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에노 공원에서 내려오는 길. 철덕들이 보면 환장할 것 같은 광경이다.
우구이스다니역을 거쳐 타바타역으로 향하는 길.

우구이스다니역 뒤편. 호다카가 보면 졸도할 것 같은 러브호텔촌이다.
실제로 이곳은 요시와라 유곽의 정신적 후계지쯤 되는 모양.
메이지 시대, 몰려드는 노동자를 맞이한 우에노 근방의 윤락촌이었던 듯하다.
시대가 흐르면서 조금씩 주택가로 변했지만 아직 윤락업체도 남아있는 모양.

타바타역 남쪽 출구로 향하다 찍은 사진.
어디서 많이 본 광경이다. 깎아지른 언덕 위로 낡은 주택들이 들어서있다.

오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


마지막 재회의 장소이지만 동네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작품 내용도 그랬고...
분명 야마노테선이 지나는 중심가라고도 할 수 있는 위치지만 묘하게 소외된 느낌.
일본의 매체를 보다보면 일본이 마냥 아름답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사람 사는 동네가 그럴 리가 없다.


타바타역 남쪽 출구 근방의 숙소를 잡았다.
그냥 저렴한곳 찾은거지만 어쩌다보니 일일 히나 체험을 하게 된 셈...
뭐 여기서 사는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지만.

타바타역 남쪽 출구 쪽이라고 해도 조금 들어오면 멀쩡한 주택가다.
역 바로 옆이 다소 낙후되었을 뿐이지...
남쪽 출구에서 걸어올라오기가 좀 그래서 그렇지, 야마노테선 안쪽이니 이곳 땅값도 상당히 높지 않을까.

타바타역 북쪽 출구는 이쪽 방향. 꽤 번화하다.
일부러 가보진 않았지만 여러 상업시설이 있을 듯한 분위기.


언덕길을 한참 쳐다보다 근처 카페에 와서 잠시 휴식.
아마노 남매는 이런데 올 여유나 있었을지...
사실 인근에 철도길이 내려다보이는 카페가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휴업일이었다.

남쪽 출구 근처의 호텔.
셋이서 최후의 만찬 비스무리한걸 즐기던 그 호텔 느낌이 난다. 아마 여기는 아니겠지만...


우구이스다니 역으로 이동해서 호다히나는 미성년자라서 못 먹을 토리키 섭취.


언덕길 전봇대엔 아직 QR코드가 붙어있다.
「날씨의 아이」의 메시지는 그렇게 난해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숨겨두려는 본성이 있어 이건 일본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날씨의 아이는 시작하자마자 가출소년이 가부키쵸를 헤메며 대놓고 윤락업소 광고가 지나가고 권총이 나오고 전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애매모호한 영역으로 남아있고 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은거지 그러려니 하는 부분들을 보여준다. 아마노 남매는 뭘 잘못한건 없지만 그냥 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어서 감차집 볶음밥이나 해먹고 살고 있고 그렇다고 해서 그게 비참한 삶인 것은 또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삶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된다는 건 다른 문제라, 누군가를 희생해서 사회 전체의 이익이 될 수 있다면 그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가? 그건 전체주의적이고 기계적 공리주의일 뿐이다. 대명천지 21세기에 그런 사상은 당연히 망설임 없이 부정될 줄 알았지만, 작품 개봉후 호불호가 갈리는 현상을 보고 내심 상당히 재미있고 한편으로 어이가 없었다. 이게 난해한 이야기인가? 희생당하는게 본인이라면 그래도 망설임없이 고개를 세로저을 것인가?
그렇다고 해서 호다카의 도쿄 물바다 발언을 긍정하는 사람이 다들 개인의 행복추구를 긍정하는 것은 또 아니라는 부분도 골계스러운 부분이다. 결국 관객은 2시간동안 작품을 보면서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니까, 히나가 아니라 누군지 모를 시민 A라도, 해서 A를 구하기 위해 도쿄가 물바다가 된다 해도 고개를 세로저을 것인가? 소위 물바다 긍정파는 사실 감정이입을 상대적으로 많이 한 사람일 뿐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그다지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현지 일각에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해 언제부터 사회파가 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던 모양이다. 대충 알기쉽게 감상하고 감동하고 싶은데 왜 사람 머리아프게 만드냐 하는거겠지.

아마도 히나가 자주 봤을, 알바 퇴근후 밤중의 타바타역 남쪽 출구.


며칠 후.
어디서 많이 본 광경을 지나 요요기역을 거쳐 코엔지역으로 향한다.

코엔지역 도착.
츄오선이 지나가는 교통이 편리한 곳이지만, 서도쿄 소재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인해 인근 나카노역과 함께 가난한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살던 곳인 모양이다. 시대가 지나면서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되어서 그다지 저렴하지도 않은 동네가 된 모양이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여기서 돈 모아서 결혼하고 나면 교외로 빠지는게 정석 루트라는 이야기도 돌았던 모양. 때문인지 역 인근에도 저렴한 가게가 많이 보이고 다소 퇴폐적인 분위기도 엿보이는 등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타바타역도 그렇고, 감독이 날씨의 아이를 만들면서 의도적으로 이런 곳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에서 기상신사는 도보로 1~2분이면 도착한다.
입구에 왠 기상현황판이 걸려있다.


실은 이곳은 코엔지히카와신사高円寺氷川神社로, 기상신사気象神社는 말사로 딸려있다.
제신은 스사노오노미코토. 전국시대에 코엔지와 함께 창건되었다고 전하는 모양이다.


바로 옆에 있는 기상신사.
역사가 의외로 짧은데, 구 일본군 기상부가 인근에 건립했던 것이 도쿄 대공습으로 소실되어 전후에 복구한 것이 유래인 듯하다.
제신은 야고코로오모이카네노미코토八意思兼命로, 실은 동방프로젝트의 야고코로 에이린八意永琳의 성지기도 하다.


의외로 날씨의 아이 이타에마는 그리 눈에 띄지 않았지만,
대신이랄지 테루테루보즈가 잔뜩 걸려있는게 재미있었다.
「너의 이름은.」이 아름다운 이야기, 「스즈메의 문단속」이 다큐멘터리적 성향을 띠는 이야기라면「날씨의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사견이 가장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의 어릴 적 심상풍경이 여러 군데에서 느껴지는 「너의 이름은.」일본인의 공통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어 섣불리 사견을 드러내기 어려운 「스즈메의 문단속」과 달리 「날씨의 아이」는 모두가 알면서도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은 현실, 가능한 한 관여하고 싶지 않은 세상사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행복추구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것만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으며, 그러한 모든 사람의 모임이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그야 아무도 희생되지 않는 그런 이상적인 사회는 동화속에서 나올 이야기지만, 하다못해 내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사람이 희생되는 것은 어떻게든 막으려 하고 싶은, 그런 생각을 하며 기상신사를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