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행복 가득한 성탄절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너의 이름은。~if~」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행복 가득한 성탄절

「너의 이름은。」타키와 미츠하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이야기.

「너의 이름은。」두 사람의 재회가 좀 더 빨랐다면의 if시리즈, 5화입니다.

미츠하와 요츠하가 타키네 옆집에 이사온 지 8개월 지난 어느 크리스마스 날의 이야기.

단편형식이기에, 시리즈로서 읽지 않으셔도 문제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연상의 누님 미츠하 씨를 써보았더니, 그나마 남아있던 타키의 이케맨 느낌마저 함락당해버렸어요.

 

 

 

 

- 원작자로부터, 한국에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170206)

(역주 : 전편인 「가을축제를 너와 함께」의 질문댓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유카타에 대해선 솔직히 깊게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확실히 이상하네요. 적어도 비슷한 유카타라고 해뒀으면 좋았을텐데......

 

머리길이는 혜성이 떨어진 날로부터 3년 정도 지났으니까, 이전과 비슷한 길이가 아닐까 하는 이미지에요.

스파클 뮤비에 나온 대학생 미츠하는 대학교 2학년 쯔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의 미츠하의 머리길이는 스파클 뮤비의 미츠하와 비슷하다는 이미지에요.

 

제 경우엔 일단 취미로 하고 있는 것이라, 직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크리스마스, 일본에서 이날은 본래의 종교적 의미를 떠나, 연인과 함께 보내는 날을 의미한다.

「으음, 그 문법은 이쪽이랑 연결되는거야......」

「음......아아, 그러네. 그럼 여기가 이렇게 되어서......」

「응응, 정답이야.」

하지만 동시에, 수험생들에겐 센터시험을 앞둔 마지막 준비기간이기도 하다.

불행 중 다행인지 24일과 25일은 휴일이고, 학원도 쉰다.

「좋아. 미츠하 선생님께 배우니 정말 이해하기 쉬운 것 같네.」

「차암― 무슨 얘기 하는거야. 봐봐, 다음 문제도 틀렸지?」

그 날을 위해 두 사람은 언제나처럼 방에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수학은 역시 가르치기 어렵지만, 현대문학과 고전문학은 자신있는 과목이라 가르쳐줄 수 있다.

「아, 미안해. 어디가 틀렸는지 잘 모르겠어......」

「정말 어쩔 수 없네. 그러니까 말야, 타키 군은 일단 문법부터 익히는 편이......」

타키의 비스듬한 뒤편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만다.

공부에 집중하는 타키의 옆모습을 보는 것이 요즈음 미츠하의 즐거움이다.

「저기 미츠하...... 뭐야, 얼굴 빤히 쳐다보고.」

「그게, 진지하게 공부하는 타키 군이 멋있어 보여서 그만.」

「......으, 응.」

얼굴을 붉히는 타키. 덧붙여 미츠하 역시 얼굴이 빨개져서, 지근거리에서 잠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아, 그게...... 참, 여기. 여기 문제 말인데......」

「앗, 응. 으음, 여기 말이지.」

두 사람은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든 뿌리치며 새빨개진 얼굴로 다시 공부한다.

방금 푼 문제의 재검토도 끝났고, 몇 분간 휴식하던 타키가 책상 위에 이번엔 빨간 책을 꺼낸다.

「좋아, 이번엔 기출문제 풀어볼까.」 

「힘내. 그럼...... 시―작!」

미츠하의 신호와 함께 묵묵히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하는 타키를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살며시 방에서 나가는 미츠하.

준비할 것들도 있고, 예의 그 물건을 받으러 가기에도 딱 좋은 시간이다.

「흥흥흐흐~응♪」

기분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코트를 입고 방을 나선다. 새하얀 숨을 내뱉으며 근처에 있는 유명한 제과점으로 향한다.

데이트할 시간은 없었지만, 적어도 타키 몰래 예약은 해둔 미츠하였다.

「타키 군 기뻐해 줄까......」

미츠하 정도는 아니지만, 타키 역시 달달한 걸 싫어하진 않는다. 생크림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도 미리 알아두었다.

아침부터 줄서서 예약하느라 힘들었던 만큼, 타키가 기뻐해주었으면 한다.

「아, 실례합니다. 예약했던 케이크 받으러 왔는데요.」

「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붐비는 가게를 곁눈질하며 점원에게 말을 걸었다. 테이크아웃 창구가 밖에 있었던 덕분에 편하게 받을 수 있었다.

고조되는 기대로 가슴이 뛴다. 일단 자기 집으로 돌아가 케이크를 냉장고에 넣어둔다.

덧붙여 요츠하는 학교 친구들과 놀러가서, 오늘 저녁도 거기서 먹고 오는 모양이다.

언니와는 달리 붙임성이 좋아 학교 친구가 꽤 많은 모양이다. 조금은 부럽다.

그런걸 생각하며 요리 준비도 끝내두고 타키의 방으로 돌아가니, 타키는 미츠하가 들어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집중하고 있다.

방해하고 싶지 않은 미츠하는 침대에 누워 타키의 등을 바라본다.

진지하게 무언가에 몰두하는 모습이 역시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와주고 싶고, 함께 노력하고 싶다.

더구나 원래 지망하던 대학보다 커트라인을 올려선, 미츠하가 다니고 있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주고 있다.

그런 타키가 사랑스러워선 꼭 껴안아주고 싶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타키는 실제 시험마냥, 휴식시간까지 동일하게 설정한 채 문제를 풀고 있다.

그래서 타키가 쉬는 시간 이외엔 미츠하 역시 과제를 해두고 요리도 해두기로 했다.

「네, 시험 끝― 답안지를 내려놓아 주세요.¹⁾」

「후우― 피곤하네―」

미츠하의 목소리를 들은 타키가 크게 한숨을 내쉰다.

「고생했어.」

「아니 정말...... 실제로 시험을 보면 이렇게 되는걸까......」

기출 문제를 모두 푼 타키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누워있는 미츠하에게 뛰어든다.

이미 하루가 저물어버린 시각이라, 타키가 이만큼 지쳐버린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네, 수고했어요―」

「아아― 어려워―」

너무 지쳐버린 탓인지 평상시의 멋진 타키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허점투성이다.

하지만 그런 타키도 귀여워선, 미츠하는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타키의 삐죽삐죽한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한다.

「잠깐, 미츠하 이건 역시 부끄러운데.」

「내가 쓰다듬어주고 싶은걸―. 더구나 지금쯤은 응석부려도 되잖아?」

미츠하의 손을 걷어내려는 타키였지만, 미츠하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마지못해 침대에 얼굴을 묻고 저항을 그만두는 타키.

「후후, 타키 군 머리 뾰족해.」

「미츠하 손은 따뜻하네.」

잘했어잘했어― 타키의 머리를 쓰다듬는 미츠하와, 마지못해 그걸 받아들이는 타키.

어느 쪽이 응석부리고 있는건지 잘 모를 상황이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마음이 채워져가는 걸 느낀다.

「공부는 참 힘든 일인 것 같아― 하지만 타키 군이라면 분명히 괜찮을거야.」

「으음, 그러려나......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성실하게 공부해둘걸 그랬어.」

타키가 공부를 못 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건축물 탐방이 취미였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하는 시간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난 지금 타키 군 공부하는걸 도와줄 수 있어서 기쁜걸?」

미츠하가 가벼이 고개를 흔든다. 이불 속에서 한쪽 눈으로 그걸 보던 타키가, 몸을 뒤집더니 위를 바라본다.

「......영차.」

「앗」

타키가 침대의 반동으로 몸을 일으킨다. 좀 더 타키 군 머릴 쓰다듬고 싶었는데. 미츠하가 약간은 아쉬운 눈빛으로 타키를 바라본다.

「칫― 조금만 더 쓰다듬고 싶었는데.」

「아냐아냐, 언제까지 쉬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

일어선 타키와 함께 미츠하도 일어선다.

「하아...... 뭐 어쩔 수 없으려나.」

「너무 아쉬워하지 마. 아, 그럼 다음에 무릎베개 하게 해주면 쓰다듬게 해줄게.」

「무릎베개!?」

불초 미야미즈 미츠하.²⁾ 여태껏 무릎베개를 해본 적은 당연히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끄러운걸.

「그, 그건 아무래도 너무 부끄러워 안 돼!! 쓰다듬는 건...... 으음, 일단은 참아볼게.」

「그런가...... 그럼 뭐 어쩔 수 없네...... 자, 슬슬 해볼까―」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를 나누며, 일단 공부로 돌아가는 타키.

미츠하는 조금은 개운치 않은 기분이지만, 일단 마음을 눌러두곤 일어선다.

「아아― 맞은편에서 기다려줘.」

책상에 마주앉은 두 사람이 답안지와 문제지를 비교해 본다.

문제지에 줄이 그일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타키에게 살짝 웃으며, 대강 채점을 끝낸 미츠하가 기도하고 있는 타키에게 말한다.

「마지막 과목은...... 93점! 점수 올랐네 타키 군!!」

「좋아!! 이정도면 올해 기준으론 충분히 합격점이야!!」

작년 기준이긴 하지만, 분명히 합격점은 넘어섰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지만, 현 시점에 이정도라면 합격도 충분히 사정권이라고 생각한다.

 

 

「응응, 타키 군이라면 해낼거라고 믿고 있었어 난.」

「후우...... 머리 썼더니 배고프네......」

「후후, 그럴 거라 생각했어.」

미츠하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일어서더니 부엌으로 향한다. 살짝 데우기만 하면 되게끔 요리를 준비해두었다.

「정말이냐...... 눈치 빠른 정도가 아니잖아 이거......」

「뭐 이정도쯤이야. 자 앉아 앉아― 금방 데워올게.」

타키를 거실 의자에 앉히곤 보리차를 건네준 채 부엌으로 향하는 미츠하.

온기가 조금 남아있는 냄비를 데우며 오븐 안을 본다.

「오늘의 메뉴는 뭐야?」

「으음, 볼 때 까진 비밀......이야?」

「그게 뭐야.」

모처럼이니까, 타키의 놀라는 얼굴이 보고싶다.

미츠하의 집엔 오븐이 있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이것저것 만들어볼 수 있었다.

아마 미츠하가 양식을 만든다는 건 의외일지도 모르겠다.

「됐다, 타키 군 잠깐 눈 감고 있어줄래?」

「응―? 뭐 상관없긴 한데......」

「눈 뜨면 안돼―」

타키를 믿고 테이블에 요리를 내려놓는 미츠하.

두 사람분의 자그마한 로스트 치킨에 매시드 포테이토 등, 크리스마스 풍의 테이블이 완성된다.

분위기를 북돋아보려 준비한 양초 역시 의외로 나쁘지 않다.

「이제 눈 떠도 돼―」

타키가 살며시 눈을 뜨더니, 놀라운 표정으로 얼굴이 바뀌어간다.

「오오!! 엄청 맛있어보여!!」

「에헤헤. 오늘 크리스마스니까, 힘내봤어.」

「아, 아아 그렇구나. 오늘 크리스마스니까 말야. 그럼 먹어볼까?」

「응, 맛있게 먹어.」

참을 수 없어하는 듯한 타키와 함께 자신작을 먹어본다.

로스트 치킨은...... 음, 노릇노릇한데다 육즙도 잘 배어나온다.

「오오...... 완전 맛있어.」

「정말? 기뻐. 난 양식은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아냐, 이정도 만들 수 있으면 충분해. 치킨도 정말 잘 구웠고. 나보다 나은거 같은데.」

타키는 이탈리안 요리 위주니까 조금은 분야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어떻든 왠지 호승심에 불이 붙어버린 것 같다.

「그럼 다음엔 타키 군이 준비한 요리도 기대해도 되는거야?」

「시험 끝나면 제대로 만들어볼게. 그보다 고마워. 이런 이벤트까지 다 준비해주고.」

「아냐, 타키 군 힘내고 있으니까, 이건 상인거야.」

타키와 이야기하며 콘소메 스프도 먹어본다. 

사전에 연습해둬서인지, 맑은 호박색 스프에 녹아든 야채의 단맛과 더불어 고기맛도 잘 배어있다.

연습해둔 보람이 있다며 미소짓게 되어버린다.

「혹시 이 스프도 직접 만든거야......?」

「응, 오늘은 전부 직접 만들었어.」

「꽤 번거로웠겠는데...... 정말 맛있어.」

「에헤헤, 타키 군 칭찬이 지나쳐―」

이렇게까지 칭찬받으니 너무 기뻐서 빙글거리고 만다.

멈추지 않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어떻게든 진정시키며, 그걸 숨기듯 요리를 먹는 미츠하.

「아참, 디저트도 있으니까 말야. 디저트는 사온거지만.」

「잘됐다. 역시 좀 남을 것 같긴 한데...... 내일 아침에 먹을까?」

「응, 좀 너무 분발해버린걸까.」

자제한다고 자제했지만 어느새 4인분 정도 만들어버렸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하룻밤 정돈 갈 듯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아하하, 미츠하다워. 으음...... 디저트도 있으니까 이 정도만 먹을까......」

디저트를 생각해서 식사량을 조절하는 타키. 미츠하 역시 이미 배가 부르다.

「그럼 저쪽으로 정리해둘게. 디저트 들고 올테니까.」

「고마워. 이거만 먹고 정리 도와줄게.」

빠르게 정리를 마친 두 사람. 자기 집 냉장고로 케이크를 가지러 가는 미츠하.

가벼운 발걸음인 것은, 아마 본인이 먹고 싶다는 이유도 절반쯤은 있는 것 같지만.

「타―키 군, 기다렸지?」

「오, 케이크야? 근데 이거 그 유명한 가게 거잖아!!」

「응, 모처럼이니까 맛있는 케이크 먹고 싶었어.」

책상 위에 접시를 나란히 놓고 케이크를 꺼낸다. 

견본으로 여러 번 보았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실물로 보니 더더욱 맛있어 보인다.

「하하, 네가 먹고 싶었던거 아냐?」

「아, 그런거 아닌걸 뭐. 타키 군도 케이크 싫어하는건 아니잖아?」

「응, 기쁘네. 하지만 예약하느라 힘들었을거 같은데.」

근처에 있는 가게이니만큼, 예약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아냐, 잠깐 줄서있었을 뿐이야. 그것보다 얼른 먹어봐.」

솔직히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미츠하였다.

보기에도 부드러워 보이는 생크림과 큼지막한 딸기, 달콤한 향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실례다.

「아―, 미안해. 잠깐 기다려 줘. 그...... 나도 네게 줄 선물이 있어.」

「응?」

자그마한 선물상자를 꺼내는 타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케이크 생각이 완전히 사라진 미츠하.

「이거, 크리스마스 데이트 못 했으니까 적어도 이거라도...... 줄까 싶어서.」

얼떨결에 선물을 받아든다. 잠시 그 상자를 바라보다가, 겨우 미츠하가 한마디를 꺼낸다.

「고마워 타키 군. 저기...... 열어봐도, 돼?」

「응.」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머리를 총동원해, 부드럽게 포장지를 뜯는다. 선물용 상자에서 유명한 악세사리 메이커의 물건이 나왔다.

「그...... 학원 다녀오면서 슬쩍 이것저것 봐뒀어. 그거라면 미츠하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서.」

안에 들어있던 건 별 모양의 목걸이였다.

살짝 꺼내서 형광등 불빛에 비추어보자, 반짝반짝 반사되어 빛나는 모습이 정말로 별이 반짝이는 듯하다.

「이쁘다...... 타키 군, 이거 정말 나에게 주는거야......?」

「응. 나름 고민해본 거긴 한데...... 어때?」

더 바라보고 싶은 마음을 접어두고 목걸이를 목에 걸었다.

「응, 기뻐...... 타키 군이 골라준거니까.」

「다행이다...... 응, 역시 어울리네.」

기쁜 듯 미소짓는 타키를 보며 미츠하 역시 자연스레 미소가 흘러나온다.

「고마워. 근데 이거 비싸지 않았어? 지금은 아르바이트도 못 하잖아......」

「아냐, 저금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미츠하와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인데 아무것도 안 하는건 역시 싫어서......」

「그렇구나...... 후후, 하지만 두 사람 다 이벤트 준비하고 있었구나. 뭔가 재미있네.」

자그마한 일이지만, 같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사소한 행복을 느끼며 목걸이에 손을 뻗는다.

「역시 나도 뭔가 쭈욱 간직할 수 있는 걸로 준비하는 편이 나았으려나.」

「아냐아냐, 좋아하는 아이가 직접 만들어준 요리라니, 남자로선 최고의 선물이야.」

「어, 그런거야? 으음......아, 맞다.」

좋은걸 생각해냈다. 미츠하가 곧잘 하는거라면 요리 말고도 하나 더 있다.

「응?」

「이번에 매듭끈 하나 만들어볼까 해.」

이전에 타키에게 받은 매듭끈은 두 사람의 추억의 물건으로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모처럼 악세사리를 받았으니까, 딱 좋은 아이디어라며 무심코 자화자찬하는 미츠하.

「과연, 매듭끈이라...... 물론 기쁘긴 하지만, 고생이지 않을까?」

「아냐, 예전부터 쭈욱 만들어 온 거니까. 합격기원 소망도 넣어 만들면 딱 좋을 것 같아.」

「무녀의 매듭끈이구나. 효험 있을 것 같은데.」

「그런거야. 원래 무녀님이었으니까. 아, 케이크 잊고 있었다.」

잘라진 케이크가 빨리 먹어달라는 듯 책상 위에 자리잡고 있다.

「아아, 그러고 보니 케이크 먹던 참이었구나.」

「차암, 타키 군 이벤트 때문에 잊고 있었잖아. 하지만 너무 기뻐서......」

타키가 케이크를 자르고 있을 때조차, 무심코 손끝으로 만져보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이 준 물건을 몸에 지닌 것만으로 이만큼이나 행복해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참. 타키 군, 아―」

「자, 잠깐. 너 또......」

「아앙, 좋잖아 뭘. 자, 아―」

부끄러워하는 타키에게 이번엔 좀 더 큰 목소리로 케이크를 내민다.

「아아, 알겠어...... 아―」

「좋아좋아」

만족스럽게 타키에게 케이크를 먹여주는 미츠하.

그런 미츠하에게 대항하듯, 케이크를 먹은 타키가 능글거리며 포크를 내민다.

「자, 완전 맛있었으니까 미츠하도 먹여줄게.」

하지만 반격할 생각이었던 타키의 행동 역시 미츠하로선 바라던 일이다.

「응. 아―」

「아, 아―.......」

시원스레 입을 여는 미츠하에게, 타키는 뺨을 붉히며 케이크를 내민다.

덥썩 케이크를 입에 문 미츠하는 너무도 달콤한 맛에 눈을 크게 뜬다.

「마, 맛있어~」

지금까지 먹어본 케이크 중에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전통적인 케이크지만, 부드러운 빵과 진하게 스며든 생크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딸기향 역시 빵과 케이크를 돋보이는 듯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아침부터 줄서느라 고생했던 것도 모두 잊어버릴 만큼 미츠하는 감동하고 있었다.

「정말로 맛있네. 이만큼이나 맛있다니 한번쯤은 먹어볼걸 그랬어.」

「그래! 모처럼 가까운 가게인데 아쉽잖아. 아―......달콤해......」

뺨이 녹아내릴 듯한 행복감. 하지만 이건 분명 케이크 때문만은 아니다.

맛있는 케이크에 멋진 목걸이.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

이만큼이나 준비되어 있어선, 행복을 못 느끼기가 더 어렵다.

집단주택의 한 방이긴 하지만, 미츠하에게 있어선 세계 최고의 파티 장소다.

그래서, 이런 행복을 준비해준 그에게 한 마디 해주지 않고선 견딜 수 없다. 미츠하는 가슴의 목걸이를 움켜쥔 채, 타키에게 미소짓는다.

「저기, 타키 군.」

「응?」

「나, 역시 타키 군이 정말 좋아.」

「......나도야, 미츠하.」

케이크 상자를 보고 잽싸게 달려온 요츠하가 나타났지만, 마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돌릴 수는 없는 것이었다.

 

 

 

 

[각주]

¹⁾ 원문은 回答をやめてください 답안 기재를 멈춰주세요. 였지만, 한국의 수능과 비슷하게 로컬라이징하여 답안지를 내려놓아 주세요. 로 번역하였다.

²⁾ 원문은 不詳. 직역하면 미상 미야미즈 미츠하가 되지만, 불초 미야미즈 미츠하로 의역하였다.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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