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송 가는 길.
전국 대도시 어디에서 가든 접근성이 좋지 않은만큼
반대급부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청명한 자연환경을 접할 수 있다.
티끌 하나 없는 맑은 공기와 짙푸른 산세...


주왕산에 가기 전에 먼저 군청 근처에서 송이버섯전골을 먹었다.
청송은 국내 굴지의 송이 산지로 유명한 덕에 신선하면서도 저렴한 송이를 접할 수 있다.
과한 양념 없이도 송이 자체의 향으로 끓어오르는 전골...

군청에서 주왕산 가는 길.

주왕산 입구. 벌써부터 설렌다.

주왕산주차장에서 조금 걸어가면 대전사大典寺가 있다.
잠시 주위 산세를 관찰하고 산으로 향하기에 딱 좋은 장소다.


기암괴석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하늘이 갈라지는 협곡은 마치 한중 검각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주왕산 입구길은 마치 산책로처럼 완만하다.
한쪽편으론 계곡이 이어지고, 고개를 들면 기암괴석이 가득하다.

어느 정도 걸어들어가면 보이는 용연폭포.
이곳에서 더 나아가면 본격적인 등산로다.
주차장을 가득 메워 북적이던 방문객들도 이즈음이면 슬슬 인적이 드물다.

기암괴석 사이를 달리는 폭포니만큼 색다른 비경을 만들어낸다.
일견 규모가 협소해보이지만 비일상적인 지형에 의한 착시현상 탓도 있다.

느긋하게 산책하듯 경관을 즐긴다.
단풍시즌엔 더한층 환상적일 듯하지만, 그때는 발디딜 틈도 없을지도 모르겠다.
설경 생각도 자연히 동한다.

해가 저물어가면서 아까와는 또다른 심상이 펼쳐진다.

어느 쪽을 바라보든 비일상적인 석벽이 질리지 않는다.
100여년 전에는 송이버섯 중에서도 저런 절벽에서 난 송이가 절품으로 평가받아
일확천금을 목적으로 저런 곳을 오르는 심마니들이 있었다고도 한다.

도사가 정상에서 수행하고 있자니 하늘에서 신선이 나타나서 마실 물을 주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
과연 신선 생각이 절로 나는 깎아지른 봉우리다.

다음날.
청송군청 근처에 소헌공원이 있다.

이 건물은 본디 청송의 객사로서 이용되던 곳으로,
한편으로 청송은 세종대왕비 소헌왕후 심씨의 고장으로 조선시대에는 도호부의 격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객사의 규모 역시 범상치 않아 지금까지 보존되어 전해내려오고 있다.

청송 심씨 사적비.

조금 걸어가면 청송군청 맞은편의 강줄기가 보인다.

구한말에 이곳에 정자를 지어 달밤 아래 강가를 구경했다고 하는데,
과연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는 경치다.

고즈넉한 시골 동네이니만큼 동네 인심도 좋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소노벨 청송.
숙박이 아니라 온천이 목적이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만큼 온천도 개발되어 있는데,
크게 군내의 솔기온천과 이곳 소노벨의 솔샘온천이 있다.
장단점이 있는데, 솔기온천은 동네 주민들이 흔히 이용하는 동네 온천이지만
겉보기와 달리 대단히 좋은 온천 수질을 자랑해서 확실히 물이 좋다는걸 체감할 수 있었다.
다만 개발된지 오래됐기 때문에 시설이 다소 낡은 감이 있다.
솔샘온천의 경우 최근에 개발된 곳인데
온천 수질은 솔기온천만 못했지만, 완벽 이상의 시설과 입지조건으로 인해
각별한 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노천탕의 개방감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시간여유가 있다면 둘 다 가보고 각기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오느라 자세히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가능하다면 며칠 시간여유를 갖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정말 좋은 고장이었다.
각별한 경험을 위해 해외여행도 쉽게 떠나는 요즈음인데
어쩌면 청송에 부족한 것은 인지도뿐인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