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토에서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오하라大原.
이곳에서 도보로 쟛코인寂光院, 산젠인三千院 등에 갈 수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쟛코인.

조용한 산골 마을이다.
우측 산골짜기에 쟛코인이 있다.

쟛코인 가는 길.
다카쿠라 천황 황후 도쿠시高倉天皇皇后徳子 오하라 서릉임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초라하지만 격식은 갖춰두었다.

쟛코인寂光院 올라가는 길. 사찰은 질박하다.

자그마한 본당.

옆에 딸린 건물에서 차를 한 잔 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맞이하는 곳으로,
애니메이션 「헤이케모노가타리平家物語」에서 마지막에 고시라카와 법황이 찾아온 곳도 이곳이 로케다.


당시의 생활감각이 잘 보존되어 있다.

본당에서 배향할 수 있는 겐레이몬인建礼門院.
본당 한가운데에는 지장보살입상이 있고, 좌측에 겐레이몬인이 있다.
타이라노 도쿠시는 단노우라 전투 결과 원치 않게 혼자 살아남아 이곳에서 은거했다 전해지며,
겐레이몬인은 도쿠시의 출가후 법명이다.


헤이케모노가타리의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1000년 묵은 소나무.
그러나 2000년 본당 방화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해 결국 말라죽고 말았다.
위 사진은 보존되어있는 소나무의 일부.

제행무상의 종.
기원정사의 종소리祇園精舎の鐘の声.
아마도 헤이케모노가타리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일 것이다.
祇園精舎の鐘の声
기원정사의 종소리
諸行無常の響きあり
제행무상의 울림이어라.
沙羅双樹の花の色
사라쌍수의 꽃잎색
盛者必衰の理を現す
성한 자 반드시 쇠망한다는 이치를 나타내는구나.
驕れる者も久しからず
교만한 자는 오래가지 못하니
唯春の夜の夢の如し
한낱 봄날 밤 꿈과 같으니.
猛き者も終には滅びぬ
용맹한 자도 마침내는 멸망하느니
偏に風の前の塵に同じ
오로지 바람 앞 티끌 같은 처지인 것을.

사찰 서편에는 겐레이몬인, 타이라노 도쿠시의 은거지 터가 있다.

비석만이 조용히 서있다.

사찰은 고요하다.

사찰 한켠 전시관에는 이렇게 헤이케모노가타리의 전적지를 소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헤이케모노가타리」에서는 원작에 없는 오리지날 캐릭터인 비와가 등장한다.
비와는 샤미센을 연주하며 헤이케의 멸망을 지켜보며 이야기로 전하는데,
원전 「헤이케모노가타리」가 방랑하는 시라뵤시白拍子들을 통해 구전되다 마침내 소설이 되었듯이,
민중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온 헤이케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으로서 이렇듯이 모티브가 전시되어 있다.

유감스럽게도 쟛코인 본당은 비교적 최근인 2000년 방화사건으로 불에 타버렸다.
본당에 있는 지장보살, 겐레이몬인상 등은 모두 재건된 것이다.

조용히 에마가 걸려있다.

쟛코인을 나서면 산쪽 모퉁이에 길이 또 나있다.

잠시 이끼 낀 돌계단을 올라가면

마을사람들이 오랫동안 관리해온, 겐레이몬인의 시녀들로 전하는 공양탑이 서있다.
13세기 이후 쟛코인과 산젠인이 있는 오하라는 불법을 모시는 사람들의 은거지가 되어,
쟛코인 또한 면면이 명맥을 이어왔다 전한다.

쟛코인을 나서자 먹먹했던 하늘에 햇살이 비친다.
일족을 모두 잃고 아들인 안토쿠 덴노마저 잃고 혼자서 이곳에 은거한 겐레이몬인의 심정을 알 길은 없지만,
모노가타리를 통해 그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노부나가가 즐겨 불렀다는 아츠모리 역시 헤이케모노가타리가 원전이니...
그게 겐레이몬인, 타이라노 도쿠시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되새겨본다.
何度だって言うよ
世界は美しいよ
君がそれを諦めないからだよ
위 영상의 첫 댓글이 인상깊어 따로 적어둔다.
Aya :
平家物語は鎮魂歌なんだよって教授が教えてくれたけど、まさにその通りなんだと思った。必ず終わりはくるし時は流れて世は変わる。楽しいことも嬉しいこともやるせないことも辛いことも苦しいことも、全て全て流れて漂って薄らいでいく。けれどそれは無かったことになるわけではなくて、きっと何処かで違う形で残っていくのだと思う。終わりはくる。だからこそ、今を、この世界を生きていこうと思えるのかもしれない。
헤이케모노가타리는 진혼가라고 교사에게 배웠는데, 정말이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반드시 찾아오고 시대는 흘러가며 이 세상은 바뀌어간다. 즐거웠던 일도 기뻤던 일도 안타까웠던 일도 고통스러웠던 일도 괴로웠던 일도, 모두 모두 흘러내려가며 희미해져간다. 하지만 그건 모든 일이 없었던 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분명 어딘가에서 다른 형태로 남아있게 된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찾아온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지금을, 이 세상을 살아가자고 생각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