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이곳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한 걸음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재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동갑내기 두 사람」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이곳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한 걸음

이번 편도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시리즈가 꽤나 길어지고 있습니다만, 함께 어울려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소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의외로 논픽션이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는, 이 시리즈가 끝난 뒤에 이야기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포장을 끝낸 건, 이미 자정을 넘기고도 2시간이 지난 무렵이었다.

최소한의 짐만을 챙기고, 그 이외의 것들은 그쪽으로 가서 살 생각이었지만, 그럼에도 생각 외로 짐이 많아졌다.

 

내일, 실은 이미 오늘이지만, 나는 이토모리를 떠난다.

 

떠난다고까지 말하는 건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사를 가는 거니까 그리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이곳에서 살아오고, 또 자라왔다.

지금껏 쭈욱 그게 싫어서,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도, 

실제로 그럴 때가 다가오자 마음 한 켠 외로움에 휩싸인다.

정말 제멋대로다, 난.

하지만 이 쓸쓸함 역시 나쁘지 않다.

쓸쓸해진다는 건, 그만큼 이토모리에서의 생활이 소중했다는 걸 테니까.

그리고, 이토모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언제든지, 날 다시 받아주는 이 곳.

왜냐면, 여긴 내 고향이니까.

 

이런 당연한 사실조차, 이전의 난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불만만 쌓여갈 뿐, 그걸 해소할 수단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날.

하지만 그 사람이 그걸 부숴주었다.

내게 묶여있던 그 속박도, 아무래도 좋을 그 고집도, 전부.

그리고 나의 그런 나쁜 부분들조차, 전부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다.

 

미련은 있다.

결국 여기에선 이루지 못했던 일들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앞으로 향한다.

언젠가 그는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내겐 미츠하가 최우선이고, 다른 건 그 다음 문제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 없이 그라고 대답할 것이다.

어떤 것보다도, 어떤 사람보다도.

난 그와 함께 있길 바라고 있으니까.

그렇기에, 이 선택에 망설임은 없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한 걸음 내딛으려 한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그와 함께라면 분명 괜찮을 테니까.

 

나는 이토모리를 떠난다. 그리고 타치바나 타키 군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

 

집 앞에 주차된 트럭에 모든 짐을 싣고는, 일단 한숨을 돌린다.

내 방의 낯선 풍경이 꽤나 살풍경하게 다가오지만, 그래도 깨끗이 정돈된 듯한 인상도 있다.

결코 지금껏 엉망진창으로 지내왔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왠지 대청소를 마친 뒤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있다.

 

「언니 방, 대청소한 것 같은 느낌이네.」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던 걸 그대로 누군가에게 듣게 되는 건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게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었다면 더욱.

그러니까, 일단은 요츠하의 머리를 휘저어둔다.

 

「갑자기 뭐하는거야……」

「언니가 주는 사랑의 매…… 려나?」

「자기도 잘 모를 이유로 남의 머리 휘젓지 말라구.」

 

분한 듯 째려보는 요츠하의 시선으로부터 눈을 돌리며, 이번엔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갑작스런 내 행동에 처음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는 요츠하였지만, 그래도 손을 치우라고 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자매로서 함께 지낼 나날도 당분간은 오지 않겠지.

물론 귀성은 할 거니까, 두 번 다시 못 만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함께 자라왔고, 언제나 곁에 있는 게 당연했던 여동생과 떨어져 살게 되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만큼 어리지는 않다.

 

「언니, 정말 가는 거네……」

 

요츠하의 목소리는 결코 크지는 않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내 마음속 넓게 울려퍼진다.

 

「타키 씨 좋은 사람이니까, 언니를 소중하게 대해주겠지. 잘됐네.」

 

타키 군과 요츠하가 재회한 건 작년 5월.

골든위크 한 가운데, 슬슬 여름을 향해 기온이 높아지고 있던 즈음의 일이었다.

작년 3월에 서로의 집에 인사드리기로 하고, 그 계획을 마침내 실행에 옮긴 것이 바로 그 즈음이었다.

타키 군을 소개했을 때의 요츠하는, 처음엔 꽤나 경계하는 눈치였지만, 

1시간쯤 지나고 보니 어느새 완전히 타키 군을 따르고 있었다.

타키 군 역시, 몸이 바뀌었을 적에 함께 살았던 적도 있었으니까, 순조롭게 분위기에 어울렸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몸이 바뀌었던 건 요츠하에겐 말하지 않았다.

만나기 직전까지 어떻게 할지 타키 군과 둘이서 망설이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지금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었기 때문이다.

 

「설마 언니가 진짜 도쿄로 갈 줄은 몰랐어.」

「난 한 번 내뱉은 말은 행동으로 옮기는 타입이니까 말야.」

「뭐야 그게.」

 

누구랄 것도 없이 웃는다.

이런 식으로 가볍게 말다툼할 일도 당분간 없으려나.

 

「저기, 언니.」

 

난 이 때, 솔직히 요츠하가 울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난 벌써 울 것 같으니까.

내가 원해서 결정한 일인데도, 아직까지도 조금은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요츠하는 울지 않는다.

오히려 그 눈빛엔 강한 의지가 담겨있는 것만 같다.

 

「타키 씨랑 잘 지내야 돼. 폐 끼치면 안 된다구.」

「마치 내가 타키 군에게 항상 폐를 끼치는 것 같잖아 그럼.」

「그리고 아침에도 제때 일어나라구. 언니 깨우는 거 힘들었단 말야.」

 

이사하기 직전에 설마 동생에게 설교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더구나 맞는 말만 하고 있으니 반론할 여지없이 따갑게 다가온다.

요츠하의 설교는 아직도 계속되어선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론 언니로서의 권위가 실추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실은 애초부터 그런 게 있었는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거긴 카페 잔뜩 있으니까, 돈 낭비하지 않게 조심해. 이젠 그런 부분도 잘 생각해야 된다구.」

「저기, 요츠하? 그 정도만 해주지 않을래? 언니로서도 자존심이란 게 있는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리고는 잠시 말을 멈추는 요츠하.

뭘까, 꼭 말해둬야 할 정도로 안 좋은 부분일까.

무심코 두 주먹을 쥐었지만, 그런 게 아니란 걸 곧 깨달았다.

왜냐면 언제나 지금처럼 어른스럽게 내게 설교하던 요츠하가 울고 있었기 때문에.

 

「가끔은…… 돌아와야 돼……?」

 

요츠하는 분명, 마지막까지 웃는 얼굴로 배웅하려 했던 게 틀림없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음이 복받쳐선, 어느덧 너무 커져서는 참을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한 번 터져버린 눈물은 쉴 새 없이 흘러내려선 요츠하의 뺨을 적신다.

그래서, 그런 요츠하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당연하잖아. 꼭 돌아올게. 여긴 내 고향이니까.」

 

언젠가 할머니께서 하셨던 말씀.

언제든지 돌아와도 좋다는, 내게 가르쳐주셨던 소중한 말씀.

 

「그러니까 너도 무슨 일 있으면 얘기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뒤, 그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셋이서 쭈욱 지내왔다.

어렸을 적부터 쭈욱, 다툴 때도 슬플 때도 기쁠 때도 함께.

그러니까 이건 이별이 아냐.

잠시 떨어져있을 뿐이야.

우리 사이엔 무스비가 있으니까.

 

잠시 동안 우린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요츠하가 보여준 그 눈물이 다시금 날 강하게 한다.

난 이토모리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재확인할 수 있었다.

자, 슬슬 가보자.

 

…………

 

준비가 끝난 건 그로부터 30분 후.

현관을 나와 트럭에 타기 전에, 잠시 멈춰서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익숙한 이토모리의 풍경, 비록 혜성 재해 때문에 조금은 바뀌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건 어느 하나 바뀌지 않았다.

이렇듯 소중한 곳이 남아있을 수 있었던 건, 누구도 아닌 타키 군 덕분이다.

 

「조심해서 가거라.」

「언니 다녀와.」

 

배웅해주는 할머니와 요츠하.

텟시와 사야찡에겐 지난주에 인사했다.

나와 마찬가지로 진학을 결정한 두 사람의 목적지는 나고야.

때문에, 나보다 조금 일찍 그 곳으로 이사를 갔던 것이다.

 

요 1년 간 조금은 나아간 두 사람의 관계.

하지만 아직도 미적지근한 채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대학에서 같은 아파트 옆집에 살 테니까, 슬슬 붙어있어 줬음 좋을 텐데.

정말이지 애타는 두 사람이다.

 

「도착하면 연락해.」

 

트럭의 문을 열고, 약간은 높은 좌석에 이번에야말로 올라탄다.

그 순간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나온다.

여태껏 괜찮았는데.

잘 참았는데.

 

「언니!!」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는 트럭.

눈물을 보이고 만 탓일까, 요츠하가 날 울먹거리며 부른다.

얼른 출발해 주세요.

안 그러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으니까.

 

「미츠하!」

 

날 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

할머니께서 이렇게 큰 목소리를 내시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

그 목소리에 트럭 창문에 기대고, 배웅해주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본다.

점점 빨라지는 트럭, 그에 따라 점점 작아져가는 두 사람의 모습.

 

「헤어져 있어도 무스비가 있단다. 그걸 잊지 말거라!」

 

이젠 모습조차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들려온 할머니의 목소리.

 

무스비가 있다.

 

눈물을 닦고, 다시 똑바로 자리에 앉는다.

그래, 아무리 멀어도 무스비는 끊기지 않아.

우리의 인연이 사라지는 건 아냐.

고개를 들고 출발하자.

내가 새로이 살 곳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날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창문에 비치는 이토모리 호수, 반짝이는 햇살이 눈부시다.

쓸쓸함은 여전하지만, 더 이상 망설임은 없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고 하면 그건 단 하나.

 

아버진, 결국 와주지 않았구나.

 

…………

 

포장을 풀고 옷장을 정리한다.

단순한 작업이지만, 오랫동안 하다보면 체력도 기력도 점점 빠져버리고 만다.

오히려 단순한 작업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아침부터 작업에 열중한 보람이 있어,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미츠하가 여기에 도착하는 건 빨라도 저녁 무렵이라고 들었다.

그때까지 내 포장을 다 풀어두어야 미츠하의 이사를 도와줄 수 있다.

피곤하지만, 무시하고 작업을 계속한다.

 

미츠하와 함께 오늘부터 살아갈 집.

각자 다니는 대학 위치를 고려해서, 대략 중간지점에 있는 맨션을 빌렸다.

역에서도 가깝고, 주변에 슈퍼마켓이라든지 상업시설도 있다.

도어락도 달려 있어서 안전하다.

실은 2DK¹⁾였지만, 리모델링을 거쳐 1LDK²⁾가 된 곳이다.

방을 둘러보곤 우리 둘 다 맘에 들어서 그 날 바로 계약했는데, 

그 좋은 조건에도 임대료가 저렴했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매물이었다.

 

둘이서 살려고 하니 역시 초기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처음엔 내가 아르바이트로 모아둔 저금을 쓸 생각이었지만, 결국은 양가 부모님이 절반씩 부담하는 식이 되었다.

 

나도 처음엔 반대했지만, 아버지의 한 마디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네 인생이다. 그러니까 길을 잘못 들지 않는 이상 참견은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뭐, 의지할 때는 의지해라. 자식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니까 말이다.」

 

솔직히 그렇다고 해서 의지해도 되는 건지 나로선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아버지의 다음 말에는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들면, 언젠가 네 자식에게도 그렇게 해주면 되는 거다.」

 

부모가 자식에게, 그리고 자식이 그 자식에게.

어쩌면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납득한 것도, 죄송스런 마음이 사라진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 반박하기도 무엇했다.

아버지 말씀대로, 이번엔 의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마음과, 아버지의 그 말씀은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두었다.

그렇게 결정하고, 지원을 받기로 한 것이다.

 

우리집 문제는 이 정도에서 해결되었지만, 문제는 미츠하네 집이었다.

아니, 문제라고 하기에도 어폐가 있다.

미츠하와 함께 진로에 대해 이야기한 후, 골든위크 때 나는 다시 이토모리를 찾아가 그리운 사람들과 재회했다.

텟시, 사야찡, 요츠하.

저번에도 만나 뵈었던 할머니와도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재회했을 때엔 여러모로 마음이 복받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어떻든 모두가 날 받아주었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몸이 바뀌었던 건 말하지 않았다.

말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지금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숨길 수만은 없다.

왜냐면 약속했으니까.

이다음에 이것저것 이야기하겠다고.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모든 일은 순조로웠고,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예상대로 미츠하의 아버님이 난관이었다.

아니, 난관이라고 하기에도 뭣하다.

애초에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마음대로 해라.」

 

인사를 드리고 동거를 허락받기 위해 찾아뵈었던 나와 미츠하에게, 하신 말씀은 그것뿐이었다.

 

「금전적 지원은 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둘이서 잘 고민해서 결정했겠지. 내가 할 말은 딱히 없다.」

 

맥이 빠졌다고 해야 할까.

나로선 오히려 반대로, 얻어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듣게 된 대답은 그와는 정반대.

동거를 허락받고, 원조까지 해주겠다는 대답이었다.

기뻐해야 할 일이겠지만, 이번은 조금 다르다.

지극히 사무적인 대응, 심지어 미츠하의 아버님은 이쪽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부녀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고는 들었고, 실제로 몸이 바뀌었을 때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꼬여있었던 건가.

딸의 진로에 대해 이렇게까지 무관심하다니, 이래도 되는 건가.

 

「미안하지만 일이 있다. 용건이 끝났으면 돌아가라.」

 

그 말에, 언젠가 보았던 광경이 떠올랐다.

그 날, 혜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던, 미츠하의 몸속에 들어가 있었던 그 때.

머리에 피가 솟구쳐 결국 멱살을 잡아버리고 말았던 그 때의 일이 다시금 반복될 뻔 했지만,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이전과 다른 점은, 미츠하가 곁에 있다는 것.

움직이려는 내 손을 막는 미츠하의 손.

 

「허락해줘서 고마워. 가자, 타키 군.」

「미츠하, 그래도.」

「괜찮으니까 가자.」

 

주춤거리는 날 재촉하는 미츠하.

결국 난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이 두 사람 사이엔 너무나도 깊은 골이 패여 있다는 것을.

간단한 계기로 개선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걸 알아버렸기에, 미츠하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라.」

「응.」

 

아버지와 딸 사이의, 지극히 간단한 대화.

그리고 닫히는 문.

허가를 받았는데도, 도저히 허가를 받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 뒤로 미츠하의 아버님을 만나 뵙지는 않았지만, 미츠하의 말에 따르자면 이후로도 변화는 없었던 것 같다.

아버님의 진의를 알 수 없다.

아마 이건 앞으로도 계속될 문제겠지.

그리고, 언젠가 마주쳐야 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그 때, 미츠하는 분명 괴로워하겠지.

그러니까 곁에 있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을지라도, 미츠하를 지탱해 주어야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니까.

 

마지막 포장을 뜯은 건, 슬슬 날이 저물어갈 무렵.

아까 받은 미츠하로부터의 문자에 따르자면 앞으로 1시간 남짓이면 도착인 모양이다.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여러 가지 일이 있겠지.

하지만 일단 그건 제쳐두자.

여기까지 어떻게 도달했던 간에, 오늘부터는 미츠하와 함께 살 수 있으니까.

지금은 솔직하게 기뻐하고 싶다.

 

새로운 생활의 시작이다.

 

 

 

 

 

[각주]

¹⁾ 2+Dining kitchen, 주방이 딸린 투룸.

²⁾ 1+Living room+Dining kitchen, 거실과 주방이 딸린 원룸.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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