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노력해온 보상은......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너의 이름은。~if~」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노력해온 보상은......

「너의 이름은。」타키와 미츠하가 방에서 꿋꿋이 꽁냥꽁냥하는 이야기.

「너의 이름은。」고교 3년생 타키와 대학 3년생 미츠하가 재회한다면 어떨까 하는 if소설 시리즈 6화입니다.

재회한지도 약 1년, 두 사람 사이도 조금은 진전되어서, 일단락되는 느낌입니다.

점점 시리즈화하고 있습니다만, 단편으로도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두 사람은 언제까지고 꽁냥꽁냥해줬으면 합니다......

 

 

 

 

「하아...... 긴장되네...... 어쩌지......」

「타키 군이라면 괜찮을거야. 나도 함께 있으니까, 응?」

타키의 방,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타키와, 이젠 완전히 지정석이 되어버린 침대에 앉아있는 미츠하가 시계바늘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다.

「아니 그래도말야...... 이제와서 틀린 문제가 신경쓰여서 말이지.」

「지나간 일이잖아. 시험 당일엔 느낌이 좋다고 얘기해놓구선.」

「으음, 솔직히 어떻게 그만큼 자신있었는지 이젠 나도 잘 모르겠어.」

합격발표 당일의 경험은 미츠하에게도 있다. 하지만 타키가 이만큼이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솔직히 의외다.

「타키 군이 열심히 해온건 내가 가장 잘 아니까, 분명히 괜찮을거야. 모의고사에서도 A판정이었잖아.」¹⁾

「그러려나. 미츠하와 약속한 것도 있는데......」

「후후, 응. 고마워.」

타키가 얼마만큼 열심히 해왔는지는 미츠하도 잘 알고 있다. 매일 몇 시간이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걸 항상 뒤에서 봐왔으니까.

그러니까, 꼭 약속 때문이 아니더라도 타키가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합격발표날조차 이만큼이나 기도하는 마음이 들진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건, 타키가 무척이나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걸음만 더 내딛었다면, 아마 입장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슬슬 나오려나.」

「응...... 저기 말야, 미츠하.」

「응?」

「한심한 얘기지만...... 손, 잡아주지 않을래?」

「응, 물론이야. 하지만 모처럼이니까.」

미츠하가 일어서더니, 앉아있는 타키를 뒤에서 안아준다.

「잠깐, 미츠하 뭐야.」

「왠지 지금의 타키 군을 보고 있으니까 이러고 싶어져서. 타키 군이라면 분명 괜찮을거야―」

「내가 어린애냐......」

불만을 입에 담으면서도 귀뿌리부터 빨개진 얼굴로 타키는 미츠하에게 안긴 채 앉아있다.

「후후, 하지만 애 맞잖아. 그러니까 자, 긴장 풀고 편안하게......」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1분이 지나가있다. 발표시간이 되고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번호가 정렬된 페이지가 뜰 것이다.

타키가 수험표를 단단히 쥐고 있다.

「아, 아아...... 미츠하, 고마워. 미츠하가 안아주니까, 그...... 좀 안심이 되네.」

「정말? 에헤헤, 그럼 나도 기뻐.」

「네 쪽이 기쁜거냐. 뭐 상관없지만...... 눌러볼게.」

「응.」

시간이 되었다. 타키가 버튼을 누르자, 약간의 로딩 끝에 화면이 천천히 표시되기 시작한다.

나열되어 있는 번호를 눈으로 쫒으며, 타키의 번호에 가까워질수록 미츠하의 심장마저 폭발해버릴 것마냥 긴장이 고조된다.

타키의 몸도 딱딱하게 굳어선, 긴장하고 있는 듯하다. 자연스레 타키를 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서, 두 사람은 딱 달라붙어 있다.

길게 느껴지던 침묵이 타키의 목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에 의해 깨진다.

「미, 미츠하......」

「타키 군......」

타키와 미츠하가 수험표와 모니터를 몇 번이고 번갈아 보며 확인한다. 그 시선의 끝에 나열된 숫자가 있다.

타키가 뒤돌아보니, 조금만 얼굴을 움직이면 입술이 맞닿을 듯한 거리에서 마주보는 두 사람.

하지만 그런 거리에서도 미츠하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낄 수조차 없었다. 왜냐하면―

「있어...... 번호가 있어 미츠하!!」

「으응...... 응!! 타키 군 축하해!!」

이번이야말로 힘껏 껴안아준다. 어째서일까, 자칫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하지만 타키 앞에서 지금만은 울고 싶지 않으니까. 어떻게든 나오려는 눈물을 참는다.

「후우...... 다행이다...... 솔직히 떨어질거라 생각했어......」

타키가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런 타키의 마음이 옮겨간마냥 미츠하 역시 타키 옆에 주저앉는다.

「하지만 이제 드디어 끝났네. 고생했어, 타키 군.」

「고마워...... 미츠하 덕분이야.」

머리를 콩― 기대어간다. 삐죽삐죽 나 있는 타키의 머리가 닿아 간지럽고, 그게 조금은 기분이 좋아서 머리를 둥글둥글 돌려보게 된다.

「뭐야.」

「으음, 타키 군이구나― 싶어서. 아, 그보다 모두에게 연락해줘야 하지 않을까? 아버님이라든지.」

「아, 그러네. 으음, 일단 아버지랑 츠카사, 타카기에게......」

타키가 휴대폰을 꺼내든다. 그걸 보며 미츠하는 쭈욱 타키의 머리카락 느낌을 즐긴다.

「어이 미츠하 간지러워. 정말......」

「난 여태껏 참아왔는걸? 조금만 더―」

재회한 지 거진 1년. 미츠하로서는 4년 이상 기다려왔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참, 먼저 이야기할게 있어...... 미츠하.」

「저기...... 응.」

조금 떨어져선 마주본다. 서로의 마음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기분을 참을 수 없다.

「미츠하을 좋아해. 사귀어줬으면 좋겠어.」

「......네. 이쪽이야말로.」

맑음 가득한 미소로 대답한다. 서로의 손이, 서로를 바라듯 자연스레 맞잡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미츠하는 눈을 살며시 감는다.

「응......」

맞닿을 뿐인 키스. 길고 긴 순간을 넘어선, 자연스레 두 사람은 얼굴을 뗀다.

눈앞에 있는건 빨개진 서로의 얼굴. 사과마냥 새빨간 얼굴의 타키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연다.

「앗, 저기 말야 미츠하...... 나, 그...... 꼭 행복하게 해줄게.」

「그 얘긴...... 아냐, 기대할게 타키 군.」

아마 깊은 뜻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프로포즈 같은 말을 듣곤, 드디어 연인이 되었다는 실감이 들어버린다.

「아아...... 드디어 타키 군이랑 연인이 되었네......」

「여, 연인인가...... 뭐 그러네. 응. 오래 기다렸지. 미안해.」

「아냐, 전혀. 게다가 타키 군도 힘내서 약속 지켜줬잖아. 그러니까......」

이번엔 미츠하가 살며시 타키에게 다가간다. 두 번째의 키스. 아까보다 조금 더 길고, 그리고 강렬한 입맞춤.

「미츠하......」

타키가 미츠하의 뺨에 손을 대며 끌어들인다.

「타키 군...... 응......」

저항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츠하 스스로가 타키의 등에 손을 감으며―

「언니―!!」

「우앗!?」

현관에서 들려오는 요츠하의 목소리에 두 사람 다 깜짝 놀라 뛰어오른다.

「무, 무슨 일이야 요츠하!?」

「아니, 점심식사 어쩔까 싶어 물어보러 온 건데. 타키 씨 시험결과도 궁금했고......」

타키의 방까지 들어온 요츠하가, 어째서인지 바닥에 앉은 채 새빨간 얼굴로 떨어져있는 두 사람을 바라본다.

잠시 두 사람을 관찰하던 요츠하가, 무슨 일인지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 응. 알겠어, 여러가지 의미로 축하해. 두 사람이 뭘 하든 신경쓰진 않지만, 적어도 이따 알려줘야 돼?」

그리 말하더니 방에서 나가는 요츠하. 닫힌 문을 둘이서 바라보더니, 살며시 얼굴을 마주본다.

「아아, 요츠하 타이밍 안 좋네. 저기, 그래서...... 어떻할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타키에게 물어본다.

「그, 그러네...... 그, 데이트라도...... 갈까?」

좀전까지의 일을 모른체하는 타키가 조금은 불만스럽지만, 데이트 이야기를 들으니 이것저것 생각하게 된다.

가보고 싶은 곳도 많지만, 연인이 된 날에 갈만한 곳이 어디일지는 짚이는 곳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다, 아― 난 타키랑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그런 생각에 도달하는 미츠하.

「난, 타키 군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은데......」

「......응. 하지만 어디로 가지.」

아직 오전밖에 되지 않았다. 모처럼 좋은 곳엘 가보고 싶은 듯한 타키가 깊은 생각에 잠긴다.

「타키 군은 가고 싶은 곳 있어?」

「으음, 대학에 대해서밖에 생각하지 않았어서 말야. 

  미술전시회라든지, 전망대라든지...... 참, 그러고 보니.」

타키가 뭔가 떠오른 듯이 창문에 다가가 커튼을 열어젖힌다.

「......비......오네.」

「이거 곤란한걸.」

빗소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스스로에게 놀라면서도, 휴대폰을 꺼내 날씨를 체크하는 미츠하.

오늘 아침부터 다음날까지 늘어선 우산 아이콘이, 오늘은 집에서 쉬라는 듯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오늘은 계속 내릴 것 같아. 비가 와도 갈 수 있는 곳이라......」

「노래방이라거나...... 그 다음엔 영화관? 재미있는 영화 있으려나.」

도쿄니까, 비가 오더라도 놀러갈 장소쯤은 어디든지 있다.

있긴 하지만, 미츠하로선 그 모두가 조금은 모자란 듯 뭔가 와닿지 않는다.

「......잠시 기다려봐.」

「응? 어이 미츠하 뭘......」

일어서더니, 현관문을 조용히 잠그는 미츠하.

방에 돌아가니 타키 역시 문을 잠그는 소릴 들은건지, 휴대폰에서 눈을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어, 문은 왜 잠그는거야.」

「저기 타키 군.」

타키의 목소리를 가로막듯 외친다.

「으, 응?」

「타키 군과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집에서 푹 쉬는 것도, 난 좋은데......」

조금 전 일이 떠올라버렸다. 요츠하가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그걸 떠올린다.

오늘 타키네 아버님은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 때문에 밤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아―, 그런 방법도 확실히 있긴 하네...... 응. 난 어느 쪽이든 좋아.」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지 타키에겐 전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여전히 이 소년은, 연애에 있어선 조금 늦달까, 둔감하다.

「잘됐다, 그럼 정해졌네.」

「그래서, 뭐할거야? 뭐라도 볼까?」

「으음,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어쩐지 미적지근하다. 왜 나만 이렇게 애태워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타키는 확실히 연하니까, 리드해줬으면 하는 건 좀 어려운 바램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너무 늦잖아.

「......모처럼 타키 군이 합격한 날이니까...... 그, 오늘은 나도 이것저것 상으로 줄까 싶어서...... 말야.」

그래서일까. 이런 부끄러운 말도 해버리는건.

미츠하답지 않네, 그런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서, 목소리도 왠지 커져버려선, 얼굴도 새빨개진게 틀림없다.

하지만 타키와 이대로인건, 더 이상 미츠하로선 견딜 수가 없다.

「어, 어떤 상 말이야. 그...... 받아도 되는겁니까......?」

더불어 타키도 새빨개진 얼굴로, 말투마져 이상해져버렸다.

뭐야 갑자기 존댓말이라니, 내심 생각하면서도 목소리도 몸도 폭주해선 마음대로 움직여지고 있다.

「타, 타키 군이 원하는거라면...... 뭐든 괜찮은데?」

「어, 어이 미츠하......」

타키의 팔에 매달린다.

「저기, 타키 군......?? 나, 이제 타키 군의 연인인데......?」

「미츠하......?」

당황한 표정의 타키. 그런 타키의 당황이 자기 때문이라는 것이 참을 수 없이 기쁘다.

미츠하는 타키의 팔을 살며시 끌곤 침대에 앉히고 자기도 옆에 앉는다.

「그러니까, 타키 군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목소리가, 손이 떨리고 만다. 

사실은 무서워. 타키가 날 환멸하는 것도, 그 다음의 일도.

그런 미츠하를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 타키의 당황스런 표정이 진지해진다.

「미츠하...... 너......」

미츠하의 떨리는 손을 부드러운 목소리로 잡아준다.

살며시 미츠하를 침대로 눕히곤, 자연스레 겹쳐지는 두 사람.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만큼이나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던 미츠하의 몸이 이번엔 반대로 굳어버려선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정말...... 괜찮은거야?」

「타키 군이라면...... 아니, 타키 군이니까 괜찮아.」

「미츠하......」

손을 겹쳐, 마디마디 얽힌다. 서로의 눈동자에 비친 두 사람의 거리가 제로가 된 순간, 눈을 감은 미츠하에겐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타키 군.」

「응?」

「그냥 불러봤어.」

「뭐야 그게.」

두 사람이 눕기엔 조금 좁은 침대에서, 필연적으로 두 사람은 딱 붙어있다.

겨울이 아니었다면 더워서 참을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서로의 체온으로 기분이 좋다.

타키에 안겨있는 미츠하가 자연스레 타키의 귀에 속삭인다.

미츠하의 목소리에 간지러운건지 타키가 살짝 웃는다.

「저기 미츠하.」

「응?」

「고마워, 일 년간 수험생활 도와줘서.」

「아냐, 괜찮아. 내가 하고 싶어서 한거니까.」

「그래도 고마워. 더구나 오늘은......」

「그, 그건 피차일반이랄까, 뭐라고 해야 할까......」

결국 미츠하가 리드하진 못했다. 그보다 서로 처음이었으니까, 이래저래 난감했던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미츠하.

「그보다, 타키 군이 그런거 갖고 있었던 좀 의외였어.」

「아니 그건 일전에 츠카사가 장난삼아 줬던거라......」

「츠카사 군이?」

「응, 가을 축제때 우릴 봤던 모양이야. 아직 학생이니까 제대로 하라면서.」

「아하하, 츠카사 군답네. 하지만 오늘은 츠카사 군에게 감사해야겠는걸.」

능글거리며 그런걸 건네주는 츠카사를 상상하는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아마 진지하게 걱정해준 부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미츠하.

「좀 화나지만 말야. 앞으론...... 그, 내가 잘 준비해둬야지.」

앞으로는, 이라는 말이 조금 전까지의 일을 떠올리게 한다. 단번에 얼굴이 뜨거워진다.

「아, 저기, 응...... 고마워.」

「가, 갑자기 왜 고마워하는거야...... 미츠하 얼굴 너무 빨개.」

「타키 군 때문인걸...... 타키 군 얼굴도 빨갛잖아......」

「어, 진짜냐...... 아니, 그래도, 응. 그...... 미츠하 정말 귀여웠으니까.」

「그, 그런...... 부끄러워......」

새빨간 얼굴을 조금이라도 감추기 위해 얼굴을 묻는다.

하지만 쓸데없이 타키에게 밀착해버려선, 오히려 더 얼굴이 뜨거워지는 악순환이다.

「나, 나도 부끄러우니까 참아줘.」

타키가 팔이 미츠하를 감싸안아준다.

「후후, 응.」

잠시 그대로 두 사람은 조용히 서로를 느낀다.

타키의 체온을 느끼고 있자면, 마치 이러고 있는게 자연스러운 것마냥 침착해지는 미츠하였다.

「하지만 앞으론 말야, 1학년이긴 하지만 같은 대학에 다닐 수 있는거구나.」

「응,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취업준비 힘내야지.」

「그런가...... 그럼 이번엔 내가 미츠하를 도와줄 차례네.」

「후후, 고마워. 후아암...... 안심했더니 조금 졸린 것 같아......」

자그마한 하품이 미츠하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어떻게 할까? 잘래? 점심은 내가 만들면 되니까 다 되면 깨워줄게.」

「아, 그럼 참을래. 타키 군이랑 같이 점심 만들고 싶어.」

졸음을 참으며 눈을 뜬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타키와 함께 있고 싶다.

「그 전에 일단 옷을......」

「난 이대로도 좋지만 말야.」

「난 안 좋아!! 정말, 타키 군 여전히 변태같아...... 아까도 가슴만......

  아, 옷 입을테니까 저쪽 보고있어.」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보다 아까전까지 그러고 있었으면서...... 아얏」

투덜거리는 타키를 억지로 벽 쪽을 보게 하고 서둘러 옷을 입는다.

타키가 하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건 그거고 갈아입는걸 보여주는건 역시 부끄러우니까.

「이제 괜찮아.」

「좋아, 그럼 점심 만들어볼까...... 그 다음은 뭐하지?」

「응? 저기...... 아버님 오늘 꽤 늦게 오시지 않아......?」

이쪽을 바라봐온다. 미츠하가 뭘 말하고 싶은지 전해진 듯, 타키 역시 부끄러운 듯 뺨을 긁적인다.

「어, 응. 그렇긴 한데...... 아― 알겠어. 이번엔 내가 제대로 할테니까. 그래도 되지?」

「후후, 좋아.」

일어선 타키의 팔을 부둥켜 안는다.

「그, 그렇게 붙지 않아도 되잖아.」

「싫어― 이제 타키 군이랑 절대 안 떨어질거야. 절대 안 잊을거야. 쭈욱 타키 군이랑 있을거야.」

「......응, 나도 놓아줄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말야.」

타키가 허리를 굽히더니, 다음 순간 미츠하의 몸에서 잠시 중력이 사라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미츠하는 타키의 가슴께에 들려있다.

「꺅. 자, 잠깐 타키 군.」

소위 공주님 안기다.

「하하하, 공주님을 식탁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차암...... 깜짝 놀랐잖아...... 하지만, 후후. 이런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그치? 왕자님.」

타키의 목을 감싸안는다. 두 사람만의 휴일은 이제 시작이고, 밖엔 비가 오고 집엔 아무도 오지 않는다.

오늘 정도는...... 그런 생각을 하며, 타키의 얼굴을 조금 끌어당기는 미츠하였다.

 

 

 

 

[각주]

¹⁾ 일본의 모의고사에선 A~F등급으로 나눠 합격확률을 제시해준다. A의 경우 합격확률 90% 이상.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작가 : 확실히 감독님 방한이라니 보통 일이 아닐 것 같네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다니 정말 기쁩니다.

       크리스마스는 역시 연인과 함께 보내는 것 이외엔 생각하기 힘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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