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시리즈입니다.
- 꿈의 나라와 또렷한 행복
타키와 미츠하가 공강일에 모 꿈의 나라로 데이트하러 가는 이야기.
그 재해가 일어나지 않고, 어째서인지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재회하는 이야기.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시리즈의 10화입니다.
이번편은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로, 뭐 예상대로의 전개가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모 꿈의 나라에 가본지 오래되어 작중 묘사가 어색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사실 그대로 묘사하는 것도 재미없을지도요.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드디어 제목에 ‘마을’이라는 단어를 넣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장편연재가 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급적 제목선정에도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원작자로부터, 한국에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170130)
(역주 : 「이제부터 두 사람이 살아갈 거리」감상댓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이만큼이나 저의 이차창작 소설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거북이 걸음마냥 느린 두 사람이지만, 애프터 (주 : 다른 핫산이 하고 있는 애프터 시리즈를 의미) 와 비교하여
혜성이 떨어진다는 극적인 이야기가 없는 만큼,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조금은 낮다는 생각으로 쓰고 있습니다.
두 사람 나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쓰고 있어요.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꿈의 나라. 그건 판타지에나 등장할 법한 단어지만, 기실 일본에서 그렇게 지칭하는 장소는 딱 한 군데 뿐이다.
하루로는 도저히 다 타볼 수 없는 수많은 놀이기구들, 거대한 곤돌라를 사용하는 퍼레이드,
이국적 정서가 스며있는 건물들엔 이런저런 음식점과 토산물 가게들이 들어서 있어,
하나하나 언급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늘어서 있다.
그런 꿈의 나라에서 미츠하는―
「타키 군. 다음엔 저거 타자.」
타키의 손을 맞잡으며, 마치 어린아이처럼 뛰어다니고 있었다.
「알겠어 알겠어. 으―음, 줄은 저쪽인가.」
미츠하의 발걸음이 빨라져가며 타키와 함께 줄을 선다. 개장시간에 맞춰 들어와선 이미 세 시간 가까이 지났다.
평소라면 이만큼이나 걸었다면 조금은 지칠 법도 한데, 미츠하에겐 지친 기색은 없고 오히려 점점 기운이 넘치는 듯했다.
「줄이 길긴 하지만, 30분 정도면 입장할 수 있으려나.」
「아―, 확실히 여긴 회전률이 빠르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어.」
「그렇구나, 다행이다. 아아― 퍼레이드도 재밌을 것 같아......」
퍼레이드가 시작할 때까진 아직 시간이 있다.
하지만 얼른 가서 자리를 확보하지 않으면 앞자리에서 볼 수가 없기에, 미리 광장에 나가있자며 의논해 둔 두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다행이야. 사실 나도 퍼레이드 제대로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네.」
「어, 그랬어?」
「남자들끼리 오면 어째선지 말야. 밥먹고 놀이기구 타는게 우선이 되어버리니까.」
「아깝다는 느낌도 들지만...... 아무래도 역시 그러려나.」
어쩐지 상상되네. 확실히 남자들이라면 눈부신 퍼레이드보단 격렬한 놀이기구 쪽이 더 취향일 것 같아.
물론 여자들이라고 해서 놀이기구를 좋아하지 않는건 전혀 아니지만.
「하지만 역시 굉장하네. 여긴 그냥 줄서는 통로인데도 이렇게 멋지잖아.」
중얼거리며 왠지 주위에 시선을 돌려보는 미츠하.
미츠하와 타키가 줄서있는 곳은 한 건물 안으로, 미츠하의 느낌엔 나름대로 구석진 곳이다.
오래된 맨션이라는 설정이지만, 인테리어는 중세시대라는 느낌이려나.
희미한 조명과 더불어, 어쩐지 다른 나라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까지 무심코 들어버리는 곳이다.
「어디든 이런식이니까 말야. 비상구도 위화감 없이 녹아들어있고.」
「그 비상구도 벽 장식 같은걸로 되어있고 말야. 그러고보니 생각난건데, 만약의 경우에 대피유도라든지는 제대로 한다는거 사실이려나?」
「아―, 그런 소문도 있었지. 어떨려나...... 하지만 실제로 물어보는건 참아줘.」
하하, 웃는 타키에게 미소지으며 끄덕이는 미츠하.
신경쓰이긴 하지만, 타키와의 즐거운 시간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확인해보고 싶진 않다.
「하지만 마법사 씨를 보고 있으면 혹시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 정말 마법사마냥 정중한걸.」
「가게 사람들도 그렇고, 심지어 청소하시는 분들까지 제대로 연기하고 있으니까. 직원 연수 엄청 힘들었다는 뒷얘기도 있지만......」
「아, 타키 군 너무 현실적이야―」
연수같은 현실적인 단어를 입에 올려버린 타키를 원망스런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미츠하.
「그런건, 사실이라도 말하면 안 되는거야.」
「그게 뭐야. 그럼 미츠하라면 어떻게 말할거야?」
「으―음...... 마법사 씨도 여기가 좋으니까 머무는거야― 라든지. 다음엔...... 그, 꿈의 나라의 마법...... 같은 얘기?」
물론 진심으로 말하고 있을 리는 없지만, 새삼 자기 입으로 말하려니 부끄러운 모양인지 미츠하는 시선을 살짝 피한다.
희미한 조명 덕분인지 타키는 미츠하의 표정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듯하지만, 역시 약간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그게 조금은 화나지만, 얼굴이 빨개진 걸 눈치채지 못한건 뭐 다행이야.
「네가 부끄러워하면 어쩌잔거야.」
「저기, 그...... 역시 직접 말하려니 부끄러워서. 아, 대기줄 움직인다.」
「어, 그러네.」
이야기에 열중하던 사이에 줄이 움직여선, 뒤돌아보며 타키를 재촉한다.
갑작스레 한번에 줄이 움직이는건 왜일까. 미츠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안쪽부터 순서대로 앉아주세요―」
마법사가 말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미츠하는 앞을 바라본다.
「오, 슬슬 입장인가.」
「저기, 일단 방에 들어가는거야?」
미츠하의 기억엔, 여기도 일단은 탑승하는 식이었던 것 같다. 최소한 미리 읽어본 가이드북엔 그렇게 쓰여 있었다.
「응, 일단은 방에 들어가서...... 아니, 직접 눈으로 보는게 재밌지 않을까.」
「으―음, 신경쓰이긴 하지만...... 그럴게.」
타키의 말이 맞다며 수긍하는 미츠하.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다시금 문이 열려서 안으로 들어가자,
생각보다 넓은 안쪽 공간이 나온다. 미츠하는 타키와 떨어지지 않게끔 손을 맞잡고 걸어간다.
천장을 보자 무언가 남자를 그려놓은 듯한 그림이 눈에 들어와서, 저게 뭘까 싶어 보고 있자니―
「앗, 시작한거야?」
문이 열림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음악과 함께 액자에 비치는 남자의 그림이 노인이 되더니, 이윽고 해골의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저거, 영상이려나?」
역시 이정도는 무섭지 않다며 미츠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타키에게 묻는다.
미묘하게 반짝이고 있어서 아마 영상이었다곤 생각하지만, 질감은 정말 그림처럼 보였기에 신기했다.
「뭐 그렇겠지. 어떻게 비추고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그렇구나, 대단하다.」
그런 태평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이번에는 왔던 방향과 다른 쪽 문이 열리고, 여자 마법사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다시 다른 방으로 들어가는 모양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들과 함께 미츠하와 타키도 방으로 들어간다.
「또 그림이 있어. 이번엔......」
뭘까 싶어 바라보는 시선에, 아까전에 들려온 목소리가 다시 들려와서 미츠하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이 이상한 낌새를 제군들도 느낀 것인가.』
인파 속에서도 확실히 들려오는 목소리에―
「앗, 그림이 늘어나고 있어......?」
눈의 착각이겠지만, 천장이 점점 멀어지면서 액자가 뻗어나간다. 확실히 액자는 영상이 아닌 모양이라,
액자에 들어있는 그림마저 커져간다. 멀어지고 있다기보단 억지로 잡아당겨지고 있는 듯한 광경을 미츠하는 무심코 주시하고 있었다.
「타, 타키 군. 이거 어떻게 된거야?」
「이건 음...... 아―, 어떻게 된거지? 이거.」
신기하네―, 정말 자기도 모르겠다는 듯 중얼거리는 타키. 하지만 이전에 와본 적이 있기 때문인지 반응은 침착하다.
「타키 군도 모르는구나...... 신기하네.」
잠시 후 여자의 비명과 함께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았지만, 문 밖은 아까까지의 통로가 아니다.
과연, 엘리베이터였던걸까. 짐작해보는 미츠하는―
「미츠하, 가보자구.」
「으, 응.」
타키의 손에 이끌려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인파를 따라가다보니 장난감 차가 잔뜩 있다.
「아, 발 밑 조심해. 조금씩이지만 움직이고 있으니까.」
「정말이네. 이제 차례로 타는거야?」
「응. 이건 뭐, 자연스럽게 타기 위해 고안된 구조겠지.」
타키의 말처럼,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장난감 차들은 감속 없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사람들이 장난감 차를 척척 타고 실려가는 모습은 뭐랄까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같은 느낌이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차례를 기다리다 이윽고 장난감 차로 향한다.
「발밑을 주의하며 탑승해 주세요.」
「네. 그럼 미츠하, 먼저 타.」
「응, 고마워.」
자연스럽게 미츠하가 앞에 타고 타키가 뒤에 붙어서 탄다.
유령의 목소리와 함께 안전장치가 천천히 내려온다. 꽤나 느슨한 지점에서 멈춘 레버는 아마 떨어지지 않기 위한 조처 같지만,
뭐랄까 미묘하게 친절한 유령이네. 무섭다기보단 인자하다.
「후훗, 왠지 귀여운 유령이야.」
「어, 그런가?」
「왠지 친절하잖아.」
이동하는 장난감 차 안에서, 이상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초상화나 홀로 연주되고 있는 피아노를 본다.
조명이 어두운 탓도 있겠지만, 역시 굉장하다며 바라보고 있던 미츠하는―
「힉, 거미!?」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큰 거미에 깜짝 놀랐다.
「하하, 장난감이잖아. 유령 쪽이 아니라 그쪽이 무서운거냐.」
「하, 하지만 거미 싫어하는걸...... 하아, 하지만 정말 잘 만들었네. 저건 정말 진짜 같아.」
수정에 미치는 목뿐인 머리라든지, 정말 진짜처럼 보인다. 소도구 역시 퀄리티가 높은 것 뿐이라, 가능하다면 걸으면서 만져보고 싶기도 하다.
「아, 그건 영상...... 은 아닌 것 같네. 무도회인가?」
「응, 이거 유명한 트릭이래. 거울로 이렇게 한다는 것...... 같던데.」
「헤에...... 정말 유령이 춤추고 있는 것 같네.」
솔직히 감탄한다. 미츠하 역시 어린 나이라면 무서웠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이젠 대학생이라 무서워할 정도는 아니다.
무도회를 빠져나온 곳에선 마치 유령이 이래도 안 무섭냐는 듯이 소란을 피우고 있고, 이제 슬슬 끝이란 걸 느끼는 미츠하였다.
마지막으로 익살스런 히치하이커 귀신이 거울에 비추어져있는 이상한 광경을 보고 있자니, 마법사의 목소리와 함께 출구가 밝아진다.
「아, 이제 끝이구나.」
「자.」
「고마워.」
자연스럽게 손을 내미는 타키에게 인사하며, 다시금 움직이는 발판에 올라선다.
「음―, 재밌었어. 아, 퍼레이드 광장에 맞춰가야 되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그러네. 모처럼이니까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이제 막 정오를 넘긴 시각이라, 폐장시각까진 한참 남아있다.
이번에도 맘껏 즐기자며, 미츠하는 타키의 손을 잡고 흔들고 있었다.
「어쩐지 순식간이었다는 느낌이야.」
창 밖으로 보이는, 형형색색 불빛이 비추어진 유원지를 바라보며 미츠하는 중얼거린다.
「뭐 마음껏 놀았으니까...... 하지만 아직 기념품도 살 거고 불꽃놀이도 볼 거니까, 아직 끝난건 아니라구.」
「그건 그렇지만, 놀이기구는 이제 못 타는데다 퍼레이드도 끝나버렸는걸.」
개최된 퍼레이드도 모두 봤고, 타고 싶었던 놀이기구도 거의 다 타보았다.
이만큼이나 마음껏 놀아본 건 난생 처음이라, 오늘만큼이나 충실한 날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오늘이 끝나버리는 것에 조금은 쓸쓸해진다.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근데 너 정말 체력 좋구나...... 난 이미 다리가 뻣뻣한걸.」
「나도 역시 지치긴 했지만, 즐거웠으니까 괜찮아. 아, 하지만 내일은 근육통에 시달릴지도 모르겠네.」
놀이기구를 타거나 식사를 하거나, 혹은 퍼레이드를 보는 시간 이외에는 쭉 걸어다녔다.
아무리 시골의 험한 길에 익숙한 미츠하라지만 역시 힘든 하루다.
「나도야. 아― 그러네. 돌아가면 서로 안마라도 해주자. 종아리라든지 말야.」
「아, 그거 좋을거 같아. 내일 둘 다 못움직인다거나 하면 큰일이니까. 하지만 안마라......」
본가에서 지내던 시절엔 할머니 어깨를 두드려드리곤 했지만, 제대로 안마를 해본 적은 없다.
다리의 근육통엔 목욕을 하는게 좋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순간 엉뚱한 방향으로 상상해버리고 말아,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멈춘다.
「하, 하지만 그건 조금....... 응, 돌아가면 안마해보자. 그래서...... 어떻게 할까?」
「아―, 슬슬 갈까. 좋은 자리 잡아두는게 좋을테니까 말야.」
「으응.」
어색함을 눈치채주는게 기뻐서, 자기도 모르게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미츠하.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살짝 차가워진 밤바람에 꽤 많이 자란 미츠하의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정도지만, 타키와 맞잡은 손은 여전히 따뜻하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딱 좋은 온도 속에 미츠하와 타키는 불꽃놀이를 보기 좋을 듯한 광장 자리로 걸어간다.
「으―음, 벌써 자리 꽤나 차있구나......」
「그러네. 저기 한 사람 앉을 자리라면 있지만...... 그러네.」
「?」
고개를 갸웃거리는 미츠하. 옆에 앉아있는 커플에게 옆에 앉아도 되겠냐며 양해를 구하는 타키.
승낙을 얻자, 짐을 발밑에 놓고 자리에 앉더니―
「자, 여기야.」
자기 무릎을 팡팡 치며 거기에 앉아달라는 듯 재촉하며 웃는다.
「타, 타키 군!? 그, 그건 좀 역시......」
「자리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집에서는 자주 그러면서.」
「그, 그건 집이니까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하아, 뭐 타키 군이 괜찮다고 얘기해준다면......」
고집을 부린들 어차피 빈 자리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주위를 보면 커플들은 다들 붙어있으니까. 뭐 괜찮겠지.
타이르며 어떻게든 스스로를 납득시킨 미츠하가 조심스레 타키의 무릎에 앉는다.
「우우...... 어쩐지 다들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
「기분 탓이야. 어차피 불꽃놀이 시작하면 다들 하늘만 볼거야.」
「으―음, 확실히 그럴 것 같지만.」
그래도 역시 지금은 신경쓰이는 느낌이지만.
어차피 불꽃놀이가 시작하려면 조금 시간이 남아있어서, 미츠하는 살짝 옆으로 앉으며 타키에게 고개를 돌린다.
「저기, 타키 군. 그...... 무거워?」
「아―...... 조금은.」
「아, 이럴 땐 거짓말로라도 안 무겁다고 하는거라구.」
「아하하, 미안해 미안해. 하지만 힘든 정도는 아냐. 진짜로.」
숨죽이며 즐거운 듯 웃는 타키. 사람을 괴롭히는게 그렇게 재밌을까 싶어 분개하는 미츠하.
뭐 하지만 하나도 안 무겁다는 것보단 솔직한 거려나. 한숨을 쉬며 납득한다.
「하아...... 그럼 괜찮지만. 오늘은 정말 즐거웠어. 또 오고 싶다......」
「그럼 또 오자. 타고 싶었던 놀이기구 중에 몇 개는 못 탔잖아.」
「응. 그러네...... 아, 하지만 타키 군은 괜찮아?」
「응? 뭐가?」
뭘 말하는 걸까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타키. 조금은 미안해진 기분의 미츠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그게, 타키 군은 여기 몇 번이나 온거잖아? 더구나 유원지 애니메이션 같은걸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그래서 혹시 지루하진 않았을까 해서.」
조금 신경쓰고 있었던 부분이다. 오늘은 너무도 즐거워서, 타키는 이미 몇 번이고 와본 곳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마음껏 뛰어놀았다.
그래서 다음에 또 데려와달라는건 역시 좀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지루하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음, 그러네. 확실히 여러 번 와보긴 했지만,
그건 츠카사라든지 학교 친구들이랑 왔던거니까. 미츠하와 온 거랑은 달라.」
조금 당황스러운 듯, 부끄러워하며 타키가 이야기해준다.
조금은 안심하면서도, 뒷부분도 듣고 싶은 미츠하가 대답을 재촉한다.
「그런거야?」
「응. 완전 달라. 일단 돌아다니는 장소부터 달라. 아―, 게다가 말야.
미츠하가 마음껏 즐거워하잖아. 그것만으로도 기쁘달까. 여기 와서 잘됐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말야.」
「그, 그렇......구나. 저기...... 에헤헤, 미안해. 갑자기 말이 잘 나오질 않아.」
왠지 갑자기 뜨거워져버린 뺨을 살짝 두드리는 미츠하는 당황스러워하며 할 말을 찾는다.
「나, 나도 타키 군이 즐거워 보여서 기뻤어......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만약 즐거웠다면 또 함께 와주지 않을래......?」
「물론. 역시 미츠하랑 함께 오는게 좋아, 난. 더구나 오늘은 나도 정말 즐거웠고 말야.」
「그렇구나...... 다행이다. 혹시 나만 즐거웠던건 아닐까...... 싶어서.」
「아, 시작하는 모양이야.」
저편에서 들려오는 마스코트 캐릭터의 목소리에 미츠하가 돌아보자, 마치 밤하늘에 큼지막한 꽃이 핀 것마냥 불꽃이 퍼져나간다.
하트 모양을 한 것도 있고, 퍼져나가며 떨어져선 여운을 남기는 별 같은 것도 있다.
「와아...... 이쁘다......」
「대단하네, 역시.」
등 너머에서 들리는 타키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미츠하는 밤하늘에 홀려있다.
단 몇분간의 불꽃놀이 끝에, 절정을 알리는 커다란 불꽃이 잇달아 퍼져나간다.
분명 지금 이 순간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거야. 그러니까―
「저기, 타키 군.」
「응? 무슨 일...... 앗 너」
마지막 불꽃이 사라지는 순간 뒤돌아본 미츠하는, 놀라는 타키의 입술을 훔치고선 곧바로 일어섰다.
「너, 너, 갑자기.」
「후후, 놀랐어? 그, 지금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서...... 저기, 안 돼?」
주위를 보니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불꽃놀이가 끝나자 모두들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아, 안되는건 아니지만...... 갑자기 그러는건 비겁하잖아. 정말......」
불평하며 일어서는 타키지만, 부끄러움을 숨기려는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투덜거리면서도 손을 내미는 그 모습을 봐선 틀림없겠지.
「자, 기념품 사서 돌아갈까?」
「응. 이것저것 봤으니까.」
내밀어준 손을 잡으며 숨김없이 기뻐하는 미츠하. 몇 번이고 맞잡은 타키의 손이지만, 몇 번을 잡아도 행복하다.
그건 꿈의 나라의 마법도 그 무엇도 아닌, 또렷이 이 곳에 존재하는 행복.
꿈만 같은 현실의 시간을 그 손으로 느끼며, 본가에 뭘 사다주면 기뻐할까 고민하는 미츠하였다.
[각주]
작중 나오는 '꿈의 나라'는 도쿄 디즈니랜드를 의미한다.
아래 30초짜리 광고를 참고.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