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 / 2024. 11. 6. 10:51

카나자와의 반나절

카나자와의 주요 관광동선이라 하면 보통은 이정도 영역이지 않을까 싶다.

카나자와에 와서 여길 안 가보는것도 무엇하고 하니 반나절 동안 발빠르게 돌았다.

 

사실 교토도 그렇지만 주요 관광동선은 사람만 많지 내실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나름 유명한 이유는 있을테니...

겐로쿠엔과 카나자와성은 마에다와 관련해서 스토리가 있기도 하고...

 

 

 

 

 

 

 

먼저 오미쵸시장近江町市場.

수산물시장이고, 현대적으로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있다.

 

 

 

 

 

 

 

즉석으로 뭔가 맛볼수 있는 이런 점포도 많았다.

 

 

 

 

 

 

 

 

정작 점심은 인근 어딘가의 우동가게에서 해결...

오리고깃국 육수가 아주 감칠맛이 좋았다.

 

교토 니시키 시장도 그랬지만 역시 사람이 몰리는 관광지 시장...

시장 본연의 기능과 현지의 생활감은 퇴색하기 마련이다.

 

 

 

 

 

 

 

수상할 정도로 서양인이 많았던 카나자와 거리의 웃기는 안내간판.

 

 

 

 

 

 

 

말차 아포가토 이거 진짜 땡겼는데 참고 지나가느라 힘들었다...

이거 먹고있을 시간은 없다는 생각에 머리에 힘주고 참았다.

 

 

 

 

 

 

 

카나자와성 인근에 위치한 오야마 신사尾山神社.

 

 

 

 

 

 

 

 

메이지 유신 이후 건립된 신사로,

기본적으로 카나자와성 부지 일부를 사용하며

초대 번주 마에다 토시이에와 그 부인 마츠를 제신으로 모시면서도

러시아 쪽으로 열려있는 카나자와의 지정학적 특성으로 더욱 활성화된 개화의 바람을 받아들여

기독교, 불교, 신토 3중 습합으로 재미있는 양식을 갖추고 있다.

위 사진을 보듯 입구에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사용한 첨탑이 있고,

거길 지나면 카라몬唐門이, 그런데 정작 본당은 신사 건물이다.

 

 

 

 

 

 

마에다 토시이에가 제신이니만큼 경내엔 마에다 토시이에 동상이 서있다.

 

 

 

 

 

 

 

등에 짊어진 생경하게 생긴 물건, 호로母衣에 대한 설명.

눈먼 화살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그나마 화살 좀 더 막아보겠다고 생겨난 아이디어다.

노부나가 휘하에는 쿠로호로슈黒母衣衆라 하여 일종의 특수부대가 있었는데,

마에다 토시이에를 필두로 하여 19명이 전투가 시작되면 앞장서 돌격하여 가이드 노릇을 했다 전한다.

 

 

 

 

 

 

 

경내 뒤편에 있는 연못.

에도 시대에는 카가 번주 가문의 정원 중 일부였다는 모양이다.

 

 

 

 

 

 

 

이제는 없으면 이상한 마츠의 동상.

 

 

 

 

 

 

 

오야마 신사를 나와, 인근에 있는 나가마치 무사거리長町武家屋.

 

 

 

 

 

 

 

에도 막부 시절 카가 번을 섬기는 무사들이 살았던 집터가 보존되어있다.

과연 무가의 저택답게 담벽이 높아 유사시를 대비한 모습이다.

 

 

 

 

 

 

 

잠깐잠깐 돌아보기 딱 좋은 정도의 면적으로 조성되어있다.

 

 

 

 

 

 

겐로쿠엔 가는 길에 있는, 카나자와의 근대화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박물관들.

유감스럽게도 휴관중이었다. 특히 근대문학관은 궁금했는데...

 

연해주, 원산 등지로 열린 지점인 카나자와는 19세기 후반 지정학적 중요성이 상당했다.

근대화의 물결을 선두에서 맞았으리란 것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겐로쿠엔으로 걸어가는 길.

카나자와성 성벽 일부가 노토 반도 대진재로 인해 무너진건지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겐로쿠엔兼六園에 입장하면 먼저 보이는 연못.

 

 

 

 

 

 

 

과연 경관이 수려하다.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도 불리는 겐로쿠엔兼六園은

카가 번주가 대대로 조성하여 200여년에 걸쳐 조성한 집념의 정원으로

특히 식목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필두에 꼽는다 한다.

 

시간관계상 가보지 못했지만 겐로쿠엔 동쪽에는 교쿠센엔玉泉園이라는 정원도 있는데,

카가 번 무사 와키타 나오카타脇田直賢가 4대에 걸쳐 조성한 정원이다.

조선에서 종자를 가져온 소나무 및 잣나무도 있는데,

와키타 나오카타가 원래 조선인이었기 때문.

 

본명은 김여철金如鉄로 1585년생, 한양에서 우키타 히데이에에게 포로로 잡혀

우여곡절 끝에 마에다 토시나가 부부의 마음에 들어 가문 중신으로 자라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김충선과 비슷한 사연을 가진 인물인 셈이다.

 

김충선은 장성한 이후 조선에 투항했지만

어린 시절 가족과 생이별하고 일본으로 잡혀온 와키타 나오카타의 삶은 또 결이 달랐을 것이다.

그는 키리시탄이었다고 전하는데 어딘지 납득이 되는 대목이다.

 

 

 

 

 

 

 

말차 아포가토는 참았는데 결국 감주甘酒를 참지 못했다...

 

 

 

 

 

 

 

겐로쿠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카나자와 시내.

이 경치를 마에다도 봤을거라 생각하면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게 언제나 재미포인트다.

시기를 맞추면 여기서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는 모양.

 

 

 

 

 

 

 

노송의 유지보수를 위해 이런저런 손이 가는 모습.

 

 

 

 

 

 

 

이곳엔 기러기가 자주 오는 모양이다.

 

 

 

 

 

 

 

세월의 흔적을 짐작케 하는 나무들이 많았다.

 

 

 

 

 

 

 

겐로쿠엔 동편 즈음에 조성되어있는 메이지 기념상.

동상 이름만 봐선 뭐지 싶지만 실제로는 세이난 전쟁西南戦争의 전몰자를 기리는 동상이었다.

입구의 램프가 완전히 서구양식인것도 재미있었다.

 

 

 

 

 

 

 

이렇게 뿌리가 반쯤 들려있는 소나무 양식은

세계적 다설지인 호쿠리쿠 조경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곳은 듣던대로 어느쪽을 보느냐에 따라 다른 계절, 다른 경치를 볼수 있는게 매력이구나 싶었다.

 

 

 

 

 

 

 

느긋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겐로쿠엔 나오는 길의 상점가.

예상대로 무지막지한 관광지 물가였다. 거의 아라시야마 느낌...

 

 

 

 

 

 

 

겐로쿠엔에서 카나자와성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있다.

원래 카나자와성을 거성으로 쓰던 카가 번주의 정원이 겐로쿠엔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이 도로가 실제로는 모조리 해자였다고 한다.

 

 

 

 

 

 

 

카나자와성 약도 및 설명.

카가 100만석의 위용답게 대단한 규모다.

 

 

 

 

 

 

 

사실 뭐가 잘 보존되어있는 성은 아니지만 부지 자체가 크다.

 

 

 

 

 

 

 

 

롤러코스터 타이쿤으로 다듬은 지형같은 느낌마저 든다.

 

 

 

 

 

 

 

카나자와성은 폐번치현 이후 카나자와 주둔사단의 군용지가 되었다가,

패전 이후에는 뜬금없이 카나자와 대학 부지가 되었던 모양이다.

이후 줄곧 카나자와 대학 캠퍼스로 쓰이다가, 21세기 들어서야 이전하여 이렇게 공원으로 재조성된 모양.

 

 

 

 

 

 

 

일련의 설명을 읽고 보니 왠지 카나자와성 인근 이런 건물들이 하숙집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주워섬기며 해가 떨어지기 전에 빠르게 마지막 목적지로.

이렇게 서구권의 20세기초 느낌 나는 일반점포가 많은게 재미있었다.

 

 

 

 

 

 

 

 

양떼구름이 볼만해서 한장.

 

 

 

 

 

 

 

과연 교토와 비슷하다 소리를 들을만한 강가 풍경.

 

 

 

 

 

 

 

이렇게 보니 정말 비슷하다.

교토와 비슷하지만 교토만큼 사람이 북적이진 않는다.

서양인 관광객이 상당히 많았는데 충분히 그럴듯하다 싶었다.

 

 

 

 

 

 

 

목적지인 히가시차야거리ひがし茶屋街.

하도 유명해서 와봤는데 시각도 늦었고 해서 빠르게 돌아봤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카페 많고 잘 모르겠지만 일본스럽고 게이샤도 있고 해서 관광객이 몰리는

기온거리와 비슷한 곳 아닌가... 유래를 파고들면 골치아프고 껄끄럽고...

뭐 그런곳 아닌가 싶었다. 해가 넘어갔지만 사람도 점포도 드문드문 있었다.

 

 

 

 

 

 

 

야경을 바라보며 마무리.

박물관에 못가본게 못내 아쉬웠다. 다음엔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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