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교우안, 누에 신사, 교토의 이곳저곳

고다이지에서 야사카 신사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사이교우안西行庵.

사이교우 법사가 말년을 보낸 암자로 전해진다.

이후 관리가 되지 않다가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어 다시 관리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전한다.

 

사이교우 법사는 헤이안 시대 말기부터 가마쿠라 시대 초기를 살다간 인물인데,

방랑시인으로서의 이미지가 후대에 영향을 많이 미친 듯하다.

지운似雲이나 마츠오 바쇼松尾芭蕉등 에도시대의 시인들이 사이교우 법사의 와카를 여러번 언급하고 있다.

사이교우 법사의 와카和歌 자체도 백인일수에 실려있는 등...

 

사이교우모노가타리에는 사이교우 법사의 딸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아마도 동방요요몽의 사이교우지 유유코西行寺幽々子의 모티브가 이 인물 아닌가 싶다.

 

 

 

 

 

 

 

 

 

 

 

다이토쿠지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본 사찰.

사이교우 법사의 와카가 언급되어있다.

 

 

 

 

 

 

 

다음날 방문한 누에 신사.

니죠 성 근처에 있어 동선상 같이 보기 좋다.

 

 

 

 

 

 

 

 

 

 

누에다이묘진鵺大明神이 모셔져있다.

 

누에에 대한 일화는 마치 뜬구름 잡는 설화같지만,

무엇이든 괴이와 연관지었던 당대의 풍조를 생각해보면 달리 은유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이교우 법사와 마찬가지로 누에 역시 전국 각지에 누에와 관련이 있다 전해지는 유적지가 흩어져있다.

 

호쥬 누에의 스펠카드 중 「헤이안쿄의 악몽」을 통해 대단히 직관적으로

헤이안쿄의 정방형 구조와 쫒겨다니는 누에의 심정을 간접체험할 수 있다.

 

실은 교토에 머무는 것 자체가 수많은 기억과 마주하는 시간인 모양이다.

헤이안 시대의 이야기들도 여기서 비롯되었고, 근처에는 아베노 세이메이의 신사가,

하지만 거기로 향하는 길은 겐잔미 요리마사가 누에를 퇴치했다 여겨지는 동선이기도 한데,

후지와라노 미치나가가 영화를 누리며 와카를 읊던 장소 역시 이 근방이고...

 

헤이케에서 무로마치, 전국시대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그 긴 시간 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신앙과 사찰들과,

마침내는 막부 말기 이야기조차 이곳을 무대로 하고 있으니...

시대를 넘나들며 떠오르는 이야기를 눈앞에 펼쳐진 교토와 연결하며 정신을 차리기 힘든 시간이었다.

 

실은 교토의 과거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교토의 수많은 관광객들은 교토와 각자 대화를 나눈다.

스스로의 눈앞에 비친 교토를 스스로가 알고 있는 세계와 대조해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그렇게 교토의 역사는 오늘도 쓰여지고 있다. 재미있는 일이다.

 

 

 

 

 

 

 

 

기타노텐만구에서 다이토쿠지까지 걸어가다 마주한 좁은 길.

막부 말기 교토의 칼부림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배경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이케다야는 지금은 신센구미 애호가들을 위한 컨셉 술집처럼 되어있다고 들었다.

 

 

 

 

 

 

 

 

중간에 잠깐 신세를 진 대중목욕탕 후나오카 온센船岡温泉.

메이지 시대부터 이어져왔던 모양이다. 규모는 작았지만 동네목욕탕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들른 아라시야마嵐山 도게츠교渡月橋.

 

수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교토에 몸을 담그기에 1박 2일은 역시 너무 짧았던 것 같다.

도게츠교에 갔을 때즈음엔 이미 해가 완전히 넘어가 그저 어두울 뿐이었다.

아쉬움을 곱씹으며 강가에서 우산을 든 채 애꿏은 다리만 쳐다보다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싶은 이것도 욕심이겠거니 다음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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