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병풍에 그림 그려져있는거 봐서 추석 차례상인거 같다.
2013년 2월. 아마도 설날.
사실 똑같은 제기에 비슷한 음식 올리니 별로 구분감은 없다...
본가가 거제도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선요리가 많다.
2013년 8월.
통상 추석 2~3주 전에 정기적으로 벌초를 한다.
2013년 9월 차례상.
저 멜론 아마 선물로 들어왔던 듯...
2014년 1월 설날.
기타 지내는 제사가 원래 여럿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여러가지 이유로 통폐합해서 지금은 1년에 4번이다.
벌초하는 선산에는 조부모, 증조부모, 기타 조부모대의 어른 몇 분의 봉분이 있다.
기타 30여기의 봉분이 사진 좌상단 산자락 어딘가에 있어서 (통칭 봉산재)
거길 올라가서 벌초하고 오는게 일이었지만...
당시 중학생이었던 조카가 저길 갔다가 길을 잃고 헤메는 바람에...
그걸 계기로 다 파내서 화장해서 이제는 안 간다.
돌아가신 할머니댁 개.
사람 안 사는 집에 이렇게 개를 놓아두는게 참 못할 짓이라 생각한다.
가끔 방문한다지만 그야말로 몇달에 한번...
하지만 우리집이 상속한것도 아니고 뭐... 모르겠다...
개 표정이 별로 안좋아보인다.
2015년 2월. 아마 설날.
2016년 8월. 벌초하러 왔다.
눈앞의 대나무를 다 낫으로 베어야한다.
2016년 할머니댁.
가끔 가서 치우기는 하지만... 사람이 안 살다보니 점점 관리가 안된다.
동네는 두메산골 그 자체다.
농경지가 나름 넓어서 예전에는 잘 사는 축에 들었다 한다.
2017년.
고모는 따로 공동묘지에 묻혀계셔서 이쪽도 1년에 2번 정도 따로 벌초하러 온다.
공동묘지 관리인이 벌초를 하지만, 직접 와서 하는것만큼 섬세할 수는 없기 때문에...
벌초하러가면 보통 1박 2일이라 큰아버지댁에서 하루 자게 된다.
거제도 성포인데, 경치 하나는 좋다.
그래도 편의점이라도 있다는 점에서 할머니댁보다는 여러가지로 편한 동네다.
산복도로는 이 완전 이토모리...
항구마을의 일몰... 나름 아름답다.
통상 다음날 새벽 5시에 벌초하러 출발이라 빨리 자는게 현명하지만...
벌초하러 모인 집안 어르신들은 밤늦게까지 술한잔 하면서 회포를 푸시기 때문에...
빨리 자기는 힘들다.
2017년 5월.. 자정 무렵.
원래 제사는 망자의 혼백을 부르는 의미도 있어서...
정석대로 하려면 자정에 하는게 맞다고 한다.
피곤하다...
2019년 3월... 병풍에 글자 적힌거 봐서 제삿상인 듯하다.
제기와 음식은 바뀐게 없고 핸드폰만 바뀌었다.
제사를 지내고 나면 으레 밥상이 이렇게 된다.
음식 자체는 정성이 들어갔지만, 제사를 지내는 과정에서 식기 때문에 솔직히 맛은 미묘하다...
2020년 6월.
벌초하러 갔다가 두?꺼비를 만났다.
인적이 없다시피한 산이라 군대보다 더 자연친화적이다.
노루 정도 튀어나오는건 일상이다.
눈앞의 대나무를 다 베어야한다...
동네는 이쁘다.
베어낸 대나무는 저렇게 옆에 포개놓는데...
저게 뭐 자연스럽게 썩어주면 좋겠지만 그러진 않기 때문에
결국 정기적으로 다른곳으로 들고 날라야 한다.
후...
이렇게 죽순 올라오는것도 볼수 있는데, 바로바로 베어내지 않으면 머지않아 5m 넘게 자라버린다.
그래서 1년에 2~3회 벌초를 가서 미리미리 뿌리를 뽑아버리는 식으로 하고 있다.
쉴 때는 이렇게 낫을 대나무에 박아놓고 쉰다.
바닥에 놔두면 위험하기도 하고 찾기가 힘들다...
쉴 때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 바닥이 온통 잘라낸 대나무 자리라 날카롭다.
처음 미숙할 때는 톱으로 대나무를 잘랐지만...
낫질에 익숙해지니 그냥 낫질로 한방컷내는게 더 쉬워서 그렇게 하고 있다.
외할머니댁 앞.
지금은 이쪽이 낫지만 예전에는 주차된 저 자리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 빈곤한 어촌이었다 한다.
벌초 전후.
일단 예초기만 돌린거고 저 뒤쪽에 대나무는 이제 낫질로 베어내야 한다.
할머니댁은 점점 폐허가 되어가고 있다.
요즘은 가서 여기도 벌초하고 있다.
할머니댁 정리하다 나왔다. 거의 유물 수준이다.
2022년 5월. 하는 일은 똑같다.
작년 8월에 벌초하러 갔다가 등검은말벌 30여마리... 의 습격을 받아 열몇방을 물리고 응급실에 다녀왔다.
다행히 별탈없긴 했는데... 이후 아직 벌초를 가지 않았다.
다시 몬스터의 습격을 받고 싶진 않은데... 방책을 강구해야...
저번달 설날.
아버지께서 제사와 벌초에 대해 완강한 입장이셔서 따라드리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도 이걸 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매우 의문스럽다.
한국사회가 너무 빨리 변한 탓이겠지...
아버지에게는 고향마을 사람과 어르신들은 대단히 중요한 사람들이지만,
나는 핵가족 사회조차 건너뛰어 학교 동창보다 인터넷 친구와 더 친하게 지내는 판이다.
서구권에서 200~300년간 일어난 변화가 한 세대만에 일어났으니...
해서 나는 제사와 벌초에는 그다지 감정이 없지만, 그래도 아버지 뜻은 따라드려야지...
등검은말벌 조심해야겠다. 조심한다고 조심할 수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