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또다른 숨겨진 세계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너의 이름은。~if~」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또다른 숨겨진 세계

고등학생 타키와 대학생 미츠하가 유원지 데이트를 하며 꽁냥거렸으면 했어요.

「너의 이름은。~if~」시리즈의 2편입니다.

모 꿈의 나라가 바로 숨겨진 세상이 아닐까 해서 지은 제목......입니다.

 

솔직히 유원지에서 데이트한다기보단, 유원지에 다녀오는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유원지 내부에 대한 자세한 묘사라든지는 부족해져버렸네요...... 죄송합니다.

뭐, 결국 어디서든 두 사람은 꽁냥거리는 거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바다...... 려나요.

 

 

 

 

 

「아― 기대된다......」

마이하마¹⁾로 향하는 전차 안에서 무심코 중얼거리는 미츠하.

여름방학이 되어, 본격적인 수험준비에 돌입하기 직전인 타키.

마지막 휴식 삼아, 두 사람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모 유원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렇게나 기대돼? 한 번도 가본 적 없나보네.」

타키의 김새는 한 마디에 뺨을 부풀리는 미츠하.

「같이 갈 사람이 없었는걸. 사야찡은 텟시랑 함께 가버리고 말야.」

같이 가자고 이야기해주긴 했지만, 이미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과 함께 가기도 좀 뭣했던 탓이다.

「뭐 확실히 혼자 오긴 좀 그럴지도......」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사실 타키는 이미 여러 번 와본 적이 있다.

츠카사나 타카기와 함께 와선 이것저것 먹고 즐기던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엔, 역시 도쿄 생활이 부러워지곤 했었다.

「응. 그래서 오늘 완전 기대돼~」

어제 산 가이드북을 읽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싱글벙글 웃고 만다.

「뭐 그럼 다행이지만 말야. 나도 미츠하랑 함께 와서 기쁘고.」

「타키 군도 참.」

팔꿈치로 타키를 쿡쿡 찌른다. 그만 찌르라며 항의하는 타키 역시 실은 진심으로 기뻐보인다.

이렇게 둘이서 장난치고 있는 지금 이 시간 또한 기적이라며, 문득문득 생각해보는 미츠하.

「아― 하지만, 타키 군은 좋겠다.」

「응? 뭐가?」

타키를 쿡쿡 찔러보다 말고 한숨을 쉰다.

「그게 말야, 난 3년 넘게 널 찾아다녔단 말야. 타키 군을 찾을 수 있을지 어떨지도 모르는 상태로.」

그에 비해 타키는 그 날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나와 만났으니까, 이건 불공평하다며 생각하는 미츠하.

「아―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그렇게 말한들 말야.」

이것만은 어쩔 수 없는지 머리를 긁적이는 타키. 물론,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다.

시간대가 어긋나 있었던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그 이상을 바라는건 사치일지도.

「그러니까, 대신에 오늘은 제대로 에스코트 해줘야 돼?」

그럼 이걸로 용서해줄게―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있는 가이드북을 타키에게 넘겨준다.

「......응, 물론이지.」

그리하여, 마침내 두 사람의 제대로 된 첫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여기가...... 꿈의 나라구나......」

개찰구를 빠져나가자마자 미츠하의 눈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광경.

정교한 디자인의 역 외관과 더불어, 저 멀리 보이는 성곽의 모습.

말 그대로 TV에서밖지 보지 못했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처음이니까, 아무래도 좀 놀랐지?」

왠지 조금 자신있어하는 듯한 타키의 목소리. 하지만, 일일이 대답할 여유가 없을 만큼 미츠하는 그 풍경에 사로잡혀있었다.

「와아...... 정말로 디즈니랜드구나......」

무심코 흘러나오는 감탄. 이른 아침인데도 꽤 많은 사람이 있어선, 역 앞 풍경을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자, 슬슬 가자구. 지금 얼른 줄서면 빨리 들어갈 수 있을거야.」

「으, 응......」

디즈니랜드 쪽 출구로 걷기 시작한 타키의 뒤를 따라 미츠하도 걸어간다.

「오늘따라 사람이 많은거야?」

오가는 인파는 신주쿠 역을 방불케 해서, 여기 있는 사람이 모두 유원지로 들어가는건 아닐까 싶어 조금은 걱정된다.

「으음, 딱히 혼잡한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여름방학이니까 조금 그렇긴 하지만, 일단은 평일이니까.」

「와아...... 그런데도 이정도구나......」

도쿄에 약 2년간 살면서 이래저래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꿈의 나라는 특별하구나.

「자, 저 쪽이 입구야.」

꿈의 나라와 현실의 경계선. 입구 반대편엔 도저히 현대 일본의 건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거대한 세계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와아...... 굉장해!!」

대단하다, 그런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저기 봐 타키 군!! 정말 멋져!!」

「하하, 일단은 진정해.」

「하지만 저렇게 큰걸. 자, 타키 군 빨리빨리―」

주위 시선도 아랑곳않고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간다.

「정말...... 미츠하, 저쪽이야 저쪽.」

타키 역시 계단을 뛰어내려가선 입장줄에 선다.

티켓을 미리 사둔 덕에 예매줄에 선 두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꽤나 긴 줄이 늘어서있다.

「방학이 아니었다면 좀 더 여유로웠텐데 말야.」

「뭐 학교에 가야하니까 우린. 아― 그건 그렇고 어딜 먼저 가지...... 점심은 어디서 먹을 생각이야?」

밤에 움직일 계획은 잡아두었지만, 낮 시간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생각이라 딱히 정해둔 가게는 없다.

하지만 보기에도 매력적인 가게뿐이라, 가이드북을 보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미츠하였다.

「글쎄...... 난 미츠하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

「아― 그렇게 얘기하는게 제일 안좋은거라구? 제대로 의견 말해달란 말야.」

「어? 아― 뭐 그렇다면...... 으음, 미츠하는 역시 단 음식이 좋지?」

분명 미츠하는 달달한 음식을 좋아한다. 타키와 몸이 바뀌었을 때엔 정말 마음껏 먹으러 다녔어서, 츠카사와 타카기도 조금은 놀랄 정도였다.

「확실히 달달한걸 좋아하긴 하지만, 딱히 단 음식만 먹는건 아니라구. 음...... 먹고 싶긴 하지만......」

「그럼 여기로 할까. 으음―」

타키가 가이드북을 펼쳐 한 가게를 가리키며 이쪽을 바라본다.

자각하지 못한 듯, 미츠하의 손을 잡은 채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그런 타키의 옆얼굴을 바라보는 미츠하의 얼굴이 붉어진다.

「여기네. 봐봐, 이 와플 컴퍼니 말야. 이것저것 먹어볼 수 있을 것 같고 여기라면 딱 좋지 않을까...... 싶은데.」

이제서야 가까워진 거리를 의식한 듯이―

「앗, 미, 미안해.」

타키가 황급히 떨어진다. 미츠하는 조금 아쉬워하며 한숨쉰다.

「아...... 그게, 난...... 그, 타키 군이라면 괜찮은데......

  그보다, 이 가게 맛있어?」

「아, 응. 맛있어. 으음, 여기 이런저런 소스를 뿌린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것도 있고 말야.」

타키가 휴대폰으로 가게 메뉴를 보여준다. 마스코트 얼굴 모양을 한 와플이 사랑스럽다. 미츠하의 취향에 딱 맞다.

「아, 귀엽다. 하지만, 타키 군은 이걸로 괜찮겠어? 양이 그리 많아보이진 않는데.」

「아아, 뭐 어차피 이것저것 더 먹을거니까 괜찮아. 미츠하도 츄러스라든지 먹어보고 싶지 않아?」

그러네, 유원지니까 츄러스도 있겠네. 

이토모리에선 당연히 츄러스 같은건 아무데도 팔지 않았고, 아마 동창 중에서도 먹어본 사람은 그닥 없지 않을까.

「그렇구나. 그럼 난 거기가 좋아. 후후, 와플 기대된다.」

「너 먹을거 생각으로 가득이네.」

약간 웃음섞인 목소리. 타키의 말을 들으니 조금은 토라지는걸.

「그, 그런건 아니야. 놀이기구도 엄청 기대되는걸. 이것저것 타볼거라구.」

유원지 자체를 그닥 와본 적이 없는 미츠하였다. 

중학교 졸헙여행 때 USJ²⁾에 갔을 때엔 확실히 재밌긴 했지만, 서양 영화를 잘 몰랐던 탓에 제대로 즐기기는 힘들었다.

「그럼 다행이지만. 아, 슬슬 개장하나보다.」

대기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꿈의 나라로 차례차례 빨려들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미츠하와 타키 역시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와아......」

미츠하가 몇 번째일지 모를 감탄을 담는다. 넓은 광장엔 빠짐없이 화단이 들어서있고, 들려오는 노래 역시 이국적인 곡으로 분위기를 돋구어준다.

「자, 일단 자유이용권 받으러 가자.」

「으응. 아, 타키 군.」

「응?」

걸으면서 타키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손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잡아주지 않을래?」

살짝 손을 내미는 미츠하. 빨개진 얼굴을 들켜버린 것만 같아.

하지만 그건 타키 역시 마찬가지다.

「으, 응...... 그러자.」

손을 맞잡는다. 손잡는 것 정도는 괜찮아, 스스로에게 조금쯤 변명하는 미츠하가 맞잡은 손을 꼬옥 쥔다.

 

「하아...... 오늘은 이제 지쳤어.」

「응, 그래도 즐거웠어.」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기분좋은 피로감과 충족감을 느끼는 미츠하.

「뭐, 확실히 즐거웠네. 하지만 너 너무 뛰어다니던데.」

「어, 어쩔 수 없잖아...... 전부 처음 보는 것들뿐이었단 말야.」

놀이기구도 퍼레이드도 기념품도, 모두 너무너무 즐거워선 들뜨고 말았다.

「하지만 너, 그만큼이나 흠뻑 젖어선......」

「그, 그 얘긴 하지 마. 게다가 타키 군도 빤히 쳐다보고 있었잖아.」

여름 퍼레이드는 일단 물을 쓴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흠뻑 젖게 될 줄은 생각치 못했었다.

「하지만 너...... 응?」

「응? 이 아니잖아!!」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채 잔뜩 물에 젖어버렸다. 그 결과가 어찌 되었을지는 뭐 짐작할 만하다.

「하하, 미안해. 하지만 네가 즐거웠다니 다행이야.」

「그건...... 으응. 하지만 타키 군의 수험준비 전 휴식삼아 온건데 나만 즐거워한 것 같아서......」

너무 들떠버렸다. 처음 와보는 유원지였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타키와 함께 놀러온게 기뻐서 어쩔 수가 없었다.

「아냐, 나도 즐거웠어. 들뜬 널 보고 있으니까 이것저것 후련해졌어.」

빙긋 웃는 타키. 신경써주고 있단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표정이 풀려버린다.

「그렇다면 뭐 다행이지만...... 난 타키 군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걸.」

역시 뭔가 해주고 싶어. 타키 덕분에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거니까.

「맛있는 밥도 만들어주고, 공부도 도와주고...... 평상시엔 내가 미츠하에게 신세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야.」

「뭐, 분명히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아쉽다. 왜일까, 4년간이나 떨어져 있었던 탓에 무언가 이상해져버린걸까.

「으음― 난 그걸로 충분한데 말야.」

정말 충분한걸까. 팔짱을 낀 채 무언가 생각하는 타키.

「아, 그럼 타키 군이 대학 합격하면 이것저것 해줄까.」

「응......?」

그 말을 들은 타키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간다.

잠시 말뜻을 곱씹어보며 마주보던 두 사람은―

「차, 착각하면 안돼 응!? 그런게 아니라......」

이제야 자기가 했던 말의 의미를 깨달은 미츠하가 무심코 외친다.

연인으로서 이것저것 한다고 하면, 역시 뭔가 다른 의미로 생각하게 되어버린다.

「저기 말야. 내 말뜻은 그...... 연인으로서 아버님께 인사드리러 간다거나 그런 얘기였어. 뭔가 그런 쪽의 의미로......」

새빨간 얼굴로 황급히 변명한다. 결코 깊은 뜻은 없었다.

물론 연인으로서의 이런저런 것도...... 떠올리긴 했지만. 

아냐아냐 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고개를 흔들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하아...... 그런 뜻이었구나.」

타키가 조금은 아쉬워하는 듯한 모습인건, 아마 미츠하의 착각은 아니겠지.

하지만 솔직하게 이 마음을 털어놓을 수가 없다. 아무리 그래도, 부끄러운걸.

「뭐 확실히 그러려나. 하지만 뭔가 상견례³⁾ 같기도 하겠네......」

「사, 상견례......」

생각치 못한 단어가 튀어나와 다시금 굳어버리는 미츠하.

「아, 아니 그렇게 반응할건 없잖아!! 하지만 언젠가는......

  뭐 고등학생으로선 아직 좀 이른 생각일진 모르겠지만 말야.」

타키도 황급히 변명을 시작한다. 얼굴이 새빨개진 타키.

얼굴을 붉힌 채 서로 변명하는 두 사람.

「풋, 아하하. 우리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아니 그게 정말...... 큭. 하하」

그런 서로의 모습이 이상해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웃기 시작한다.

「정말, 타키 군이 이상한 얘길 해서 그런거라구?」

「엥? 먼저 말꺼낸건 너잖아.」

「아냐아냐 네가 먼저잖아. 그보다 타키 군, 아버지에게 이상한 얘기 했었지?」

「이상한 얘기라니 무슨......」

어느새 인사드릴 때의 이야기까지 옮겨가버리는 두 사람의 말다툼.

타키가 아버지의 넥타이를 움켜쥐었을 때의 이야기를 하는 미츠하.

「뭐 아마 그 때는 할머니도 계셨던 것 같지만...... 어라?」

어느새 잠든 타키가 숨소리와 함께 미츠하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오늘은 잔뜩 어울려줬으니까 말야.」

타키의 잠든 얼굴을 지그시 바라본다. 환승역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하루 내내 나에게 맞춰줬으니까, 어깨 쯤이야 얼마든지. 응.

「하지만, 역시 이렇게 보니 타키 군은 연하구나.」

어긋나 있던 3년간의 시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

만약 동갑내기로 같은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면, 분명 즐거운 고교생활이 되었겠지.

「내일부터 또 함께 공부하자. 그러니까 오늘은 잘 자, 타키 군.」

하지만 지금만큼은 연상의 누나일 수 있는게 기쁘다. 

어깨에 다가오는 무게감과 따스함을 느끼며, 흘러가는 도쿄의 모습을 바라보는 미츠하였다.

 

 

 

 

[각주]

¹⁾ 작중, 도쿄 디즈니랜드로 향하는 마이하마 리조트 라인 디즈니 리조트 라인 열차를 타고 있다.

²⁾ USJ, Universal Studio Japan. 오사카에 위치한 유원지로,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판권을 갖고 있는 영화를 배경으로 꾸며놓은 곳이다. 

  헬로키티, 스누피, 터미네이터, 쥬라기 공원, 해리포터 등.

³⁾ 원문은 結婚の挨拶. 한국 실정에는 다소 어색하기에 상견례로 의역하였다.

 

작중 디즈니랜드에 대한 30초짜리 참조영상 :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