아직은 더 쓰고 싶은 이야기들도 몇 개인가 있기에,

혹시 시간이 있으시다면 다시 만나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시리즈는 수정가필을 거쳐 이번 코미케 97 1일차 남オ15a에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공지드릴 예정입니다만, 혹시 때가 맞으신다면 만나뵐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

나중에는 BOOTH에서 통판도 할 예정이므로 먼 곳에 사시는 분은 그쪽을 이용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비가 눈이 되어, 그리고는 다시금 비로 바뀌던 그 어느날.

어느새 다가온 봄기운을 느끼며 난 호다카와 둘이서 호다카의 방, 그의 태블릿 앞에 정좌하고 있었다.

「아, 아직인가……」

목소리의 떨림을 자각한다. 태블릿 옆에 놓아둔 수험표와 합격자 발표 페이지 사이를 몇 번이고 번갈아 보고 만다.

손은 한심할 정도로 떨리고 있어, 몇 분 남지 않은 긴장감을 숨길 수가 없다.

「이제 곧 나올 것 같아. 나온 직후엔 사이트가 좀 느려지니까 바로는 안 열릴지도 모르겠지만.」

「그, 그렇구나.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몇 분 있으면……」

호다카와 같은 대학에 다닐 수 있을지 없을지가 판가름난다.

물론 추가모집이 있기는 하지만 수험비가 또 들게 될테니까. 무엇보다도 얼른 진로를 결정하고 호다카와 좀 더 함께 있고 싶어.

그게 너무나도 기대되기에, 혹시 떨어지면 어쩌지 그게 너무 걱정돼서. 점점 커져가는 불안을 도저히 어쩔 수가 없어.

「저기, 호다카.」

그저 호다카의 이름을 불렀다. 왠지 그러면 조금은 안심될 것 같아서, 호다카를 바라보았다.

「응? 히나 씨.」

호다카는 그저 상냥하게 대답해주었다.

실은 나 괜찮을까 물어보려던 거였지만, 왠지 호다카의 얼굴을 보니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것 같아. 그런 기분이 들어.

「아냐, 아무것도.」

「다행이다. 자, 이제 시간 됐어.」

호다카의 말을 듣고 시계를 보니 마침 합격발표 시간이다.

이젠 단지 버튼을 클릭하면 합격자 수험번호가 표시되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클릭하려고 했지만, 겁이 나서 못 누르겠어. 하지만

「히나 씨.」

살며시 호다카가 내 손을 잡아주었다. 따뜻하고, 큼지막하고, 조금은 까칠거리는 손.

내 손을 감싸주는 그의 손은, 언제나 내 괜찮음이니까.

「응, 호다카.」

대답하며 클릭했다. 잠시 후 합격자 수험번호가 표시되었다.

내 번호는 앞번호 쪽이었으니까 아마도 번호가 있다면 여기쯤에……。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거기엔 내 수험번호가 있었다. 내 긴장감도 불안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몇 번을 확인해도 내 번호가 맞아, 왠지 아까까지는 그렇게 불안했던게 우스울 정도로.

「하하, 있다…… 내 번호야 호다카!!」

「응, 응!!」

호다카와 얼굴을 마주하고 마음껏 그에게 안겼다. 안심해버린 나머지 조금 눈물까지 나오지만, 그 이상 너무나도 기뻐서.

「잘됐다…… 정말.」

「응…… 고마워, 호다카.」

호다카가 내 등을 감싸더니 살며시 끌어안아 주었다. 나도 호다카의 등을 감싸안고 똑같이 끌어안았다.

「이제 호다카랑 같이 있을 수 있겠네.」

「응, 학교에서도 같이 있을 수 있다니 꿈만 같아.」

귓전에서 들려오는 호다카의 목소리, 나는 눈을 감았다.

꿈만 같다니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실은 지금도 꿈만 같아, 내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있을 줄은 호다카와 만나기 전엔 상상도 못했으니까.

「꿈만 같지만 꿈이 아니라 현실이야. 그치 호다카.」

팔에 힘을 풀고 잠시 호다카를 바라보았다. 속눈썹이 비칠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호다카의 상냥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가슴 속에서 나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움이 복받쳐올라서.

얼마동안 바라보고 있었을까. 어느새 우린 눈을 감았다. 그러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입술을 겹쳤다.

어째서 입술을 겹치는 것만으로 이렇게까지 행복해지는 걸까.

마치 서로가 품은 행복한 마음이 합쳐져 부풀어오르는 것마냥, 내 마음도 어디까지고 뜨거워져간다.

너무 뜨거워서 녹아내릴 만큼, 행복감에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은 순간 겨우 우린 입술을 떼고 웃음을 나누었다.

「행복해…… 합격했으니까 이제 이것저것 생각해둬야겠네.」

「합격수속도 이것저것 있으니까. 몇 번 정도는 학교에 직접 가야 할지도……」

「후훗, 그럼 지금이랑 별로 다를거 없잖아.」

「그러네.」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씨익 미소지었다. 어차피 항상 오는 호다카네 집이잖아, 겸사겸사 학교에도 들르면 돼.

왠지 반대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나한텐 그게 제대로 된 순서니까 어쩔 수 없어.

「학교에서도 알바할때도…… 항상 함께구나 우리. 앞으로는……」

「아— 저기, 히나 씨. 그런데 말야.」

무언가 말을 꺼내려는 호다카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집에서도 함께라면 좋을텐데—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호다카가 하려는 말이 뭘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분에 넘칠지는 모르겠지만. 히나 씨와 좀 더 함께 있고 싶어서……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히나 씨가 괜찮다면」

―나랑 함께 살자. 진지한 표정으로 호다카가 말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모를 정도로 난 어리지 않아서.

「호다카랑 내가, 함께……」

다시 한 번 중얼거리며 확인했다.

누군가의 집에 들르거나, 알바할 때 함께라거나, 그런 것과는 결정적으로 다른거야.

호다카는 그걸 알면서도 내게 이야기해준거야. 하지만

「그건…… 나, 나도…… 그치만」

현실적인 내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돈은 어떻게 하지, 나기는 어떻게 하지. 마음을 말하고 싶은데, 생각이 날 가로막아.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내 마음이 어디론가 쫒겨나.

그런 내 마음의 갈등을 호다카도 눈치챘겠지. 하지만 호다카는 그저 조용히 내 대답을 기다려주고 있어.

분명 하고 싶은 말이 있을텐데, 눈을 돌리지 않고 날 봐주고 있다. 그러니까

「나…… 나도, 호다카랑 함께 있고 싶어. 호다카랑, 함께 살고 싶어.」

책임감없고 볼품없을지도 모르지만, 꾸밈없는 내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호다카는 마음으로부터 기쁜 듯 내게 미소지어 주었다.

「그럼, 같이 살자. 함께 생활하고, 함께 대학에 가고, 함께 알바를 하고…… 1년차가 나긴 하지만, 함께 졸업하고. 그리고……」

마치 그렇게 될게 분명하다는 듯 호다카가 장래 이야기를 읊었다. 그래서 난 살짝 재촉하듯, 올려다보며 말을 걸었다.

「졸업하고 나면…… 뭐할거야?」

「졸업하고 나면……」

잠깐의 망설임. 하지만 아주 잠시 후에, 호다카는 평소처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해주었다.

「함께 졸업하고 나면 말인데. 결혼하자, 히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하지만 스스로가 아직 애라는 것쯤 알고 있다는 듯한 조금은 어른이 된 그런 미소였다.

그 미소와 말을 듣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번졌다.

말하고 싶어, 말해야 해,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아. 하지만 결국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네.」

그런 단순한 한 마디뿐이었다. 단지 한 마디지만,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것 같은 느낌도 들어.

내가 얼마나 기쁜지, 분명 호다카에게도 전해졌을 테니까.

그러니까 그 마음을 담아서, 우린 다시 한 번 장래를 약속하듯 입을 맞추었다.

호다카로 채워져간다. 호다카의 심장소리가, 감각이, 눈동자가, 나의 전부가 되어가.

잠시 떨어져 있어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아.

「왠지 결혼식 같네.」

「후훗, 나도 똑같은 생각 하고 있었어. 호다카가 반지 건네줬을 때도 그랬지만……」

「왠지 매번 흉내만 내게 되네 우리. 아직은 애니까 어쩔 수 없지만…… 하지만 언젠간 반드시」

제대로 하자. 호다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잡았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쥐고, 할 수 있는 만큼 꼭 붙어있고 싶어서.

「고마워, 히나 씨.」

「아냐, 나야말로. 정말 기뻐, 호다카.」

너무 기뻐서 심장이 터져버리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손마냥 심장마저 붙어있는 것 같을 정도로.

「뭐 아직은 동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그러니까 아직은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어쩔 수 없잖아. 천천히 둘이서 생각해보자. 응?」

「그것도 그러네. 둘이서 생각해보자, 이것저것.」

「꽤 힘들지도…… 아니, 분명 힘들겠지만 그래도.」

동거에 대해선 둘이서 함께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정할 수 없으니까.

해야 될 일은 산더미처럼 많고, 우릴 가로막아설 벽도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호다카와 함께라면 불안하지 않아. 왜냐면

「호다카는 내 괜찮음이니까.」

둘이 함께 걸어나갈 수 있잖아. 그게 내 행복이고, 호다카에게도 그게 행복일거니까.

그래서일까, 호다카는 내 말을 듣고는 순간 눈을 크게 뜨더니, 눈물을 흘리며 미소지어 주었다.

「히나 씨도, 내 괜찮음이야.」

호다카의 말이 내 마음에 스민다. 호다카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게,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득 차올라.

흘러넘친 마음 때문일까, 어느새 나조차 멈추지 못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서로의 볼에 손을 갖다대고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함께 울면서도, 그러면서도

「우린」

「우린」

『괜찮을 거야.』

자연스레 웃음을 나누며 말할 수 있었어.

비는 계속 내린다. 유리창을 두드리고 도로를 적시고 앞으로도 도쿄를 조금씩 침수시켜가겠지.

언제쯤 비가 멎을까요, 거기에 대답해 줄 상냥한 신은 없어.

하지만 그런 세계의 끝에서 우린 앞으로도 분명, 함께 있는 한 반드시 괜찮을거야.

그게 우리가 선택한 세계고, 우리가 둘이서 선택한 행복이니까.

 

 

 

 

 

 

 

- 지난편에서 원작자에게 번역, 전달된 댓글 및 감상 모음

댓글은 번역해서 원작자에게 전달드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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