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시리즈입니다.

- 원작자로부터, 한국에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170124)
「감상을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반응을 받게 되어 정말로 기쁩니다.
이 마음의 활력을 살려서, 후속편도 힘내서 가볼까 합니다!」
- 거리에서, 너에게 인사를.
타키와 미츠하가 도쿄에서 데이트하며 (오쿠데라) 선배라거나 츠카사, 타카기와 차를 마시는 이야기. 미츠하 시점.
도쿄 방문 2일째, 오늘은 다른 사람들이 메인...... 일 예정이었지만 글 내용으로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길어졌는지도......
그 재해가 일어나지 않고, 왠지 두 사람이 동갑내기가 되어 재회하는 이야기.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 시리즈의 6화입니다.
근본적인 설정 변경이 있기에, 시리즈로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미 몇 번이고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만, 잘 부탁드립니다.
소리가 들려온다. 귀에 익숙한 소리가 귓전에서 들려온다.
평소보다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에 미츠하는 멍한 의식으로 손을 뻗는다.
「으응......」
근처에 있는 무언가 딱딱한 물건을 잡고, 소리를 끈다.
알람이 맞춰져 있는건 아마도 일어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 미츠하는 서서히 잠에서 깬다.
움직이자 스프링 삐걱거리는 소리. 들이마신 방의 공기가 자신의 방과는 그야말로 다르다.
「어라......? 여긴......」
고개를 드는 위화감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눈을 뜬다.
천장은, 알고 있다. 몇 번이고 보았던 타키네 집 천장.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모르는 방이다. 목소리 역시 자신의 목소리.
그제야 간신히 미츠하는 이곳이 타키네 손님방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렇구나. 나, 타키 군네 집에서......」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키는 미츠하. 천장을 향해 팔을 뻗자 온몸에 생기가 돌듯 의식이 깨어난다.
휴대폰을 보니 7시 반을 약간 넘긴 시각. 늦잠을 잔 건 아니구나. 안도한다.
「휴우...... 다행이다.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았네.」
침대에서 발을 내리고는, 서늘한 바닥을 딛고 일어난다. 하지만 서늘하다고는 해도 이토모리에 비해서는 약간 따뜻하다.
「그러고 보니 타키 군은 벌써 일어났으려나......」
문득 옆방에 있을 타키에 대해 생각한다. 어젯밤, 저녁을 먹은 뒤 결국 늦은 시각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말았다.
타키의 요리도 무척 맛있었고, 타키가 미츠하의 요리를 무척이나 칭찬해 주었기에, 떠올려버리고는 표정이 느슨해지는 것을 자각한다.
「안돼 안돼. 혼자 싱글벙글 웃다니 이상하잖아.」
톡톡, 뺨을 두드리며 표정을 관리한다. 계속 방에 있다간 타키 군이 올지도 몰라. 미츠하는 서늘한 기운을 참아가며 교복을 입는다.
어젯밤 이야기를 나눌 때엔 잠옷이었으니까 신경쓸 것 없지 않나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런 부분에서 미츠하는 여자아이다.
머리를 간단하게 빗고, 마지막으로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보곤 졸린 얼굴이진 않나 확인한 미츠하는 문을 열고―
「앗, 미츠하.」
완전히 같은 타이밍에 불쑥 옆방문이 열리더니 타키가 나온다.
「앗, 타키 군.」
미츠하 역시 타키를 보곤, 타키와 완전히 같은 반응이다.
두 사람은 문을 연 자세 그대로 잠깐 굳어있다가, 또다시 동시에 문을 닫더니 마주본다.
「안녕. 절묘한 타이밍이네.」
「으, 응...... 저기, 안녕, 타키 군.」
타키에게 아침인사를 하는 건 이번이 두번째로, 물론 기쁘지만 동시에 왠지 조금 부끄럽다.
마치 부부같네― 생각해버린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나갔다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던 미츠하는, 자신이 이제 막 일어났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참, 먼저 세수해도...... 될까.」
「어, 괜찮아.」
「고마워.」
아직 세수도 못 했는데 빨개져버린 얼굴을 보여줄 순 없잖아. 서둘러 욕실로 향한다.
머리가 젖지 않도록 주의하며 찬물을 얼굴로 가져가니 새삼 정신이 든다.
평소보다 높은 거울은 보기에 불편했지만, 졸린 얼굴을 어떻게든 해본다.
타키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미츠하는 서둘러 거실로 돌아간다.
「고마워 타키 군. 욕실 비었어.」
「응, 알겠어. 후딱 세수하고 올게.」
휴대폰을 보고 있던 타키가 일어나서 욕실로 향한다. 미츠하는 그동안 냉장고를 열고는 어제 먹다 남은 음식을 데워둔다.
미츠하가 넉넉하게 만들어 둔 고기감자조림은 아침으로 먹기에 충분한 양이라,
이제 된장국과 간단한 양상추, 샐러드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겠지.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다. 평소같았으면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내겠지만, 타키네 집 냉장고에는 이미 된장국이 있었다.
이토모리 근처에서는 빨간된장¹⁾을 쓰지만, 아무래도 관동에서는 빨간된장은 잘 안먹는 모양이다.
몸이 바뀌었을 무렵에는 그것에 조금 당황했지만, 최근엔 이토모리에 있을 때도 가끔 이쪽의 된장국을 먹어보고 싶어지곤 한다.
「오, 아침 만들어주는거야?」
등뒤에서의 목소리에 뒤돌아본다.
세수하고 온 타키는 졸린 기색 없이 말끔하다. 왠지 아까보다도 더 멋있어 보인다.
「응. 뭐 그렇다곤 해도 직접 만드는건 된장국 정도야.」
「아냐 고마운걸. 역시 도와줄게 없어 보이는데...... 나는 설거지를 할게.」
「그걸로도 충분한걸.」
그렇게 말하곤 미츠하는 다시 요리한다. 두부와 대파를 썰고, 마른 미역을 넣고, 물이 끓는 사이에 양상추를 자른다.
여기서 요리하는 것도 익숙하니까. 희한한 감각을 떠올리며 재료를 넣고 적당한 시기에 불을 줄이고 된장을 푼다.
「아참. 전자레인지로 고기감자조림 좀 데워줄래?」
「응, 알았어.」
따뜻한 계절이라면 차가운 고기라도 맛있겠지만, 요즘은 추우니까 역시 따뜻한 쪽이 낫겠지.
전자레인지에서 땡 소리가 날때즈음, 미츠하의 예상대로 된장국이 보글보글 소리를 내기 시작해, 미츠하는 불을 껐다.
쌀밥에 고기감자조리와 된장국, 비록 간단하지만 양상추와 샐러드가 식탁에 놓인다. 아침으로 충분하려나, 고개를 끄덕이는 미츠하.
휴일이라 푹 주무시고 계실 타키의 아버님이 드실 것은 따로 챙겨두고, 미츠하는 타키와 마주앉았다.
「그럼 먹을까.」
「응,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두 사람은 손을 모으고 젓가락을 든다. 타키와 함께, 심지어 둘이서 아침 식사.
더구나 타키는 미츠하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고 있다. 사실 쓰러져버릴 것마냥 행복하다. 자연스레 웃게 되는 미츠하.
「음, 이 고기감자조림, 양념이 정말 잘 배었네. 맛있다.」
「에헤헤, 다행이다.」
양념이 듬뿍 배어 부서질 것 같은 감자를 집어먹는 미츠하.
하룻밤이 지난 탓인지 양념이 더욱 스며들어, 너무 빨리 먹는건가 싶으면서도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뭐랄까, 이러고 있으니 행복해.」
「아침식사 말야?」
「응, 타키 군이랑 아침을 먹을 수 있다니, 꿈만 같아.」
「......확실히, 그러네.」
그리 말하며 타키는 된장국을 마시고는 감격한다. 미츠하도 보리차를 마시며 감격한다.
꿈만 같달까,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정말 꿈결같이 즐거워서, 이런 시간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뭐랄까, 이렇게 같이 아침을 먹고 있으니까 말야.」
「응?」
「뭐라고 해야 할까...... 가족이, 된 것 같네.」
「가족이라니......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거야!?」
가족, 이라며 적당히 얼버무리긴 했지만, 이 상황에서 가족의 의미는 하나밖에 없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생각이 떠올라 불필요하게 동요해버렸다.
타키 역시, 말하고 나선 부끄러워졌는지 얼굴을 붉힌다.
「그게 하지만, 아침밥을 만드는 네가 뭐랄까 그......」
「그......?」
그런 말을 해버리면,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까. 그보다 교복 차림으로 요리하는 미츠하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하는걸까.
사실 미츠하도 일전에 아침밥을 만드는 타키의 등을 보고 비슷한 생각을 했었지만.
그런 미츠하의 시선을 느끼며 타키는 당황스레 말한다.
「아― 아냐 갑자기 이상한 소리 해서 미안해. 그래도 말야, 뭐랄까...... 이러고 있으니 정말 좋다고 생각해버려서 말야.」
정말 좋다, 고 미츠하 역시 생각했달까, 신혼부부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다보니 타키를 너무 나무랄 수도 없네. 고개를 숙이곤 타키를 올려다본다.
「타키 군...... 그거야 그...... 나도 그런 말 들으면 싫진 않다구? 하지만 갑자기 그런 말을 하면 부끄럽잖아......」
「그, 그치, 응. 앞으론 갑자기 그런 말은 안할게...... 근데 먼저 예고한 뒤에 말하는건 괜찮은거야......?」
어쩔 줄 모르는 타키. 그런 타키를 보고 있자니, “지금부터 부끄러운 얘기를 할게―”
라고 선언하는 타키의 모습이 상상되어 미츠하는 살짝 웃고 만다.
「아앗, 미츠하 너. 비웃는거냐.」
「후후, 미, 미안해, 하지만 상상돼서......」
어떻게든 웃음을 참아보지만 멈출 수가 없다. 몇 번이고 심호흡하며 간신히 진정하는 미츠하.
「하아...... 후우...... 아무튼 이제 괜찮아...... 미안해 웃어버려서.」
「뭐 괜찮지만, 어차피 앞으로 쭉 놀릴 것 같고......」
우울한 듯 중얼거리는 타키. 반쯤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하루 내내 놀림받을 것을 각오한 듯하다.
우울함의 원인인 미츠하는 조금 미안한 기색. 하지만 놀림받는건 미츠하 역시 마찬가지다.
「뭐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미안해 어리광부려서.」
「알고 있어. 딱히 정말 기분 상한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그렇구나. 응, 고마워 타키 군.」
뒷일을 걱정하면서도 미츠하를 위해 괜찮다며 말해주는 타키에게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타키가 곤란해할 것을 알면서도 미츠하는 웃음을 멈출수가 없다. 왜냐면―
「그치만, 모두와 만나는 건, 역시 즐거운 일인걸.」
츠카사와 타카기, 거기다 오쿠데라 선배도 만날 수 있으니까.
어제의 데이트에 뒤지지 않을 만큼 즐거울 오늘 하루. 미소지으며 식사하는 미츠하였다.
「어음, 일전에 얘기해둔 대로, 여자친구인 미츠하다.」
「처음 뵙겠습니다. 타키 군의......그, 여자친구인 미야미즈 미츠하입니다.」
일전에도 왔었던 목조 천장의 카페다. 그 자리에서 미츠하는 이미 면식이 있는 세 사람에게 꾸벅 고개숙인다.
타카기와 츠카사, 그리고 오쿠데라 선배 역시 미츠하의 인사에 가볍게 고개숙인다.
「미츠하는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쪽이 타카기, 이쪽이 츠카사야. 그리고 이 사람이 오쿠데라 선배.」
「저기, 잘 부탁합니다. 츠카사입니다.」
「오, 잘 부탁해요. 타카기입니다.」
「처음 뵙겠어요, 미야미즈 씨. 오쿠데라에요.」
인사를 마친 전원의 시선이 타키에게 향한다. 모두가 함께 아는 사람은 타키뿐이니까.
먼저 입을 연 츠카사는, 슬쩍 미츠하를 보더니 타키에게 말을 건다.
「저기, 일전에 기후에 갔을 때 찾아다녔던 그 사람이지?」
「아르바이트 대신 뛰어달라던 그 날이지?」
「아아. 그땐 이래저래 폐를 끼쳤었지. 미안하다. 대강 이야기하긴 했었지만, 그 후에 미츠하를 만날 수 있었어서...... 뭐 모두의 덕분이지.」
그 때 타키가 이토모리까지 어떻든 찾아갈 수 있었던 건 모두의 덕분이라며, 오늘 만나는 것 역시 그 답례이기도 했다.
그저 미츠하를 소개시켜주기 위해 만나는 건 역시 좀 어색하니까, 결과적으로는 딱 좋은 용건일지도 모른다.
「타키 군에게 모두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더구나 마침 도쿄에 와서 말야. 만나고 싶다고 내가 타키 군에게 부탁했어.」
뭐, 거짓말은 아니다. 미츠하가 부탁했던 것도 사실이고,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 역시 몸이 바뀌었을 때 했었다.
특히 선배와는 정말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뭐랄까, 정말 잘 맞으니까.
「그렇구나, 이 아이가...... 저기, 미야미즈 씨...... 라고 불러도 될까?」
「아, 저기, 네. 오쿠데라 선배.」
「선배라니, 딱히 같이 일하고 있는것도 아니잖아.」
말하며 선배가 웃는다. 역시 미인이구나, 순간 넋을 잃고 바라보던 미츠하가 당황하며 말한다.
「저기, 다들 선배라고 부르고 있길래 무심코...... 안돼나요?」
「아니, 안되는건 아니지만. 하긴 그러네, 타키 군이 평소에 부를 때도 선배라고 하니까.」
「뭐, 선배니까.」
「뭐랄까 선배라고 부르지 않으면 다른 선배들에게 혼날 것 같으니까.」
츠카사와 타카기도 호응해주고, 선배도 별로 상관없다고 말해준다.
미츠하로서는 역시 오쿠데라 선배는 오쿠데라 선배니까, 평소처럼 부를 수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저기, 도쿄엔 무슨 일이야? 교복 같은데 그거......」
「아, 대학 입시설명회 때문에 왔어. 가능하다면 도쿄에 있는 대학에 오고 싶어서.」
「오전에도 근처 대학에 다녀왔어요.」
타키가 적당한 타이밍에 보충설명을 해준다.
사실 미츠하가 대학진학을 한다면 아마도 어제 본 대학이 될테니, 오늘 본 대학들은 명목상 둘러본거지만.
「그렇구나, 상경할 생각이구나. 그럼 자취?」
「네, 그럴 생각이에요. 아직 가족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 확실히 그런 점도 있겠네. 하지만 여차하면 타키 군이랑 같이 살면 되는거 아냐?」
짖궃게 미소짓는 선배. 갑작스런 말에 미츠하의 얼굴이 붉어진다.
미츠하 역시 그런 가능성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역시 다른 사람에게 들으니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이게 된다.
「무, 무슨 소리에요 선배!! 당연히 무리잖아요 그건.」
「응―? 하지만 미야미즈 씨는 싫지만은 않은거 같은데 말야.」
「네? 그, 그게 저기...... 뭐 아무래도 그건......」
싫지는 않다니, 정곡을 찔려버려 뭐라 말할 도리가 없다.
선배는 그런 타키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당황하는 미츠하와 타키의 반응을 바라보며 즐겁게 웃는다.
「하지만 대학생이라면 보통 동거해도 이상하지 않잖아?」
「그래도 뭐, 타키는 도쿄에 사니까...... 불필요한 지출은 좀 그럴지도 모르겠구만.」
「어째서 너희들 은근슬쩍 현실적으로 따져보는거야. 보통은 무리잖아.」
타키가 츠카사와 타카기에게 따진다.
그런 어딘가 그리운 광경은 미츠하가 알고 있던 모습 그대로라, 그 즐거움에 부끄러움도 밀려난다.
그때도 이런 느낌이었지. 이것저것 생각하는 미츠하가 세 명을 보고있자니, 선배가 말을 걸어준다.
「......저기, 미야미즈 씨.」
「앗, 네.」
「얘기하기 힘들면 말하지 않아도 되지만...... 타키 군의 어떤 점이 좋아?」
「네? 그게......」
갑작스런 질문에 옆에 앉아있는 타키를 슬쩍 보는 미츠하.
하지만 타키는 타카기와 츠카사에게 이것저것 따지느라 이쪽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눈치는 아니다.
역시 이런 이야기는 타키 군이 듣지 말아주었으면 해서, 미츠하는 내심 안도한다.
마주보는 선배의 눈빛이 진지해서, 미츠하는 선배를 굳게 믿으며 입을 열었다.
「어떤 부분이냐고 말씀하시면, 솔직히 말해 전부지만...... 언제든 절 먼저 찾아주는 부분이 가장 좋......아요.」
이토모리에 묶여선 미아가 되어버린 미츠하를 찾아 도쿄에서 만나러 와 주었다.
만약 타키가 찾아와주지 않았다면, 분명 미츠하는 그 마음을 가슴속 깊이 숨겼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올려다보니, 선배는 뭔가 이상하다는 얼굴이다.
「저기, 애매하게 말해서 죄송해요. 물론 상냥한 부분이라든지, 이것저것 신경써준다든지,
웃는 얼굴이 귀엽다든지 이런저런 이유도 있지만, 저기.」
당황해버린 탓에 말하기가 어렵다. 뭔가 무심코 이것저것 떠들어버린것 같은 자각은 있지만,
애초에 타키의 좋은 점이라면 얼마든지 말해버리게 되어선, 선배가 손으로 제지해둔 덕분에 말을 멈추는 미츠하.
「미안미안, 딱히 듣기 불편한건 아냐. 다만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드네. 그렇구나...... 찾아줬던 거구나.」
「......네. 타키 군이 찾아와주지 않았다면, 분명 전 그대로였을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타키 군이 찾아와준 덕분에 이것저것 변할 수 있었어요.」
미츠하의 말에 선배는 무언가 생각난 듯 먼 곳을 바라본다.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모를 눈길이었지만, 아무것도 아냐, 라는 느낌으로 선배가 중얼거린다.
「역시, 타키 군을 바꾸었던 건 미야미즈 씨였구나. 그렇구나, 서로에게 영향을......」
「저기......?」
「사실 말야, 최근 타키 군도 꽤나 사람이 바뀌었다고 생각했었거든. 뭔가 말투도 다르고 태도도 조금 부드러워지고.
그게 아마...... 아니, 분명히 미야미즈 씨의 영향이었구나 싶어서.」
「그, 그랬었나요?」
미츠하의 질문에 선배는 수긍하며 대답한다.
「조금이었지만 말야. 타키 군은 뭐랄까 싸움도 자주 하고, 약간 까칠했었으니까.」
뭔가 떠올린듯이 웃는 선배는 마치 친척아이가 성장해서 흐뭇하다는 듯한 웃음이다.
선배와 친해지려고 꽤 노력했었는데, 결국 그런 평가구나. 약간 복잡한 기분이 되는 미츠하.
뭐 지금으로선 이런 오해가 오히려 다행이지만.
「그러네...... 하지만 미야미즈 씨라면 안심이야. 착실할 것 같고.」
「전혀 안 그래요. 타키 군에겐 항상 도움만 받고 있고.」
라며 옆을 보니 아직도 타카기, 츠카사와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있는 타키. 방금 했던 말의 설득력이 미묘하게 떨어져버렸다.
오히려 마주보고 있던 타카기와 츠카사가 미츠하의 시선을 눈치채곤, 빙글빙글 웃으며 타키에게 눈치를 준다.
「뭐야...... 앗, 근데 왜 묘하게 화내는거야 미츠하.」
「흥, 스스로 생각해봐. 신경 안써도 돼, 난 선배랑 이야기할거야.」
「차암. 즐겁게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귀여운 여자친구를 내버려두다니 그럼 안돼. 그치?」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타카기와 츠카사.
뭔가 변명하고 싶지만, 역시 내버려둔 것은 사실이라, 미안한 마음에 벌 받는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며 타키가 말했다.
「잘못했어. 하지만 두 사람도 마음이 맞는 듯해보여서......」
「뭐 그렇지만 말야. 왠지 미야미즈 씨랑은 처음 만나 얘기하는 것 같지가 않네. 만난 적......없지 않아?」
「네? 그게, 네, 아마도. 하지만 저도 오쿠데라 선배와 이야기하는건 즐거워요.」
역시 몸이 바뀌었던 것에 대해선 말할 수가 없다. 조금은 쓸쓸하네.
하지만 선배와 마음이 잘 맞는건 솔직히 기쁘다.
「헤에―, 선배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다니 드문 일인데요.
하지만 미야미즈 씨의 사투리는 왠지 나도 처음 듣는게 아닌 듯한 기분인데.」
「아니 선배 얘긴 그런 뜻이 아닌 것 같은데.」
「엣, 나 사투리 썼어?」
미츠하의 물음에 세 사람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은 신경쓰고 있었는데. 조금 부끄럽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세 사람.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츠카사가 손을 마주친다.
「아, 어째선지 한 때 타키가 그런 말투였지.」
「그래그래. 가끔 사투리 쓰곤 했지 얼마전에.」
「듣고 보니 그러네. 나도 들은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설마......」
기억을 떠올린 세 사람이 빙글거리며 짖궃은 표정을 짓는다.
엑. 타키의 난감한 표정. 앞으로의 진행이 예상되는 미츠하는 타키를 동정한다.
「아, 아― 과연...... 아니 그렇구만 그렇구만...... 그렇게 된 거구만.」
「자, 잠깐 너네들, 그런게 아니라」
「타키, 우린 이해한다. 그렇구나― 갑자기 사투리를 써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너무 영향받는거 아냐? 꽤 자연스럽게 사투리 썼었는데.」
미츠하 이녀석. 타키의 원망스런 눈빛.
자연스럽게 나와버리는데 어쩔 수 없잖아― 생각하면서도, 완전히 내 탓인걸, 아무 말 없이 아하하, 쓴웃음을 돌려준다.
「뭐, 그만큼 빠져있는거 아니겠어.」
선배가 미소를 거두며 조용히 중얼거린다. 오해지만, 뭐 어떻게 하긴 힘들겠지.
미묘하게 수줍어하는 듯한 타키의 얼굴이 솔직히 귀여워서, 미츠하는 몰래 타키의 옆얼굴을 훔쳐본다.
「하지만 한때는 좀 위태로워 보였는데 다행이다.
타키는 좀 바보같은 구석이 있지만, 미야미즈 씨는 착실해 보이니까 안심이네.」
「네녀석이 내 아빠라도 되는거냐.」
「으음, 타키를 잘 부탁드립니다.」
「타카기 너까지 그러기냐.」
타키가 이것저것 따지는 걸 보며 미츠하는 세 사람의 모습이 정말 즐겁고 기뻤다.
역시 타키는 좋은 친구를 두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건 타키 역시 마음을 열고 있기 때문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보니, 똑같이 세 사람을 바라보던 선배와 눈이 맞았다.
그런 우연한 마주침. 하지만 선배는 뭔가 덧없는 표정으로 말한다.
「미야미즈 씨, 타키 군을 잘 부탁해.」
선배가 무슨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순히 아르바이트 선배로서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혹시나 하는 생각은 있지만, 선배가 이야기하지 않는건 뭔가 물어봐선 안 될 이유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미츠하 역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솔직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네, 맡겨주세요.」
미츠하의 말을 들고는 약간 놀라더니, 자연스럽게 함께 미소짓는 선배.
그 미소는 진심으로 아름다운, 그리고 미츠하가 잘 알고 있는 멋진 미소 그 자체였다.
「하아...... 즐거웠네―」
도쿄역의 인파에 부딪히지 않게끔 조심하면서, 미츠하는 옆에서 걷고 있는 타키에게 이야기한다.
타카기, 츠카사, 선배와 헤어진 후에 이것저것 기념품이나 작은 소품을 사고는, 이젠 신칸센을 타러 갈 일만 남았다.
「응. 근데 너 선배랑 무슨 얘길 하고 있었던거야. 무슨 얘긴지 전혀 모르겠더라......」
「그건 타키 군이 공부부족인거야―. 그리고 타키 군도 츠카사 군이랑 타카기 군이랑 딴얘기했잖아.」
「그건 그쪽이...... 잠깐, 말 돌리지 말고.」
확실히 그러네, 라며 타키의 얼굴을 바라보곤 웃는 미츠하.
선배랑은 그 이후에도 이것저것 옷이라든지 카페 얘기로 들떴었다.
아르바이트 하고 귀가하면서 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올리면 약간 그립긴 하지만, 역시 스스로의 몸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즐겁다.
이것저것 상담해도 된다며 연락처를 교환했을 때엔 내심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타키 군과 둘이 있는 시간이 역시 가장 좋아. 행복하다.
맞잡은 손으로 느끼는 따스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미츠하는 생각한다.
「선배도 역시 좋은 사람이고...... 물론 츠카사 군이나 타카기 군도 그래. 조금 안심했어.」
「그럼 다행이다. 정말 좋은 녀석들이지. 학교 입시설명회도 타카기가 떠올렸던거라구.」
「어, 그랬어? 고맙다고 했어야 했는데.」
「뭐, 내가 밥 사기로 했으니까 굳이 말 안해도 된다고 생각해.」
투덜거리는 타키 역시 타카기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래서 미츠하는, 그래도 말야, 라며 나중에 문자로 고맙다고 하기로 기억해둔다.
「음, 꽤나 즐거웠네.」
「응. 하지만 가능하다면 저녁밥도 함께 먹고 싶었는데 말야.」
「기차가 끊겨버릴테니 어쩔 수 없지. 내일은 학교도 가야하니까.」
그렇다. 내일은 평일이니 당연히 학교에 가야 한다. 일어나기 힘들겠네. 우울해진다.
하지만 지금의 미츠하로서는, 도쿄를 떠나야 하는 것에 비하면 그건 사소한 문제다.
「그래도 말야―. 이다음에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걸......」
「아―, 이번보단 빨리 갈 수 있을거라구. 시험 끝났을 때라든지...... 뭐 어떻게 할지는 나중에 전화로 얘기하자.」
「으응. 아― 기대되네. 하지만 타키 군이 이토모리에 오더라도 갈 곳이 없는걸.」
도쿄와는 다르다.
도쿄에서 타키 군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은 엄청나게 많지만, 이토모리라면 솔직히 전혀 짚이는 곳이 없다.
「아냐, 그쪽에 가면 좀 더 느긋하게 있어도 되잖아. 둘이 있어도 되고, 텟시나 사야찡도 좋고.
솔직히, 미츠하랑 함께라면 뭘 하든 즐거우니까.」
「자, 잠깐 갑자기 그런...... 그야 나도 타키 군이랑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건 아니다.
타키와는 뭐든지 함께 하고 싶고,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채 함께 있는 것도 좋다.
모순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마 타키도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하하, 뭐 너무 신경쓰지마. 아마 미츠하가 도쿄에서 자취하게 되면, 반대로 이토모리가 그리워질걸.」
「엥―? 그럴려나. 으음, 그런걸까......」
「아마. 사실 난 시골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뭐야 그게, 무책임하네―」
하지만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이토모리도 좋지만, 도쿄에 살게 되면 어떤 생활이 될지는 솔직히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타키와 함께라면 어느 쪽이든 즐겁고 행복한 일 뿐일거라 확신할 수 있다.
「뭐 어떻게든 될거야. 나로선 미츠하가 도쿄에 와준다면 기쁘지만.」
「나도 도쿄에 가고 싶어. 이틀간 정말 즐거웠고, 게다가 타키 군과 자주 만날 수 있으니까 말야.」
이것만은 확실하다. 미츠하는 도쿄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다고 할머니께 말씀드렸다.
아마 이전의 나였다면, 그저 물 흐르듯이 이전과 다를 것 없지 않았을까, 지금와선 생각한다.
하지만 타키 덕분에 바뀌었고, 타키가 있었기에 지금의 미츠하는 미야미즈의, 이토모리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은 채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저 운명에 반발하는 것이 아닌, 자유롭게 생각하는 이런 마음은, 이전의 자신에겐 무리였다.
「그럼 서로 힘내자. 내가 어떻게 할지야, 뭐 이제부터 천천히 생각해보면 되겠지.」
「그러네. 지금은 모처럼 함께 있으니까, 앞으로의 일은 나중에 생각해보자.」
그러네, 라며 웃는 타키가 살짝 손을 고쳐잡으며 다가온다.
순간 뭘 하려는걸까 생각하던 미츠하는, 짝이 맞게끔 손을 움직여 좀 더 밀착하듯이 다가갔다.
「에헤헤. 이렇게 손잡는거, 사실 한 번 해보고 싶었어.」
소위 말하는 팔짱을 낀 듯 손잡는 연인들의 모습처럼.
조금은 걷기 불편해졌지만, 이 행복감의 대가로는 별 거 아니라고 미츠하는 생각한다.
「나도 조금은 해보고 싶었지만, 약간 늦었나?」
「으응, 조금만 빨랐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벌써 개찰구인걸.」
「아, 정말이네. 이래서야 개찰구로 들어갈 수 없으니까.」
정신이 들고 보니 벌써 개찰구 앞이다. 즐거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는구나, 다시금 생각한다.
아쉬워하며 잠깐 손을 놓고 개찰구를 통과한다.
「하지만 지나간 뒤에...... 응.」
신칸센의 개찰구를 통과하고 다시 손을 맞잡는다.
신칸센의 넓은 역을 걸으며 몇 개의 출구를 지나치며 미츠하가 타고 갈 노선의 플랫폼에 도착한다.
「떠나기, 10분 전이네......」
타키가 손목시계를 보며 확인한다. 정시제로 운영되고 있으니까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아슬아슬한 시간까지 함께 있는들 남은 시간은 짧게만 느껴진다.
「조금...... 아니, 엄청 쓸쓸해지는걸.」
「나도, 쓸쓸해. 하지만...... 저번보다는 훨씬 괜찮은걸.」
「전화가 된다는걸 이젠 확신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확실히, 저번에 비해선 괜찮네.」
그렇다. 저번과는 달리, 타키와 헤어지는 건 일시적일 뿐이라는 감각이 지금의 미츠하에겐 있다.
그땐 이제는 두 번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이번엔 그렇지는 않다.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러니까 조금쯤은 괜찮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쓸쓸한건 쓸쓸한거지만 말야. 휴우...... 쭈욱 함께 있을 수 있었으니까.」
살짝, 타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겉옷 때문에 타키의 체온을 전혀 느낄 수 없어 조금 슬프다.
「그랬었네. 하지만 잘하면 앞으로 1년 조금 뒤엔 매일마다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 생각하면...... 아, 미안. 역시 쓸쓸하다.」
「후후, 나도.」
들고 있던 가방을 놓고는 타키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허리를 살짝 감싸안아주는 타키의 손.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미츠하는 타키에게 안긴다.
「이틀간, 정말 즐거웠어...... 고마워, 타키 군.」
타키에게 안긴 채, 타키에게 들리게끔 속삭인다. 사실은 이대로 쭈욱 붙어있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시곗바늘은 움직인다.
「이쪽이야말로. 미츠하가 와 줘서 정말 기뻤어. 그러니까...... 반드시 다시 이토모리로 찾아갈게.」
「타키 군......」
안긴 채 고개를 들고 타키와 마주본다. 앞으로 5분도 남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여긴 도쿄역이고, 신칸센의 플랫폼이고, 주위에 사람이 잔뜩이라, 너무 붙어있어선 곤란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미츠하는, 타키에게 발돋움하는 스스로를 멈출 수 없었다. 타키도 조금 몸을 숙이며, 입술이 닿는다.
눈을 감은 미츠하에겐 도쿄의 소음은 들리지 않고, 그저 맞닿은 느낌만이다.
아주 잠깐. 그리고 미츠하는 살짝 타키로부터 떨어진다.
「이걸로 네번째......네.」
「이런 장소에서...... 의외로 대범하네.」
「타키 군도 함께 해줬잖아. 그리고, 다음은 언제가 될지 모르니까...... 이정도쯤은, 응.」
분명 몇주 뒤가 되겠지. 타키가 와준다곤 했지만 기말고사도 있고, 아르바이트가 있으면 아마 못 오겠지.
그러니까 이 정도쯤은 괜찮겠지, 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럼, 이건?」
말과 함께 다가온 타키의 맞닿음에, 미츠하는 무심코 눈을 크게 떴다.
입술에 닿은 순간은 짧았지만, 왠지 아까보다도 뜨겁게 느껴졌다.
아까 했었지만서도, 갑자기 또 해서인지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려서, 뒤늦게 부끄러움이 찾아온다.
「차, 차암, 또 갑자기...... 타키 군, 어제도 그러더니 날 놀래켜 죽일 셈이야......!?」
「하지만 이 다음은 한참 뒤라며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지금 갑자기 한번 더 하면 어떨까 해서.」
하하하, 웃는 타키를 뜨거워져버린 머리로 들이받는 미츠하.
하지만 두터운 상의 때문에 별로 아플 것 같지가 않다.
「우우―, 두 번이나 갑자기 하다니...... 치사해.」
「네가 맨 처음에 했던거잖아.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나도, 그땐 부끄러웠다 뭐. 거기에 이번에도......」
결국 두 번이나 당해버렸다. 무엇보다도 부끄럽지만 동시에 기쁘다며 생각하는 스스로에게, 안돼, 안돼,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기분으로 마음이 가득해져, 어느샌가 외로움은 어디론가 가 버리고, 미츠하는 이번에야말로 타키에게서 떨어졌다.
「......아. 다음에 봐, 미츠하.」
「응. 다음에 봐, 타키 군.」
신칸센을 타며 돌아본다. 이번에는 무언가 후련한 표정의 타키. 그래서 미츠하도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었다.
기차가 출발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힌다. 조금씩 신칸센이 움직이며 타키의 모습이 순식간에 도쿄의 경치 속으로 사라진다.
미츠하는 홀로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았다.
쓸쓸함이, 없을 리는 없다. 하지만 즐거웠던 이틀 간의 기억과, 입술에 와닿았던 타키의 따스함이 남아있다.
거기에 휴대폰을 열어보니, 둘이서 찍은 사진도 있다. 그러니까―
「다음에, 인가...... 다시 도쿄 오는거, 기대된다.」
자연스레 웃음을 머금으며 중얼거리는 미츠하가 짐을 챙겨들고 좌석으로 향한다.
짐을 발 밑에 내려놓고 창가 자리에 앉은 미츠하가 문득 창 밖을 본다.
창 밖에 흘러가는 도쿄의 야경은, 이전에 보았던 경치보다 몇 배는 아름답게 반짝인다고 느낀다.
[각주]
¹⁾ 赤味噌아카미소 콩으로 만든 된장. 나고야 근처의 특산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토모리는 나고야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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