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시리즈입니다.
- 초콜릿이 내리는 것마냥 달콤한 마을
발렌타인 데이에 미츠하가 타키와 초콜릿을 만드는 이야기.
그 재해가 일어나지 않고, 어째서인지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재회하는 이야기.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시리즈의, 다음편이 최종편이라고 말했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습니다. 같은 느낌의 번외편입니다.
전편의 코멘트를 보고 생각해낸 것이 오늘 아침이었기 때문에……용서해주세요.
짧습니다만, 쓰고 있는 시리즈 전부 발렌타인에 대해 써보자고 생각해서, 3개를 한번에 올립니다.
「저기 타키 군. 오늘은 그...... 어딘가 나갈 예정은 없어?」
함께 아침식사를 하던 도중 미츠하가 타키에게 물어본다.
어제 지어둔 쌀밥과 채소절임, 거기에 계란과 어제 남은 조림이라는, 미츠하가 좋아하는 일식이지만,
아직 미츠하는 음식에 별로 손을 대지 않았다.
「나? 별일 없는데...... 미츠하는 어디 나갈 일 있어?」
「아니, 그런 뜻은 아니지만...... 그렇구나, 어쩌지......」
오늘만큼은 타키가 집에 있으면 조금 곤란하다.
2월 14일.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니까, 미츠하 역시 타키에게 초콜릿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저기, 혹시 내가 집에 있으면 곤란한거야?」
「아, 아냐!! 아니 곤란한 맞지만, 그.......」
어떻게 건네줄지에 대해서만 골몰한 탓에, 초콜릿을 만들려면 주방을 써야하고 타키 역시 주방을 쓴다는걸 완전히 잊고 있었던 미츠하.
물론 타키와 함께 있는건 언제나 너무 좋아서, 항상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오늘 정도는 몰래 만들어서 전해주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그렇다고 타키를 집에서 쫒아내는건 본말전도가 되어버리고, 스스로의 이기심으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이젠 차라리 놀래켜주는 건 포기하고 얌전히 이유를 설명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조금 고민하면서도 입을 여는 미츠하.
「저기 말야, 그...... 오늘 무슨 날인지, 알고 있지?」
「어어, 발렌타인...... 이네.」
「응. 그래서 그, 나도 만들어주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 멍하니 있다보니...... 이제부터 만들어야 해.」
「아― 과연, 그렇게 된거구나......」
설명을 듣고 짐작한건지, 타키가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그, 잘 만들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말해줘야지 싶어서.
가능하면 만들기 전엔 안 봐줬으면 싶어서......」
「뭐 그건 상관없지만...... 응, 그럼 말야.
같이 만드는건 어때?」
「어? 같이?」
「응, 모처럼 함께니까 말야. 뭐 미츠하가 괜찮다면, 좀 도와주는 것도 어떨까 싶은데.」
그런 타키의 제안은,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초콜릿은 보통 혼자서 만들거나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것으로, 연인과 함께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확실히, 타키와 나란히 요리하는 건 좋아하고, 그러고 있자면 행복해진다.
타키에게 주는거니까 혼자 만드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분과,
그것 때문에 타키와 떨어져있는건 싫다는 기분.
잠시 어느 쪽이 좋을까 고민하던 미츠하는―
「......알겠어. 나도 타키 군이랑 함께 있고 싶으니까, 도와줬으면 좋겠어.」
역시 타키와 함께 있는게 더 소중해.
타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응, 맡겨줘. 그럼 밥 먹고 나서 만들까?」
「응, 한번에 잘 될지도 모르겠고 헤메게 될지도 모르니까.
아,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내가 만들거야. 어디까지나 내가 타키에게 주려는 거니까.」
「나도 그게 좋아. 확실히 내가 이것저것 다 도와줘버리면 발렌타인이란 느낌은 안 날지도 모르겠네.」
「응응, 역시 이해해 주는구나. 그럼...... 일단 아침 먹을까.」
말하며 타키와 함께 다시금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문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해결되어버려서, 아침식사를 얼른 먹은 두 사람은 재빨리 부엌에 나란히 서 있다.
「그럼, 어떻게 만들 생각이야?」
「그게 말야...... 이거야.」
타키의 질문에, 미츠하는 인터넷에서 미리 조사해둔 레시피를 휴대폰을 통해 타키에게 보여준다.
「고슴도치 쿠키인가...... 하핫, 미츠하답네.」
「하, 하지만 좋아하는걸. 게다가 이 정도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어서.」
간단한 레시피는 아니지만, 어려운 과정은 가위로 고슴도치 바늘을 만드는 부분 정도다.
그리고 그런 세세한 작업은 바느질 등을 해온 미츠하로선 자신있는 분야다.
「과연. 좋을거 같은데? 확실히 귀엽네.」
「맞아!! 이 눈 부분이 특히 귀여워...... 그러니까 우리도 귀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응, 그럼 시작해볼까.」
「응, 잘 부탁해. 타키 군.」
일단 쇼핑백에서 재료를 꺼내 늘어놓는 미츠하.
어딜 가도 발렌타인 데이를 위한 특별가판대가 있었기에 재료를 모으는 건 간단했었기에,
조금 많은 건 아닐까 싶을만큼의 초콜릿과 견과류 등이 선반에 쌓인다.
「......조금, 아니 꽤 많네......」
「조, 조금 실패해도 괜찮게끔 많이 샀어...... 뭐 냉장고에 넣어둬도 되니까 말야!! 그치?」
「뭐 그것도 그렇네. 음, 일단 푸드 프로세서부터인가.」¹⁾
둘이서 일전에 구매했던 푸드 프로세서를, 타키가 선반에 꺼내고 미츠하가 재료를 투입한다.
제대로 레시피에 맞게 계량해서, 가급적 오차가 생기지 않게끔 주의하면서.
「꽤 세세하네...... 그럼, 이제 섞는건가?」
「응, 부탁해. 난 잠시 이쪽 계량해볼게.」
기계의 회전음을 들으며 생크림과 버터를 계량하고, 코코아 파우더 등이 충분히 섞인 것을 확인하며 추가투입한다.
「이런 뒤엔 일단 굳을 때까지 저어주는건가.」
「응, 마음껏 저어도 된다는 느낌이야. 그럼...... 아, 타키 군이 할래?」
「내가 초등학생이냐. 정말...... 그럼 이렇게 하면 되지?」
「앗, 잠시만.」
타키의 손을 잡고 함께 푸드 프로세서의 스위치를 누른다.
굳이 이런 것까지 함께 하진 않아도 생각하지만,
지금 달리 할 일도 없고, 손을 잡고 싶었으니까― 꼬옥 쥐는 미츠하.
「으음, 뭔가, 이상한 느낌인데.」
「뭐 보통 이렇게는 안 하니까 말야.」
「후훗, 타키 군이 함께 하자고 한거잖아. 아, 슬슬 됐으려나.」
손을 들고 뚜껑을 열어보니, 아까전만 해도 가루와 바터 덩어리였던 물건이 거짓말마냥 본 적 없는 반죽이 되어있다.
손을 살짝 대어보니 부드러운 점토 같은 느낌이라, 일단 꺼내선 접시와 함께 정리한다.
「그 다음엔 초콜릿을 넣어서...... 이러면 되려나.
내가 모양을 만들테니까, 타키 군이 초콜릿 감싸줄래?」
이제부터가 고비이며, 미츠하가 실력을 발휘할 기회다.
주방 가위를 꺼내선 굳어있는 반죽을 단번에 솔방울같은 모양으로 잘라간다.
처음엔 어떤 모양인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자르다보니 고슴도치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느낌도 든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으음, 조금 허리는 두껍게 하는 편이 나으려나...... 아, 타키 군 거기 말야, 좀 더 이런 느낌으로......」
작업 중인 타키의 손을 겹쳐잡으며 형태를 정리하기 쉽게끔 조정해준다.
타키의 조금 큰 손을 느끼면서, 아냐 지금은 과자 만들고 있는거니까, 애써 생각을 뿌리치며 모양을 만들고 손을 뗀다.
「아, 아하. 이런 느낌이구나.」
「응응, 그렇게 부탁해.」
그 다음엔 그저 반복작업이었다. 만들어둔 반죽을 다 쓸때까지 만든 고슴도치는 약 서른 개 정도.
하나하나 직접 만들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제 오븐에 넣고 스위치만 누르면 된다.
잘 구워진 반죽에 마지막 마무리로 얼굴을 그려넣고,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을 들여 간신히 고슴도치 쿠키를 완성했다.
「이걸로 마지막이네...... 후우, 드디어 끝났다―」
「고생했어. 마무리는 전부 미츠하가 직접 했네.」
「그치만 이정도라도 안 하면,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느낌이 안 나는걸.
그럼...... 네, 타키 군. 해피 발렌타인이에요.」
함께 만들어놓곤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만들어진 것 중에서도 특히 자신있는걸 골라선, 타키에게 건넨다.
「오, 고마워. 잘 먹을게.」
손에 쥐더니, 입으로 가져가는 타키. 쿠키다운, 가볍게 바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타키는 조용히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듯 입을 움직인다.
「어, 어때......? 혹시 별로 맛없는건가......?」
다 먹고도 입을 열지 않는 타키.
일부러 그러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무 말도 해주지 않으니 불안하다.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미츠하. 그러자―
「음...... 맛있어!!」
눈을 뜨며 말하며 미츠하가 건네는 쿠키를 다시금 집어드는 타키.
「저, 정말? 덜 굽히거나 한 건 아냐?」
「응, 잘 굽혔는데. 자, 미츠하도 먹어봐.」
타키가 그리 말해선, 미츠하 역시 하나를 집어선 입에 넣어본다.
방에 초콜릿 향기가 스며있어선 약간 마비된 듯한 미각이지만, 입에 넣은 것만으로도 살짝 초콜릿향이 감돈다.
꽤나 좋은 향기에 만족하며 먹어보는 미츠하는, 역시 타키가 말한건 사실이었구나 느낀다.
「응, 정말이네. 맛있어!!」
바삭거리는 식감은 부담스럽지 않게 입에 녹아들고, 안에 감싸둔 초콜릿 역시 입 안에 스며드는 것만 같다.
「그치? 크기도 딱 먹기 좋고 말야, 무심코 또 먹게 되네.」
말 그대로 타키는 쿠키를 휙휙 집어먹고 있다. 그리고 맛있게 먹어주고 있다.
달달한 걸 그다지 즐겨먹지 않는 타키가 이만큼이나 먹어주는 건, 아마 미츠하 앞이니까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역시 기쁘다.
「응응. 애초에 타키 군이 먹어줬으면 해서 만든거니까 말야. 좀 더 먹어줘.
게다가 재료도 아직 남았고......」
「일단 사둔거니까 말야. 아, 그럼 텟시 애들에게도 건네줄까?」
「아, 그럼 좋을지도 모르겠네. 사야찡에겐 나중에 교환하자고 문자 보내놔야지. 만들거라고 얘기해놨으니까.」
그리 말하며 다시 쿠키를 집어먹는 미츠하.
너무 많이 만든 건 아닐까 걱정했었지만, 둘이서 먹고 있자니 순식간에 단 하나만 남아버렸다.
그 마지막 하나로 손을 뻗던 타키가, 잠시 손을 멈추더니 미츠하를 돌아본다.
「아, 미츠하가 먹을래?」
「아냐, 타키 군이 먹어줘. 오늘 발렌타인이잖아.」
그리고 타키가 맛있게 먹어주는게, 지금의 미츠하로서는 가장 기쁜 일이다.
타키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지막 하나를 집어먹곤 양손을 모아보인다.
「잘 먹었습니다.」
「아냐, 도와줘서 고마워. 아, 타키 군 쿠키 묻어있어.」
「정말? 어디에?」
「저기...... 아, 잠시 움직이지 말아봐.」
미츠하가, 입술 언저리에 묻어있는 쿠키 조각을 보고선 살짝 일어서선 타키 곁으로 가서―
「응...... 저야말로, 잘 먹었습니다...... 네.」
살짝 입술을 맞대곤 쿠키 조각을 가져와선 미소짓는다.
약간 장난스럽게 해본거지만, 달콤한 걸 잔뜩 먹은 뒤라서인지 이것만으로도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다.
타키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어딘가 즐거운 듯 표정을 풀며 말한다.
「저기 미츠하, 이제 충분한거야?」
「응? 저기...... 에헤헤, 미안해. 아직이야.」
「그럼 다행이네.」
뒷정리도 해뒀으니까. 누구랄 것 없이 입술을 맞대며 서로의 입에 남은 초코향을 나눈다.
마치 녹아버릴 것 같은 뜨거운 입맞춤에, 오늘 아무 계획도 없음에 마음으로부터 감사하는 미츠하.
그게, 이미 녹아버리기 시작했으니까 여기서 멈출 수 있을 리 없잖아.
타키의 눈을 바라보며, 타키를 살짝 재촉하듯 입을 연다.
「그럼, 조금만 더...... 할까?」
[각주]
¹⁾ 푸드 프로세서. 믹서기와 비슷하지만 고형 식재료를 분쇄하는 용도로 자주 쓰는 주방기구. 이렇게 생김.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

작가 : 감사합니다!! 좀 더 연재했으면 좋겠다는 분이 이렇게 많을줄이야...... 기쁘네요.
뭐 일단 구분해두는 것일뿐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의 꽁냥꽁냥하는 모습은
(번외편으로) 더 쓸 생각이니 안심해주세요, 라고, 괜찮으시다면 전달해주세요!
그리고 ユウスティン씨의 소설 (주 : 고3과 고3) 번역해주시는 분도 읽고 계셨군요!
실은 ユウスティン씨와는 아는 사이라서, 만난 적도 있습니다. 세상은 좁네요 (웃음)
+

작가 : 번역 감사합니다! 어쩐지 굉장히 댓글이 많네요.
덧붙여 고슴도치 쿠키는 https://cookpad.com/recipe/1690240 이걸 참고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전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