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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너의 이름은.」단편입니다.
- 응석부리고 싶어
어제 올린 작품 역시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변변치 못한 문장입니다만, 조금이라도 좋은 작품을 쓰려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응석부리는 미츠하 이야기입니다. 미츠하귀여워요미츠하
맞닿고 싶어, 붙어있고 싶어, 다가가고 싶어.
슬슬 추위가 실감되는 계절, 오늘 이 즈음.
평소에도 느끼고 있던 이런 마음이 더욱 커져만 가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시선 끝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또렷한 이목구비, 말랐지만 제대로 근육 역시 붙어있는 몸.
날 불러줄 때의 달콤한 목소리.
그 팔로 지금 날 안아주었으면 한다.
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한다.
그의 모든 것이 날 안아주었으면 한다.
미츠하는 어떻든, 지금 당장 타키에게 응석부리고 싶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평일 도중에 드문드문 끼어있는 공휴일.
이른바 휴일이지만, 둘 다 딱히 가고 싶은 곳이라든지 하고 싶은 일은 없었기에, 미츠하의 집에서 한가로이 보내고 있다.
물론 둘이 집에서 지내는 게 처음은 아니고, 이전에도 몇 번 이런 적은 있었다.
서로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내는 그런 시간.
그럼 혼자 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타키 군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뻐.
한 번 알아버린 행복이기에 놓칠 수가 없어.
―팔락.
책을 넘기는 소리가 방에 울려 퍼진다.
오늘, 타키 군은 내 방에 와선 쭈욱 독서 모드다.
평소엔 천천히 읽을 시간이 없는 탓이려나, 이런 시간엔 대체로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미츠하 씨 여기 있어요―”
마음속으로 타키 군을 불러보지만 물론 대답은 없다.
독서 중인 타키 군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평상시의 미소짓는 얼굴과는 달리, 진지하게 글을 읽는 그 표정에 빠져버릴 때도 가끔 있다.
하지만 오늘은 그걸로는 만족 못 하겠어.
맞닿고 싶어, 붙어있고 싶어, 응석부리고 싶어.
어째서 이렇게까지 욕구불만이 된 건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런 생각밖에 들질 않는다.
「타키 군?」
「응―」
「책, 재밌어?」
「볼만하네.」
「어느 정도 남았어?」
「이제 절반 정도.」
타키 군이 저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약 2시간.
지금까지 절반을 읽었으니까, 앞으로 2시간 더.
이 마음을 품은 채 앞으로 2시간…
“우우…”
타키 군의 독서를 방해하려는 건 물론 아니지만.
아니, 평소엔 절대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지만.
그치만 오늘은 못 참겠어.
앞으로 2시간 더라니, 절대 못 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그건 안 돼.
“작전을 생각해봐야지.”
어떻게든 책에게 뺏겨버린 연인을 탈환해 보는 거야.
그리고 마음껏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응석부리고, 키스하고, 그다음엔…
생각이 폭주해버렸다.
뺨이 아까보다도 달아올라버린 것 같지만, 지금은 이럼 안 돼.
알몸이 된 타키 군 같은 거 상상 안 해.
…안 돼. 오늘은 나 어떻게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더욱 뜨거워져만 가는 내 얼굴에 손을 대 본다.
힘내 미츠하!!
여기서 단념하면 미야미즈 무녀의 불명예야!!
왠지 해선 안 될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도 같지만 이젠 멈출 수가 없다.
어떻게든 타키 군에게 응석부릴 시간을 얻어내고 싶어.
―작전 1
타키 군이 읽고 있는 책을 빼앗아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아. 오히려 역효과 아닐까.
내가 집중한 채 읽고 있던 책을 갑자기 뺏어간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기분 좋을 것 같진 않아.
무엇보다 난 그러고 싶지 않아.
이 작전은 각하.
―작전 2
먹을 걸 줘본다.
조금은 그럴듯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타키 군은 무언가에 집중할 땐 그게 끝날 때까지 밥도 제대로 안 먹는 곤란한 사람이야.
일전에, 마감 직전일 때도 아침부터 밤까지 꼬박 새더니, 몇 번이고 밥 먹으라고 했는데도 안 들어줬잖아.
그치만 그 때 일에 몰두하던 타키 군의 표정이 너무 멋지고 눈부셔서
그것만으로도 밥 세 그릇은 거뜬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또 이상한 생각 해버렸다. 게다가 이건 완전 변태 같잖아.
타키 군에게 이러쿵저러쿵 말할 자격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도 비슷한 점이라고 하면 괜찮은 걸지도…
아, 아무튼 작전 2도 각하야.
―작전 3
뒤에서 껴안아본다.
…부끄러워.
너무 부끄러워. 하, 하지만 이건 어쩌면 괜찮을지도.
내 생각뿐만이 아니라, 타키 군은 내가 스킨십 해주면 엄청 기뻐해 주니까.
아마도 평소엔 부끄러운 탓에 해주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이거라면 타키 군이 신경써줄지도 몰라.
게다가 나도 붙어있고 싶으니까 일석이조.
“좋아.”
마음속으로 기합을 넣는다.
실은 너무 부끄럽지만 어쩔 수가 없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타키 군이 이쪽 봐주지 않는걸.
맞아, 애초에 타키 군이 잘못한 거야.
난 이렇게 응석부리고 싶은데, 왜 눈치채주지 않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얼굴을 든다.
날 보고 있던 타키 군과 정면으로 마주쳐버렸다.
일단 얼굴을 감추었다.
어, 어라? 왜 이쪽 보고 있는 거야?
아까까지 책 보고 있었던 거 아냐?
조심스레 조심스레 다시 한 번 얼굴을 들었다.
역시 이쪽을 보고 있는 타키 군과 다시 시선이 마주쳤다.
멋져…
아냐아냐이게아니잖아!? 왜 이쪽 보고 있는 거야!?
「미츠하가 갑자기 중얼거리기 시작하더니 표정이 계속 바뀌길래 말야. 재밌어서.」
나, 나 목소리 내고 있었던 거야!?
만약 그럼 너무 부끄러운데…
게다가 타키 군이 듣고 있었던 것 같다.
당장 굴을 파서 숨고 싶다.
그 굴속에서 겨울이 끝날 때까지 모든 걸 잊고 겨울잠이라도 자버리고 싶다.
「겨울잠은 곤란한데.」
그러더니 갑자기 내게 다가와선 안아준다.
타키 군 냄새다.
「미츠하가 굴에 들어가 버리면 이렇게 안아줄 수가 없잖아.」
지금 그런 말 하면 반칙이잖아.
부끄러워서 어떻게 되어버릴 것만 같았던 마음은 어디로 간 건지,
조금 전까지 응석부리고 싶었던 충동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는 것만 같다.
「타키 군…」
안긴 채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어째서 이렇게 안심되는 걸까. 계속 이러고 있고 싶어.
「한껏 응석부려도 상관없다구.
나한테 응석부릴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미츠하밖에 없으니까.」
아무래도 내 혼잣말을 전부 들어버린 것 같다.
그치만 그걸 듣고도 날 받아들여주는 타키 군이 너무 사랑스러워.
「타키 군, 사랑해.」
내 마음을 모두 담아 입을 맞춘다.
평소엔 절대 하지 않을 내 행동에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달콤한 미소를 보내준다.
이 미소가 보고 싶었어.
「미츠하…」
이 목소리를 듣고 싶었어.
이제 아무 생각도 못 하겠어. 생각할 필요도 없어.
타키 군이 해주는 키스에 몸을 맡기며, 드디어 마음이 채워졌다.
다음엔 더 솔직하게 응석부려야지.
그래도 타키 군은 꼭 받아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